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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리그 결산] ‘2018년 우승 3회 준우승 1회’ 대구고, 내년에도 돌풍은 계속된다
[기장리그 결산] ‘2018년 우승 3회 준우승 1회’ 대구고, 내년에도 돌풍은 계속된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12.03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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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11월 30일. 대구고는 기장에서 열린 2018년 고교야구 마지막 대회마저도 정상에 오르며 화려한 시즌 피날레를 맞이했다. 

비록 번외 대회이기는 하지만 '기장 야구대축제 고등부'에서 7전전승 무패우승을 달성한 것이다. 대구고의 이번 우승은 단순히 번외 대회의 우승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너무도 많은 것을 우리에게 시사했다. 


1. 김주섭, 박영완, 백현수 공백? 한연욱 - 여도건 - 서준우 - 박성우로 채운다 

 

대구고 좌완 여도건
대구고의 세번째 선발투수 좌완 여도건


내년 시즌 손경호 감독이 가장 많이 신경쓴 것은 김주섭의 공백이었다. 올 시즌 김주섭의 기록은 7승 0패 방어율 1.17. 프로야구로 치면 180이닝에 15승을 하는 에이스가 빠져나간 것과 진배없다.  그러나 이번 기장리그에서 위의 고민에 대한 해법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대구고 김태석 코치는 프로에서 투수코치 4년, 전력분석 7년을 해왔던 전문가다. 현재 대구고의 투수들이 대부분 예쁜 폼과 좋은 제구력을 갖고 있는것은 김태석 코치의 영향이 상당히 크다.

 

 

일단 한연욱의 성장세가 놀랍다. 한연욱은 기존의 직구, 슬라이더 외에도 커브와 체인지업, 특히 체인지업이 상당히 좋아지며 이번 기장리그 14이닝 1실점을 하며 내년 시즌 선발로서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여기에 좌완 여도건이 선발투수로 뒤를 받친다. 여도건은 손경호 감독이 키우고 있는 선수다.  올 시즌 초에 비해서 구속도 많이 올라왔고(최고 136km/h) 무엇보다 지나치게 드러눕는 투구 폼을 꼿꼿히 세우는 투구폼교정을 시도하면서 제구와 볼끝이 훨씬 좋아졌다. 김 코치는 “도건이는 스피드에 비해 회전수가 좋고 무엇보다 몸쪽 승부가 일품이다”라고 그의 장점을 설명한다.

 

대구고 좌완 박성우
대구고 2학년 좌완 박성우

 

중간은 박성우 - 서준우 - 강성민이 중심이 된다. 

박성우(170/75, 좌좌, 2학년)는 소금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공 스피드는 130km/h 언저리 밖에 나오지 않지만 제구가 좋고 무엇보다 체인지업이 상당히 좋다. 좌투수의 우타자 바깥쪽 체인지업은 고교야구에서 마구같은 공이다. 제구만 대로 되면 고교리그에서는 스피드가 빠르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다. (박성우 기장리그 성적 -  4경기 6.1이닝 4피안타 1볼넷 5삼진 방어율 1.11). 

 

대구고의 새로운 사이드암 서준우

 

서준우(177/86, 우우, 1학년)는 손경호 감독이 “중간에서 한연욱을 대신할 투수”라고 미리 기자에게 공언했던 선수다. 공을 던지는 감각이 좋다. 이미 커브와 체인지업을 모두 던지고 있을 정도로 손 장난을 잘친다. 이번 기장리그에서도 2경기 4이닝 3피안타 0볼넷 0삼진 방어율 0 의 성적을 기록하며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다이나믹한 폼에서 나오는 직구와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이 좋다. 한연욱을 대신해 짧은 이닝을 책임지는 중간투수로 중용 될 것이 확실한 선수다. 

 

3. 대구고 투수들이 작다고? 거대한(?) 비밀병기들이 준비되고 있다 

 

대구고의 고공폭격기 강성민
대구고의 고공폭격기 강성민

 

대구고의 투수들에게는 아쉬움이 있다. 전체적으로 신장이 작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미지도 조만간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세상에는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대구고에는 무서운 비밀병기들이 자라나고 있다. 190cm에 가까운 투수들이 무려 4명이나 있다. 강성민(190/88, 우우, 1학년), 전영준(188/103, 우우, 1학년), 서명현(189/94, 우우, 2학년)이다. 여기에 아직은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지만 김용석(188/98, 우우, 1학년)도 있다.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이지 거인 군단이다.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강성민이다. 강성민은 이미 이번 기장리그에서 충분히 선을 보였고 내년시즌 바로 전국무대에 데뷔할 수 있는 즉시전력감이다(강성민 기장리그 성적  - 3경기 6이닝 1피안타 1볼넷 6삼진 방어율 0). 

아직 직구스피드는 135km/h에 머물고 있지만 내려찍는 각이 워낙 좋고 제구가 예상보다 안정적이다. 손경호 감독 조차 “기대 이상”이라고 감탄할 정도다. 그는 얼핏 보면 덕수고 홍원빈을 연상시킨다. 가까이서 보면 체격만으로도 압도될 것 같은 느낌이다. 포항중에서 경상중으로 전학을 왔고 포항중 당시 1년 유급을 한 선수라 1차지명은 불가하지만 2차 상위라운드를 노려봄직한 좋은 자원이라 프로 스카우터들의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휘문고에서 대구고로 전학을 온 전영준
휘문고에서 대구고로 전학을 온 전영준

 

전영준은 올해 휘문고에서 대구고로 전학을 온 선수다. 기장리그에서 1경기 등판했고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제 전학징계도 다 풀려서 경기를 뛸 수 있다. 그 또한 190cm 가까이 되는 키를 가진 선수다.  아직은 갈 길이 많이 멀지만 내년 시즌 기대해봄직하다. 손경호 감독은 "140km/h만 나와도 프로 지명권에는 들어가지 않겠나"라고 말하고 있다.   

 

 

내년시즌 3학년이 되는 서명현도 꽤나 기대를 받는 자원이다. 현재는 팔꿈치 피로골절로 재활중이다.

수술까지는 필요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와서 공을 던지는 것은 내년 2월은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졸업반이라서 시즌 초부터 바로 마운드에 올라가게될 가능성이 높다. 김태석 투수코치는 “저희의 비밀병기라고 소개해주십시오. 잘 만들어보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3. 대구고의 가장 큰 무기는 안정된 내야수비와 고른 타선 

 

대구고 부동의 유격수 신준우
대구고 부동의 유격수 이자 3번타자 신준우


출혈이 심한 투수진에 비해 야수진은 올시즌 3개의 우승컵을 거머쥔 경험많은 2학년들이 많아 전혀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  

일단 포수인 현원회(182/90, 우우, 2학년)는 비록 전학 규정 때문에 1차지명은 되지 못하지만(다시한번 1차지명 자격에 대해 문의 결과 이미 지난 7월 삼성라이온즈에서 현원회에 대한 신분조회를 해 갔다고 손경호 감독은 밝혔다) 최고 포수 후보 중 한명이다. 내년 시즌 대구고의 새로운 캡틴이자 4번타자가 바로 현원회다. 

 

 

대구고의 1루, 2루, 3루, 유격수도 확고부동하다. 포지션별로 2명 이상의 좋은 선수들이 대기중이다. 수비만 놓고 보면 대구고를 따라갈 팀은 전국에 없다. 대구고의 수비 연습 장면은 흡사 프로의 그것을 연상시키게 할 만큼 수준이 높다. 대구고 내야수비진의 강점은 1. 대부분이 강한 어깨를 지니고 있다는 것 2. 대부분이 멀티가 된다는 것이다.

핵심은 부주장 신준우다. 신준우는 3루수와 유격수를 본다. 조민성은 유격수와 2루수를 소화한다. 김상휘가 3루수와 1루수를 소화한다. 세 명 모두 매우 좋은 어깨를 지니고 있다. 현재까지만 봐서는 가장 어깨가 좋은 신준우가 유격수, 파워가 좋고 어깨가 좋은 김상휘가 3루수, 날렵한 조민성이 2루수의 베스트가 유력하다. 여기에 이동훈이 호시탐탐 주전 2루를 노리고 있고 조민성은 2루보다는 유격수 수비가 훨씬 좋은 선수라 신준우를 밀어내기 위해서 노력중이다.  

 

 

외야도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다. 김준근, 이승호, 류현우 정도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모양세고 여기에 오동운이라는 선수가 경쟁에 가세한 형국이다. 4명이 돌아가면서 외야를 지키게될 가능성이 높다.  이승호(173/75, 우우, 2학년)는 프로를 능가하는 엄청난 강견의 우익수다. 김준근은 이번 기장대회에서 꾸준히 5번 타순을 소화한 호타준족의 외야수다. 좋은 타격능력과 빠른 발 그리고 수비능력도 수준급이기에 내년시즌 중용이 확실한 선수 중 한명이다. 

 

대구고의 외야 한자리는 내꺼~ 기장리그 우승 주역 류현우
대구고의 외야 한자리는 내꺼~ 기장리그 토너먼트 주역 류현우

 

 

‘결승전 쐐기 홈런의 사나이’ 류현우는 올 시즌 대타로 자주 모습을 보였던 선수다. 라이벌 경북고 전에서는 콜드게임을 확정짓는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결승전에서는 쐐기 솔로홈런을 작렬시켰다. 적어도 타격은 충분히 기대해봄직 하다. 타격은 괜찮은데 발이 빠른 편이 아니라 수비에서는 아직 다른 선수들에 비해 특징이 부족해 이번 동계훈련에서 수비쪽에 치중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오동운은 전형적인 리드오프 타입의 타자로서 대구고에는 유일한 희소성이 있는 선수다. 내후년에는 무조건 주전 리드오프가 될 선수고, 내년에도 기용의 폭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기장리그 전체 도루왕(9개)이다(오동운 기장리그 성적 -  26타수 9안타 2루타 1개 타점 2개 도루 9개 볼넷 1개 사구4개)

 

중심타자 후보 거포 1루수 박형준

 

김범준이 빠진 1루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박형준(186/98, 우우, 1학년)이다. 박형준은 유일하게 김범준이 넘겼던 130m 망을 넘긴 선수다. 파괴력 하나는 최고다. 개성고와의 기장리그 결승전에서 최세창을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 포함 4타수 3안타를 작렬시켰다. 손 경호 감독이 중심타자로 키우고 있는 선수다. (박형준 기장리그 성적 -  21타수 5안타 2루타 2개, 홈런1개, 단타 2개 삼진 5개) .  

이동훈(174/70, 우우, 1학년)은 대구고의 멀티백업이다. 삼성의 김재걸 같은 선수라고 보면 된다. 2루, 3루, 유격 모두 가능하다. 잔발을 굉장히 잘 쓰고 글러브질도 부드럽다.  2루수 였다가 유격수로 전환한 선수다. 

 

대구고 내야의 새얼굴 이동훈 

 

 

또 하나 2019시즌 대구고를 이야기하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노석진(184/88, 우좌, 본리초 - 대구중- 대구고 입학예정으로 현재 중3)이다.

노석진은 본리초 시절부터 전국최고 선수로 군림하며 수많은 우승을 일궈낸 올시즌 대구 지역 최대어다. 대구고가 다른 몇몇 좋은 선수들을 포기하면서까지 데려온 슈퍼 유망주다. 대구중의 유격수와 4번 타자이면서 주장을 겸하며 전국소년체전 우승을 이끌었다. 체전결승전에서는 6회 역전의 발판이 되는 홈런을 좌중간으로 밀어서 넘기기도 했다. 

 

대구 지역 신입생 최대어 노석진
대구 지역 신입생 최대어 노석진

 

거포 유격수로서 손 감독이 3년 후 1차지명 대상자로 점찍고 키우는 선수다. 손  감독은 노석진에 대해서 “1학년 때부터 바로 쓸 수 있는 선수다. 1학년 때는 지명타자나 1루수로 타격에 집중하게 하고 2학년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유격수로 써볼까 생각하고 있다.”며 노석진의 활용방안에 대해서 밝혔다.  


4.  해운대에서의 따뜻하고 여유로운 밤 …  2019시즌 대구고의 왕좌 수성은 가능할까 

 

대구고 수장들 - 왼쪽부터 차민규 타격 코치, 손경호 감독, 배창식 야구 부장, 김태석 투수 코치 

 

대구고의 진정한 힘은 1,2,3학년의 순환시스템이다.  될성 싶은 선수들은 1학년때부터 무조건 키워나간다. 박영완이 대표적이고 현재 커나가고 있는 강성민, 전영준, 서준우, 이동훈 등도 마찬가지다. 강한 선배들이 있을 때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것, 그것이 바로 대구고 힘의 원천이다. 후배들 응원차 기장을 찾는 3학년 박영완, 김범준, 서상호 등은 “우리보다 결코 약하지 않다. 우리는 경북고를 콜드로 이긴 적이 없다”라며 후배들의 성장에 혀를 내 둘렀다.

기장대회를 우승한 후 손경호 감독은 해운대의 호텔에서 묵으며 선수들에게 자유시간을 부여했다. 마음껏 휴가를 즐기라는 의미였다. 졸업반 6명 박영완(롯데 입단 예정), 김범준(NC 입단예정), 옥준우(중앙대 입학예정), 김태우(중앙대 입학예정), 서상호(성균관대 입학예정), 백현수(경희대 입학예정)에게는 지금까지 수고했다며 이날 하루 신나게 즐기라고 사비로 용돈 50만원을 건넨다.  

 

호텔앞에서 밤 늦게까지 연습하고 있는 대구고 타자들
기장 호텔 앞에서 밤 늦은 시간까지 스윙하고 있는 대구고 타자들

 

선수들은 삼삼오오 몰려나가서 PC방, 노래방, 해운대 백사장 등으로 흩어져 자신들의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알고 있다. 당장 다음 주부터 다시 하루 9시간 가까운 맹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강훈련의 결과가 곧 내년시즌 왕좌 수성의 유일한 해답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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