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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절치부심 리빌딩 중 … '전통의 명문' 대구 상원고의 부활 가능할까
지금은 절치부심 리빌딩 중 … '전통의 명문' 대구 상원고의 부활 가능할까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11.16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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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진에서는 이승현, 타선에서는 송경호·최민규가 핵심 … 올해 스카우트 성공 내후년 기대

(대구 =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11월 7일 지하철 상인역 근처에 위치한 대구상원고등학교. 생애 처음 가보는 상원고등학교의 정경에 설레는 가슴을 부여잡고 교정으로 들어섰다. 상원고등학교는 전신이 대구상고로서 대구의 영웅 이만수·양준혁, 빙그레의 타격왕 이정훈을 배출한 야구 명문학교다. 그러나 최근 상원고는 그 위세가 예전만 못하다. 올해 전국대회 2관왕 대구고의 쾌 진격을 씁쓸히 바라봐야 했고, 프로지명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1. 이종두 감독 “우리 팀 전력 안 좋은데 대구까지 왜 오셨어요?” 

 

이종두 감독 "명문의 부활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작년 모교에 부임한 상원고등학교 이종두 감독


대구 상원고등학교에서 만난 이종두 감독은 작년 1월에 부임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하던 박준서 코치와 정유빈 코치가 이종두 코치와 함께 상원고로 왔다. 이정호 투수코치와 함께 이철승 수비 코치 또한 상원고에서 선수들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종두 감독의 부임 이후 올해 봉황대기 4강에 올라가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상원고의 성적은 성에 차지 않는다. 나머지 대회에서의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년 시즌에도 전력에 큰 플러스요인이 없다는 것이다. 상원고등학교에서 만난 이종두 감독은 “우리 팀에 좋은 선수가 없는데 왜 어떻게 오셨습니까?(웃음). 내년 시즌 전력이 제가 부임 한 이래 제일 약한 것 같습니다.”라는 너스레와 함께 기자를 맞이했다. 

 

 

최근 상원고의 전력이 좋지 않은 것은 스카우트 때문이라고 이종두 감독은 말한다. 대구 지역은 경북고가 스카우트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속해있다. 경북고에 진학하는 선수 외 나머지 선수들을 가지고 대구상고와 대구고가 싸우는 형국인데, 최근 대구고가 워낙 성적이 좋고 시설에도 투자를 많이 하다 보니 대구고에게도 많이 밀렸다는 것이다. 이종두 감독은 “대구고와 경북고는 지리적으로 우리보다 훨씬 시내에 있는 데다 대구고는 최근 성적이, 경북고는 전통의 명문이기 때문에 프로 진출을 많이 하므로 선수들이 선호한다” 라고 이 감독은 말한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상원고는 올해 대구지역 좋은 유망주들을 다수 영입하며 신입생들이 2학년이 되는 내후년 정도에는 괜찮은 전력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을 수 있게되었다.  

 

내년 시즌 상원고의 3루를 맡을 김상원
내야유망주 상원고 입학예정 김상원 

 

상원고는 경운중학교의 허성민과 이재명, 그리고 경상중학교의 최지성을 잡았다. 허성민은 185~6cm가 되는 장신 투수로서 각이 좋은 직구를 뿌리는 투수로 알려져 있다. 현재 가장 즉시전력감에 가까운 선수라고 알려져 있다. 손경호 감독 또한 “아까운 선수”라고 입맛을 다실 정도다. 최지성은 약 180cm에 가까운 신장을 지닌 왼손투수로서 팀에 쏠쏠하게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이고 이제명 또한 180언저리의 키에 130km/h 초반을 뿌리는 좋은 밸런스를 지니고 있는 우완투수로 알려져 있다. 야수 중에서는 대구중학교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소년체전 MVP 김상원이 상원고로 진학하게 된다. 


2. 이승현이 버티고 있는 마운드, 과연 3학년들이 얼마나 해줄 것인가. 

 

상원고 투수진이 수비연습을 하고 있다


이종두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투수다. 나머지가 아무리 좋아도 단기전의 특성상 투수가 버텨주지 못하면 게임이 되질 않는다. 현재 2학년 투수들(내년 3학년) 7명 중 뚜렷하게 경기를 잡아줄 수 있는 투수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종두 감독도 내년시즌 이 선수가 확실히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는 확언을 기자에게 하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상원고에 확실한 에이스는 있다. 바로 1학년 좌완 이승현(183/95,좌좌, 1학년)이다. 이승현은 현재 1학년이면서도 공식경기에서 142km/h를 뿌리고 있는 투수다. 체격도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변화구 구사능력이 상당히 좋다. 박준서 코치와 장유빈 코치가 “현재까지만 보면 내후년 경쟁자가 없는 삼성라이온즈 1차지명 대상자다. 현재까지는 독보적인 것 같다”라고 호언장담을 할 정도다. 

문제는 이승현을 받쳐줄만한 다른 투수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행제도 하에서는 한명 가지고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내년 시즌 3학년 투수 중 핵심은 황정민(180/75, 우우, 2학년)과 김현준(180/78, 우우, 2학년)이다. 둘 다 즉시전력이 되어야할 투수들인데 현재 모두 부상 및 재활중이라 내년시즌에 어떻게 던질지 아직은 미지수다. 

 

상원고 2학년 김홍윤
상원고 2학년 우완 김홍윤

 

상원고 2학년 좌완 이동윤 
상원고 2학년 우완 장석민

 

김홍윤(185/76, 우우, 2학년)은 키가 185cm나 될 정도의 장신이다. 현재 130km/h 중반대의 직구를 뿌리는 투수로서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선수다. 스리쿼터이고  수비의 기본기가 아주 좋다. 이동윤(182/77, 좌좌, 2학년)은 이승현과 더불어 몇 안되는 왼손이라서(전무현도 있긴 하지만) 아마 내년시즌에 꽤 많은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왼손 투수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기때문이다.  아직 스피드는 130km/h 초반 대에 머물고 있지만 동계훈련에서 더 많이 가다듬을 예정이다.

 

 

장석민(180/82, 우우, 2학년)은 다이내믹한 투구 폼을 지니고 있는 우완 정통파 투수다. 하지만 제구가 들쑥날쑥 한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결국 내년시즌 상원고 성적의 향배는 투수들이 얼마나 점수를 덜 줄 수 있으냐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3. 타선과 수비력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 상원고 … 장호성, 송경호, 최민규
 

 

내년 시즌 상원고 포수 장호성 

 

상원고의 타선과 수비력은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 2학년 때부터 경기를 뛰어온 자리를 잡아줄 수 있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확실한 포지션은 없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경쟁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확실히 정해진 포지션은 세 포지션 정도다. 포수 장호성(181/88, 우우, 2학년)과 유격수 송경호(180/80, 우우, 2학년), 그리고 3루수 혹은 2루수로 뛸 최민규(175/77, 우좌, 2학년)다. 나머지는 모든 선수의 공평한 경쟁을 통해서 결정을 하겠다고 이종두 감독은 밝히고 있다. 

 

상원고 중심타자 겸 내야수 최민규
상원고 중심타자 겸 내야수 최민규

 

최민규는 이미 올해도 꾸준하게 주전으로 뛰면서 팀의 중심타선으로 자리매김을 한 선수다. 올 시즌 타율이 무려 0.388이다. 95타석 80타수 31안타를 기록했고 삼진은 고작 5개다. 기록으로 모든 것을 말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컨택 능력은 확실한 선수다.

올 시즌에도 중심타자로 뛰게 될 것이 확실하다. 최민규는 타격만 좋은 것이 아니다. 수비도 팀 내 최고인 선수다. 수비의 센스가 워낙 좋아서 2루, 3루, 유격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팀이 필요한 위치라면 어디에서든 들어가서 뛸 수 있는 선수로서 가치가 있다. 신장이 크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야수로서 투타가 모두 뛰어난 만큼 프로에서도 눈여겨 보고 있는 선수다. 

 


송경호는 내년 시즌 상원고에서 프로가 나온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가 송경호라고 딱 지목을 한 선수다.

올해 봉황대기에서도 타격 상을 받은 바 있는 팀의 주축이다. 송경호는 올 시즌 기록도(0.355) 좋지만 신장이 좋고 파워가 좋다. 최민규와 더불어서 3·4번타자 자리에서 올 시즌을 보낼 선수다. 송경호는 멀티가 되는 선수는 아니다. 오직 유격수 자리만을 전문적으로 소화하는 전문 유격수다. 장신인데다 힘이 좋은 유격수라서 더 가치가 있다. 

 

상원고 중심타자 겸 유격수 송경호

 

또 한명 야수로서 주목해야할 선수가 위에서 언급한 신입생 김상원이다.

김상원은 대구중학교에서 외야를 봤던 선수이지만 어깨가 좋아서 내년시즌 3루로 전향한다. 만약 내년에 김상원이 3루에 자리를 잡아주면 2루 최민규 유격수 송경호의 안정적인 내야 라인업이 꾸려지게 된다.  


4. 경쟁·리빌딩을 통한 도약의 시기 … 이종두 감독 “상원고의 전성기 반드시 재현할 것” 

 

 

저녁 늦게까지 연습에 열중하는 상원고 타자들

 

이종두 감독은 벌써 내년시즌에 대한 걱정이 한창이다. 당장 전국대회 1~2회전이나 돌파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부상선수도 있고 투수력이 떨어지는데다 신입생들은 즉시전력이라고 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 전국구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광주일고와 대구고 등의 팀들이 이미 내년시즌 확실한 주전라인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럼에도 이종두 감독은 희망을 잃지 않는다. 내후년 정도에는 충분히 상원의 전성기를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상원고는 전면 경쟁체제로 전환한다. 다소간의 반발이 있을 수도 있지만 어쩔 수가 없다. ‘진학’과 ‘팀 성적’ 중에 팀 성적이 우선이 되는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다.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면 학년에 상관없이 무조건 주전으로 넣을 생각이라고 이종두 감독은 기자와의 사전인터뷰에서 당당하게 밝혔다.

이종두 감독의 절치부심, 강력한 결단이 과연 어떤 결과로 나타날는지 내년시즌 언더독의 반란을 꿈꾸는 상원고의 라인업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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