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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리포트] ‘정해영의 라이벌’ - 고교 유일의 5툴플레이어 광주일고 박시원
[유망주리포트] ‘정해영의 라이벌’ - 고교 유일의 5툴플레이어 광주일고 박시원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12.05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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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격조건·타격·수비·주루‧큰경기 경험 등 팔방미인 … 정해영 위협하는 또 다른 1차지명 후보

(군산 =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10월 15일 광주일고와 강릉고의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군산월명야구장.

기아타이거즈 김지훈 스카우트 팀장은 모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알 듯 말 듯 한 미소를 띠며 “저 선수 진짜 좋은 선수예요. 발 빠르고 어깨 좋고 … 절대 소문내지 마세요”라는 알 듯 모를 듯한 말투로 그 선수에 대한 소개를 한다. 하지만 김 팀장의 말은 기자를 놀리기 위한 장난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이 선수는 올 시즌 초부터 광주일고의 주전으로 뛰며 빼어난 기록으로 2관왕에 혁혁한 공을 세운 선수이기때문이다. 그 선수의 이름은 광주일고 박시원(185/82, 우좌, 2학년)이었다.  


1. 중학교 때까지는 특급 투수 박시원 … 어깨 부상 이후 타자로 전향하다 

 

 

전국체전 당시 군산 숙소 근처에서 만난 박시원

 

 

강릉고와 광주일고의 준결승전에 벌어지기 전날 밤. 숙소를 빠져나와 ‘군산 미온동’의 모 호텔로 향했다. 경기장이 아닌 츄리닝 차림으로 박시원을 직접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숙소 앞 공원에서 박시원과의 인터뷰 겸 담소가 시작되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고 동성중학교에서 야구를 했다. 박시원은 중학교 때까지 소위 말하는 '야구 좀 하는' 좌완투수였다. 그때만해도 타자를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박시원은 털어놓는다. 

 

 

그러나 중학교 3학년 당시 대통령배 대회가 인생의 항로를 바꿔놓았다. 준결승 당시 어깨를 다치며 공을 놓게 되는 시련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때 저희 팀이 우승을 했었는데 저는 준결승에서 던지다가 어깨가 나갔습니다.” 라고 그는 말한다. 

부상 여파로 한동안 공을 잡지 못하고 일고에 진학한 박시원은 성영재 감독에게 소위 말하는 투수로서 퇴짜(?)를 맞았다. 성 감독에 의해 타자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박시원은 타자를 할 수 있을까 막막했었는데, 감독님이 '타자로서 된다'며 확신을 주셨다고 당시를 회고한다(정해영은 타자에서 투수로, 박시원은 투수에서 타자로 일고에서 변신했으니 참 묘한 운명이다). 그리고 맞은 2018년. 박시원은 올 시즌 엄청난 활약으로 주전 좌익수이자 5번 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내년시즌 광주일고의 주전 중견수 이자 중심타자 한자리는 그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2. 유장혁 업그레이드 버전을 기대한다 … 고교 유일의 툴가이 박시원  

 

 

전국체전 우승 직후~ 박시원의 모습

 


고교야구에는 수많은 외야수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까지라는 전제를 깔면 내년 시즌 지명대상 야수 중에 1. 신장이 크면서 2. 도루능력을 갖추고 3. 어깨가 좋고 4. 타격능력이 좋으면서 5. 수비도 좋고 6. 2학년때 부터 주전으로 뛰며 우승 경험이 많은 선수는 박시원이 유일하다. 내야외야를 통틀어도 박시원 뿐이다. 그가 ‘툴가이’ 라고 불리는 것도 그래서다. 고교 최고의 거포 박주홍과 함께 내년시즌 유력한 외야 지명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가장 장점으로 ‘발’ 과 ‘어깨’를 꼽는다.

185cm의 신장으로 이토록 빠른 발을 갖는 다는 것 자체가 흔한 일이 아니다. 강속구를 던졌던 투수 출신이기 때문에 어깨도 상당한 수준이다. 중견수를 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을 지니고 있다. 도루도 무려 18개나 된다. 그린라이트로 뛰는데 이정도면 주루센스도 좋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선천적인 타격의 재능이 있기 때문이다. 프로스카우터들은 타율보다 '타구의 질'과 '타격 폼'에 민감하다.  박시원은 타구의 질이 좋다. 타구의 스피드도 빠를 뿐더러 일직선으로 뻗어가는 프로의 타구질을 보여준다. 

또한 145km/h 이상의 직구에 충분히 대응이 가능한 배트스피드를 지니고 있다. 노리지 않은 공이 와도 배트컨트롤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황금사자기 8강 덕수고와의 경기에서 장재영의 147km 이후에 오는 낮은 슬라이더를 중전안타로(비록 빗맞았지만) 연결하는 장면이나 대구고와의 결승전에서 번트자세에서 강공으로 전환하며 이승민의 공을 좌전안타로 만들어내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팔꿈치가 딱 붙어 간결하게 나오는 스윙

 

임팩트 순간에 공에 힘을 싣을 줄 아는 박시원

 

공을 치고 나서의 팔로스로우

 

 

박시원은 배트가 탑의 위치에서 최단거리로 간결하게 나온다(위의 사진을 보면 팔꿈치가 딱 붙어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15도 각도로 팔꿈치가 붙어서 나와야 허리가 들어가면서 몸 쪽 공을 제대로 칠 수 있다. 배트가 나오는 각도와 공을 띄우는 발사각이 홈런이 나올 수 있는 각은 아니지만(위사진 참조)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많이 양산할 수 있는 각도다.

박시원은 나가면서 치기보다는 받쳐놓고 치는 스타일이다. 공을 잡아놓고 빠른 배트스피드를 통해서 임팩트순간 타구에 힘을 싣을 줄 안다. 청룡기 준결승전 경기고와의 경기에서 박주성을 상대로 친 홈런성 역전 2루타가 대표적이다. 

그는 올 시즌 기록을 보면 2루타 9개, 3루타 10개가 눈에 띈다. 홈런이 없을 뿐 루타수가 상당하다. 장거리 타자의 계열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기록이다. 프로에 들어가면 장타는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신장이 185cm나 되는데다 탄력이 있는 몸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힘만 조금 더 붙으면 충분히 많은 장타를 칠 수 있는 잠재능력이 있다

 

 

<출처 :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유투브 중계영상> 

 

타율 : 0.372   타석 : 139  타수 : 113   득점 : 31  총안타 : 42
1루타 : 23   2루타 : 9   3루타 : 10  홈런 : 0   루타 : 71
타점 : 18  도루 : 18  볼넷 : 24  고의4구 : 1  사구 : 1  삼진 : 15
ops : 1.114  BB/K : 1.60  장타 / 안타 : 0.452

 

그는 자신의 스타일을 명확하게 정의한다.
“저는 홈런 치는 리드오프가 되고 싶습니다. 홈런은 없지만 장타 능력이 없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발에 자신이 있어서 짧은 코스에도 2루까지 들어가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라고 말이다.  

 

 

3. 배트가 쳐지는 단점? 흘러나가는 좌 투수의 아웃코스 변화구 대응이 숙제 

 

 

"아직 좌투수의 흘러나가는 변화구는 어렵습니다"

 

 

그는 자신의 단점에 대해서 자꾸 스윙을 하는 순간 배트가 쳐진다고 자책한다.  그리고 지금보다 좀 더 치고 나서 타구를 멀리보내기 위한 팔로스로우 동작에 대한 수정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본인의 독특한 레그킥에 대해서는 아직 혼란스러워 하는 부분을 보였다. 그는 “저는 다리를 조금만 든다고 생각하는데 영상을 보면 엄청 많이 들더라고요.  올해 삼진이 적은 편은 아닌데 그래도 배트에 잘 맞추고는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며 웃는다. 수정 의지는 있는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좌타자에게 좌 투수와의 상대는 숙명과도 같다. 박시원도 마찬가지였다. 타자가 모든 코스에 강할 수 없듯 몸쪽에 강점이 있는 박시원에게는 흘러나가는 공이 어렵다. 특히 좌투수의 공은 더욱 그렇다.   

“모든 좌타자들이 그렇듯 저도 좌투수는 솔직히 어렵습니다. 몸 쪽 공은 직구, 변화구 둘 다 큰 문제가 안되는데 문제는 빠져나가는 변화구입니다. 역시 아웃코스로 빠지는 슬라이더가 굉장히 어렵습니다.”라고 말한다. 특히 레그킥 타법을 쓰는 박시원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좌투수의 빠져나가는 슬라이더는 프로 타자들에게도 영원한 숙제다. 어차피 좌타자인 이상 박시원도 그에 대한 고민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4.  ‘잠룡’  박시원,  내년 시즌 드래프트 판도 뒤 흔들까? 

 

 

아직 본인은 모르고 있다. 스스로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그는 올 한해 내내 김창평과 룸메이트였다. 그는 김창평을 두고 본인과는 차원이 다른 선수라고 말한다. 성실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면서 본인은 정말 노력을 안 한 선수라는 말도 덧붙인다(성실하지 않은데 야구를 이렇게 잘 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이 더 의아하다). 성영재 감독님에게도 항상 덜렁거린다고 혼난다고 고백한다. 어려운 타구는 괜찮은데 쉬운 타구를 불안하게 잡아서 혼나기 일쑤란다. 

그는 절대 대학은 안갈 것이라고 다짐한다. 오직 그의 목표는 프로 뿐이다. 2차지명에서 당당히 상위지명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1차지명은 왜 포기 하냐고 물었더니 친구 (정)해영이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웃는다.  

 

 

광주일고의 핵심이자 선의의 라이벌 - 왼쪽 정해영과 오른쪽 박시원...  가운데는 이의리

 

 

아직 박시원은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았다. 정해영, 안인산, 최준용, 황동재, 박주홍과 비교한다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편은 아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광주권역 1차지명 대상자로 정해영이 가장 앞서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박시원도 충분히 1차지명 대상자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설령 1차지명이 안되더라도 2차 상위라운드를 노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외야수다.

박시원은 아직 모르고 있다. 그 스스로가 얼마나 큰 가능성을 품고 있는 선수인지...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인지 말이다.  

‘재야의 잠룡’ 박시원이 내년 시즌 폭발시킬 엄청난 잠재력의 실체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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