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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캠프] '추계 우승' 선린인터넷고, 2020시즌 마운드 재건 성공할까
[동계캠프] '추계 우승' 선린인터넷고, 2020시즌 마운드 재건 성공할까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12.01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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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건호, 심우빈, 김동주 등 내년 3학년 되는 우완 기대주들 다수
- 제구력·경기운영 좋은 추계리그 MVP, 우수투수상 정유석·이호근도 있어
- 1학년 좌완 듀오 김현식·류선호의 성장세도 지켜볼 포인트
- 투수진 대부분 공식 경기 경험 전무해 내년 시즌 가봐야 판단 가능 맹점도

지난 11월 15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목동야구장에서는 추계리그 공동우승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추계리그는 번외 대회이고, 3학년들이 모두 빠진 1·2학년들 주축 대회여서 전력점검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선린인터넷고 선수들은 우승 직후 크게 환호했고, 또 기뻐했다. 2015년 6월 29일 황금사자기 정상 등극 이후 무려 4년 만의 우승컵이었기 때문이다. 첫 경기 서울고전에서 3-1로 승리하고, 준결승전에서 덕수고를 꺾는 등 숱한 강호들을 꺾고 일궈낸 우승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2017년 7월 박덕희 감독의 부임 이후 선린인터넷고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은 마운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첫 시즌인 2018시즌은 마운드가 처참하게 무너졌다. 전국대회에서 모조리 1회전 탈락을 했다. 단 1승도 하지 못했다. 팀 내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이 5.63이었다. 

2019년도 나아지지 않았다. 역시 마운드가 문제였다. 서경찬(KT위즈 지명)이 프로에 지명되었지만, 큰 키와 높은 타점에 따른 '가능성 지명'일 뿐 31이닝에 6.3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매우 부진했다. MCL 수술을 받고 복귀한 주보권은 3.2이닝을 던졌을 뿐이고, 한상철은 20.1이닝 5.85, 한재윤은 22.2이닝 5.0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팀 내 최저 수치가 최수형의 4.63이었다.

선린인터넷고는 최근 몇 년간 내우외환에 시달렸고, 이로 인해 좋은 자원을 수급하지 못했다. 고교야구에서 스카우트의 실패 여파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 ‘투수력’이다. 성적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는 포지션도 투수다. 따라서 내년 명가 부활 또한 마운드 재건이 그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추계리그의 영웅 MVP 정유석
추계리그의 영웅 MVP 정유석

 

추계리그 우수투수상 이호근
추계리그 우수투수상 이호근

 

 

2020시즌 선린인터넷고의 마운드 축은 대략 7명 정도다. 
일단 선발 쪽에서는 정유석(183/81,우좌, 2학년)과 이호근(183/76,우우,2학년)이 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유석은 지난 추계리그 대회 MVP를 수상했고, 이호근은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두 명 모두 구위보다는 제구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선발 쪽에 조금 더 특화된 선수들이다. 이번 추계리그에서 이 두 명이 거의 전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팀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수들이다. 

 

 

2020시즌 선린인터넷고 마무리? 조건호

 

 

3학년 우완정통파 심우빈
2학년 우완 정통파 심우빈

 

 

허리는 조건호(183/90,우우,2학년)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팀 내에서 가장 묵직한 패스트볼을 던지는 선수다. 제구보다는 강력한 힘으로 밀어붙이는 전형적인 릴리프 스타일의 투수다. 박덕희 감독은 “건호는 팔을 내렸는데, 내가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공이 나왔다. 팔 높이를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 공의 힘이 있고, 슬라이더도 괜찮다”라고 말했다. 

조건호는 이번 추계리그에서 팀의 6경기 중 5경기에 등판했고, 모두 구원으로 등판했다.(10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고 한다) 조건호 또한 “선발보다는 마무리 쪽이 적성에 맞는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팔 높이가 낮은 편이라 슬라이더와 패스트볼의 시각이 비슷한데다, 변화구 구종도 다양한 편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완 심우빈(184/86,우우,2학년)은 현재 부상 중으로, 전력투구를 하지 못한다. 50% 정도의 힘으로 가볍게 투구할 뿐이다. 박 감독은 심우빈을 가리키며 ‘스타일이 좋다’라고 표현한다. 팔이 높고, 변화구 대부분이 직각으로 떨어진다. “140km/h 이상은 무난히 던질 수 있는 투수”라는 박 감독의 말이 실전에서 증명된다면, 프로의 눈길을 받을 수 있는 기본 자질은 충분히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1학년 좌완 김현식 

 

 

왼손 투수는 1학년(내년 2학년)들이 주축이 된다. 박 감독이 심혈을 기울여 키우고 있는 두 명의 왼손 투수가 김현식(183/70,좌좌,1학년)과 류선호(183/85,우좌,1학년)다.  

가장 기대를 많이 하는 선수는 김현식이다. 박 감독이 그를 가리키며 “구창모의 느낌이 나지 않느냐”라고 대놓고 자랑할 정도다. 일단 신체조건이 수준급이다. 위로 길쭉한 몸매 인데다, 순발력도 좋다. 무엇보다 팔 스윙이 부드러운 데다가 상하로 내리꽂히는 공의 각도 좋다.

 

 

 

 

 

 

왼손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아직 공이 빠르지 않지만, 힘만 붙으면 가능성이 매우 큰 전형적인 유망주형 좌완 투수다. 이번 추계리그에서도 등판해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내년 핵심 좌완투수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류선호도 있다. 현재는 김현식보다 무게감 있는 공을 구사한다. 역시 내년에 왼쪽에서 즉시전력으로 쓰일만한 투수라고 현장은 말한다. 하지만 폼이 다소 딱딱해 이를 수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박 감독은 첨언했다. 

 

 

1학년 좌완 류선호
1학년 좌완 류선호

 

 


또한, 표본은 거의 없지만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우완 김동주(188/93,우우,2학년)다. 내년 핵심 투수로 구상하고 있는 선수다. “나는 동주를 마무리로 쓸 생각이었다. 동주만 있었어도 전국대회 2승은 더 하지 않았을까.”라며 아쉬워하는 선수다. 작년 충암고 전에서 2.1이닝에 145km/h를 기록하고, 부상으로 MCL 수술을 받았다.(그날이 김동주의 올 시즌 유일한 등판이었다.)  

다만, 선린인터넷고 투수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식경기 경험이 너무 적다는 데 있다. 연습 투구나 불펜피칭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공식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알 수 없다. 대부분 가능성이 있는 1·2학년들은 저학년 때부터 경험을 쌓지만, 이들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7명 모두 공식 기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 해외 전지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선린인터넷고의 최근 3년간은 어두컴컴한 터널 그 자체였다. 가도 가도 빛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어둠의 질곡도 서서히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추계리그 우승이 그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내년 시즌 선린인터넷고 투수진 평균자책점에 달렸있는 듯 하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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