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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리포트] ‘내가 2019년 서울권 투수 최대어’ - 덕수고 좌완 정구범
[유망주리포트] ‘내가 2019년 서울권 투수 최대어’ - 덕수고 좌완 정구범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12.29 0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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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유일의 미국유학파 … 185cm/77kg까지 성장하며 내년시즌 최고 좌완 찜!!~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2020년 드래프트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좌완투수가 희소하다는 것이다. 덕수고 정윤진감독과 장정석 넥센히어로즈 감독 또한 그에 동의했고 여타의 스카우터 들도 입을 모아 좌 투수 부족을 지적한다. 대전고 홍민기, 동성고 오승윤, 전주고 박재민 등 다양한 선수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대다수의 현역 감독들이 꼽은 2019년 최고 좌완은 이견이 없는 정구범이다.
 
현재 드래프트 시장에서는 왼손투수라는 것만 해도 엄청난 메리트가 있다. 왼손이 벼슬이라는 말까지 돌 정도다. 작년 드래프트에서 해외파를 빼면 이상영이 전체 2번이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장점이 있고 2학년이면서도 확실한 성과를 낸 정구범이 서울권 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1. 건대부중을 나온 정구범, 불현 듯 미국 유학길에 오르다

 

건대부중 시절 정구범(얼핏 보이는 3루수가 넥센히어로즈 1차지명 박주성)
건대부중 시절 정구범(얼핏 보이는 3루수가 넥센히어로즈 1차지명 박주성)


정구범(185/77, 좌좌, 2학년)은 성동구 리틀 에서 야구를 시작했고 건대부중을 나왔다.
건대부중 시절 정구범은 박주성(히어로즈 1차지명), 송명기(NC 2차 1라운드)와 트로이카를 이루었고 현재도 자주 만나고 있는 친한 친구 사이다. 정구범은 당시 “저는 트로이카 안에는 못 끼었고 명기랑 주성이가 잘했죠.”라고 말하고 있다. 1~2학년 때는 외야수를 소화했었고 3학년 때는 투수만 했다. 그러다  2015년 8월 경 정구범은 불현 듯 어머니와 형이 있는 미국 콜로라도 유학길에 오르게 된다. 콜로라도 소재 중학교로 전학 한 후 콜롬바인 하이스쿨에 입학하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재미있게 야구했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치열하게 야구하는 문화는 아니거든요. 토너먼트 우승은 못해봤지만 그래도 팀에서는 제가 제일 잘했었습니다.”라고 그는 미국생활의 소회를 밝히며 웃는다. 그러다가 다시금 한국으로 돌아온 것이 2017년 9월경이다.

 

미국에서의 즐거웠던 생활, 형과 함께 다저스스타디움에서...
미국에서의 즐거웠던 생활, 형과 함께 다저스스타디움에서...

 

정구범은 동기들보다 나이가 한 살 많다. 의도치 않게 유급의 형태가 된 것이다. 이것은 2015년 8월경, 즉 중학교 3학년 2학기에 건너갔음에도 중학교를 졸업하고 간 것이 아니기에 중학교 3학년을 1학기부터 다시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구범이의 나이가 1년 늦어지게 된 것은 유학 갈 때 6개월, 올 때 6개월 등 미국과 한국의 학기의 차이에 의한 딜레이지 의도된 유급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 정구범이 1차지명은 힘들것이라 예상이 될 뿐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아니다. KBO의 정식 유권해석이 나오지 않았기때문이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정구범은 말하고 있다.  1차지명을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당시 유학을 결정한 그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말이다. 충분히 행복하게 야구를 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2. 185cm까지 큰 신장 … 자신의 리치를 최대한 활용하는 정구범의 투구법

 

글러브를 낀 팔을 쭉 뻗어주며 최대한 끌고나가는 정구범의 투구법
글러브를 낀 팔을 쭉 뻗어주며 최대한 끌고나가는 정구범의 투구법

 


추계리그 당시 내년시즌을 예상하면서 지명대상에 오를만한 투수를 예상했을 때 스카우트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투수는 바로 덕수고의 정구범이었다. 정구범의 스피드가 아주 빠른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까지라는 전제하에’ 서울권 No.1 투수라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간단히 요약하면 1. 신장이 185cm 이상에  2. 스피드도 140km/h 이상 나오고 3. 변화구 제구력이 특급이며 4. 큰 경기에 나서도 떨지 않는 경험이 많은 5. 왼손투수는 전국에서 정구범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정구범은 투구 스타일 자체가 각을 살리는 타입은 아니다. 하지만 손이 최대한 늦게 나오는 스타일이다. 공을 숨겼다 나온다(본인은 이를 말아서 나온다고 표현한다). 거기에 정구범은 스트라이드를 할 때 글러브를 낀 오른 팔을 많이 뻗어주고 주저앉으면서 던지는 타입이다. 포인트가 낮아지는 대신 밀고나가는 힘에 의해서 자신의 리치를 최대한 활용한다. 여기에 덕수고 최유건 투수코치는 "구범이는공을 던지는 순간 짧게 손목으로 때려주는 힘이 강하다보니 공이 뻗어오는 느낌이 있다"라고 그의 장점을 첨언하고 있다. 즉 채찍을 쓰듯이 투구를 하는 것이 정구범이라는 의미다.  

 

공을 때려주는 힘이 좋은 정구범
공을 때려주는 힘이 좋은 정구범

 

그는 올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성과를 내었다. 올시즌 39.2이닝 방어율 1.35 11볼넷 46삼진의 빼어난 기록도 그렇지만 2018년 최강팀 광주일고(황금사자기 8강전 4이닝 무실점)전에서 호투를 보였고 최강 대구고를 청룡기 32강전에서 탈락시킨 장본인이 정구범이다(8이닝 3실점 1자책). 그뿐 아니다. 정구범은 올 시즌 아시아대회에서도 한국의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아시아대회 대만과의 결승전 선발투수(3이닝 1실점)가 바로 정구범이었다.

여기에 이제는 신장과 구속까지 올라오고 있다. 오랜만에 덕수고에서 만난 그는 훌쩍 커있었다. 바로 어제 잰(12월 27일 기준) 부풀림 없는 그의 신장은 185cm. 키는 올해 3cm나 컸고 체중도 청룡기 당시보다 10kg이나 불어 77kg을 넘어가고 있다. 이미 그는 황금사자기에서 140km/h의 공식구속을 찍은 바 있고 그의 2018시즌 최고구속은 143km/h다.  여기에 벌크업의 효과로 내년시즌에 145km/h정도는 충분히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지고 있다.


3.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에 두루 능한 좌완투수

 

현 주장 김태오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정구범(황금사자기 당시)
현 주장 김태호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정구범(황금사자기 당시)

 

정구범의 장점은 역시 제구다. 고교 수준에서는 변화구로 능수능란하게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투수다. 덕수고 포수 노지우는 “제구는 정말 최고다. 그냥 미트를 대고 있으면 알아서 들어온다.”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그는 올 시즌 46개의 삼진과 11개의 볼넷 밖에는 내주지 않았다. “원래부터 제구는 좋았던 것 같아요. 저의 장점은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능력과 제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엄청 빠른 직구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직구를 빨라보이게 하려면 카운트에서 변화구 제구를 많이 신경 쓰다가 가끔 직구를 하나씩 던져주면 효과적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정구범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이 두루 괜찮은 편이다. 카운트를 주로 잡는 공은 커브이고 우타자 상대할 때 주로 던지는 공은 체인지업이다. 좌타자 상대시 슬라이더도 잘 던진다. 한국 우타자들은 좌 투수의 바깥쪽 체인지업을 가장 치기 힘들어한다. 희소하기 때문이다. 직구타이밍을 잡고 있다가 우타자 바깥쪽 먼 쪽에서 떨어지면 무의식중에 잡아당기며 땅볼로 물러나거나 헛스윙을 당하기 일쑤다.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잡고 있다가는 좌 투수의 몸 쪽 직구에 꼼짝도 못한다. 거기에 각이 큰 커브와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잘 잡다보니 치기가 굉장히 까다롭다.

 


4. 지루한 벌크업 과정 속에 2019 최대어를 향한 그의 꿈이 영글어간다

 

 

12월 21일 덕수고 교정에서 만난 정구범
12월 21일 덕수고 교정에서 만난 정구범

 


현재 정구범은 이번 겨울 최우선 과제를 구속향상과 피지컬 상승으로 두고 있다. 어릴 때부터 마른 체질이라서 힘이 붙지 않았던 본인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를 앙다물고 있다. 매일 수업이 끝나면 트레이닝 장으로 달려가 닭가슴살과 단백질드링크를 섭취하며 체중을 불리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1월 21일 전지훈련 이전까지는 지루한 스케줄의 반복이다. 

그에게는 가슴속 깊숙이 새겨놓은 목표가 하나 있다. 언젠가 어머니와 형이 있는 미국에서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내년시즌 덕수고를 우승으로 이끌고 최대한 높은 지명을 받아 한국프로야구에 입성하는 것이 당면과제다. 아직 그는 덕수에서 우승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올 시즌 황금사자기에서 광주일고에게 패한 것은 천추의 한으로 남아있다(당시 덕수고 선수들은 너무 분해서 경기 후 펑펑 울었다고 한다).

미리부터 단정을 짓는 것은 위험하다. 어떤 선수가 갑자기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또한 발전하고 있기에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면 2019년 드래프트는 ‘정구범 드래프트’가 될 가능성도 분명 존재한다.  1차 1번 혹은 2차 1번은 선배 양창섭도 받지 못한 영광이다. 과연 정구범은 그러한 기쁨을 누릴 수 있을까. 

세 밑 한파가 절정을 이루고 있는 12월 체중과의 전쟁을 펼치고 있는 덕수고 정구범의 굵은 땀방울 속에 '2020 드래프트 최대어'의 꿈 또한 함께 영글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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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2019-01-03 23:55:23
최강덕수 정구범 화이팅~~~
관심과 기대하며 응원의 박수를!!!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