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이들과 약속 지킨' 김용달 삼성 타격 코치의 다짐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인터뷰] '아이들과 약속 지킨' 김용달 삼성 타격 코치의 다짐 "무슨 짓을 해서라도..."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11.26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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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달 코치의 삼성 라이온즈 입성 확정 기사가 올라온 10월의 어느 날 
김 코치는 기자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뒤인 10월 30일 대구 스타디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그때는 내가 확실하게 처지를 밝힐 수 없는 상황이 아니었다. 거짓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그리고 미리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서운해하는 기자에게 인터뷰를 해주겠다는 뜻밖의 선물을 안겼다. 

그가 이날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티볼 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어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티볼은 엘리트의 영역이 아니다. 일반 스포츠클럽 학교 선수들이 참가하는 자리다. 하지만 김 코치는 아이들과 미리 약속했던 대회이니만큼, 본인의 신변 변화와 무관하게 참석하는 것이 맞다는 신념 아래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코치의 열정은 대단했다. 현역 프로 타격 코치임에도 꼼꼼히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을 지도했다. 그의 열정에 수많은 아이들이 반응하며 하나둘씩 김 코치에게 달려들었다. 미처 옷을 갈아입을 새도 없을 정도였다. 만 63세의 삼성 신임 타격코치는 양복 차림으로 그라운드에서 아이들을 지도할 수 밖에 없었다.   

 


1. “10월 10일 처음 삼성과 만나 … 허삼영 감독, 겸손하고 스마트한 지도자” 

< 김용달 코치는 최근 2년간 아마야구에 몸을 담았다. 그리고 손경호 감독과 의기투합해 대구고의 3개의 전국대회 우승에 공헌하며, 그 역량을 발휘했다. 그러나 그는 아마야구에는 뜻이 없었다. 대구고 인스트럭터를 하며 많은 아마야구의 제안이 있었지만 모두 물리쳤다. 그는 오롯이 프로에서 마지막을 불사르고 싶었기 때문이다.>  

 

 

10월 30일 티볼 전국대회에 참석한 김용달 삼성라이온즈 신임 타격 코치

 


▼ 타격 코치 선임 소식을 언제 들었는가. 
10월 10일 삼성에서 보자고 연락이 왔고, 그때 처음 만났다. 내가 듣기로는 올해 삼성 타격이 부진했기 때문에 이 분야에 전문성이 있고 경험이 있는 나를 추천한 것이라고만 알고 있다. 첫 만남에서부터 느꼈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은 정말 대단하더라. 사전에 나에 대한 조사를 전부 했다. 확신은 못하겠지만, 나에게 찾아왔을 때부터 허 감독의 방향성이 어느 정도 정해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에 와서 드는 것 같다.  

▼ 삼성하고 인연이 없으시지 않나. 어떤 분이 코치님을 추천하셨는지 궁금하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웃음). 말하신대로 나는 삼성하고는 인연이 없다. 허 감독님 하고도 현대 코치시절에 잠깐 안면이 있는 것이 전부다. 자주 뵈었던 분이 아니었다. 또한, 나는 삼성에서 현역이나 지도자 생활을 했던 경험도 전혀 없다. 

 

 

 

 

▼ 허 감독님과 어제 직접 대화를 해보셨다고 들었다. 허삼영 감독님은 어떤 분이신지 궁금하다.  
첫 인상으로는 상당히 겸손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전문 분야를 분업화시키는 지도자라는 느낌을 받았다. 감독이 모든 것을 주도하기보다 코치들과 선수들에게 자율성과 책임을 동시에 주는 그런 스타일의 리더십을 지니고 계시더라. 따라서 내 전공인 타격 쪽 뿐만 아니라 수비, 주루 등에 코치들에게 권한을 주고, 결과가 나지 않을 시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시스템으로 갈 것 같다. 상당히 '스마트한' 감독님이라는 생각이 든다.  

 


2. “내가 보는 삼성 타격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방향성”  

< 김용달 코치는 많은 경험이 있는 지도자다. LG, 현대에서 많은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아마야구에서도 2년간 몸담았다. 서울대학교에서 강의하기도 했고, 타격에 관한 책을 쓰기도 했다. 최근 1년 동안은 프로야구 감독관으로 직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그는 말한다. 이제는 설령 감독 제의가 오더라도 나는 타격코치로 남겠다고. 적어도 타격에서만큼은 한 일가를 이룬 코치로 남고 싶다고 말이다. >    

 

 

"내가 생각하는 올 시즌 문제점은 방향 설정"

 

 


▼ 많은 팬들이 궁금해한다. 코치님이 올해 감독관을 하시며 밖에서 바라본 삼성 라이온즈 타격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방향 설정이 잘못되었지 않나 싶다. 개개인의 장단점이 있고, 개성이 다 틀리다. 아무래도 구장의 환경이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보니, 너무 장타력에 많이 의존한 스윙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장타력을 요구하는 선수가 있고, 출루에 신경을 써야 하는 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방향성을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일례로 박해민은 확실한 무기가 있는 선수 아닌가. 자기의 무기를 최대한 살리는 타격을 해야 하는데, 장타를 늘리는 방향으로 설정 한 것이 출루율이 떨어진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 박해민에게 맞는 빠르고 낮은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를 생산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팀과 개인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올해 삼성은 3할 타자가 한 명도 없다. 어떤 부분에서 바꿔나가실 생각인가.  
우선 선수의 장단점을 관찰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단점보다 그 선수의 장점을 살려주는 방향성을 지니려고 한다. 강점이 두드러지면, 약점을 어느정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생길 것이다. 삼성에는 분명 재능 있는 선수들이 있다. 신인 쪽에서 주축이 되어 줬으면 하는 자질이 있는 선수도 한 두 명이 있다. 

▼ 삼성이 최근 3년간 유달리 두산에 많이 약하다. 특히 대구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이는 타격 쪽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나는 '디테일'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고 하지 않나. 두산이 경기의 흐름을 잡아가는 부분이라든지 눈에 보이지 않는

디테일한 부분에서 삼성을 앞선다는 생각이다. 이는 팀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삼성도 앞으로 두산같이 팀이 함께 승리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합심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젊음과 연륜의 조화 좋은 선례 반드시 만들어낼 것”

< 그는 인터뷰 내내 최근 야구계에 만연한 연륜을 경시하는 문화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젊은 지도자들이 지휘봉을 잡더라도, 많은 경험을 지닌 지도자들이 분명 현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김 코치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

 

"허 감독님 잘 모셔 젊음과 연륜의 조화라는 좋은 선례 만들 것" 

 

 


▼ 한국에서는 사실 젊은 신임 감독과 10년 이상 차이는 고령 타격코치라는 모델이 흔하지 않다.  
나도 이번에 젊은 감독과 호흡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사회가 더욱 성숙해지려면 젊음과 연륜이 잘 조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야구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이루어져야 할 과제다. 인구 구조 자체도 수명이 늘어나고 장년층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 아닌가. 내가 허 감독님을 잘 모셔서 야구계에 좋은 선례를 남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런 질문은 죄송하다. 하지만 코치님이 워낙 오래전부터 타격 코치를 하셨던 분이라 코치님의 타격이론이 젊은 선수들과 융화가 될 수 있을까 걱정하는 팬들도 있다. 
나는 선수와 지도자는 서로 간의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한테 충분한테 믿음을 줄 수 있는 전문성이 있다면, 소통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소통이라는 것은 나이가 비슷해서 서로 말하기 편한 소통이 있고, 나이나 직위 고하에 관계없이 전문 분야에서 뜻이 맞아 이야기가 통하는 그런 소통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소통을 이끌어 낼 생각이다. 예전 같으면 일방적으로 강하게 주입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선수를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결국, 선택은 선수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아마야구에서 2년간 활동하셨다. 이 경험이 프로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아마추어와 유소년들을 지도하면서 처음에는 아주 힘들었다. 프로에서만 있다가 아마추어를 지도하려다보니 답답하더라. 이해하는 능력이 프로와 아마는 차이가 크게 난다. 어떤 문제를 쉽게 풀어내고 이해시키려 노력하다 보니까 시야가 넓어지더라. 또한, 발전 속도나 이해가 늦더라도 인내할 수 있는 자제력도 많이 생긴 것 같다.  

▼ 삼성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각오 한마디를 부탁드린다. 
좋은 선례를 남기려면 무조건 결과가 있어야 한다. 삼성은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충분히 갖춰진 팀이라는 생각이다. 나도 이곳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내 경험이 젊은 스텝과 선수들에게 잘 전달되어서 꼭 이기는 팀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믿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김 코치는 인터뷰 내내 한마디를 강조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팀을 궤도에 올려놓고 말겠다는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도전을 맞이하겠다고 그는 말했다. 과거 박용택과 야구로 자존심 싸움을 하며, 밤새 배팅볼 몇 박스를 올리고 또 쳤던 그때 이상의 열정을 보이겠다고 삼성 라이온즈 팬들에게 약속했다. 만 63세에 맞이한 그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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