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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덕수고 장재영 “아버지‧감독님과 상의하겠지만 내 꿈은 메이저리그 도전”
[신년 인터뷰] 덕수고 장재영 “아버지‧감독님과 상의하겠지만 내 꿈은 메이저리그 도전”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1.02 10: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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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전체 1번? 만약 된다면 정말 영광스러운 일 … 늘 인성 바른 선수 되고 싶어”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현장에서 선수들을 취재하다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정말 훌륭한 선수들이 ‘재능’의 한계에 더 높이 올라가지 못하고 주저앉을 때마다 가슴이 쓰라리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프로 세계에서 최고의 자리는 노력이나 의지만 갖고 는 갈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그만큼 프로는 냉정한 곳이고 괴물들이 우글거리는 곳이다. 하물며 메이저리그는 말할 것도 없다. ‘범접할 수 없는’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재능을 가진 선수가 현 고교야구에 한 명 있다. 고교 데뷔전에서 152km/h를 뿌려대며 야구팬들을 일거에 매혹시킨 선수. 바로 덕수고등학교 1학년 장재영이다. 

 

1.  덕수고 장재영, 몸짱 변신? 체계적인 트레이닝으로 187cm/92kg까지 벌크업  

<언젠가 그를 꼭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 치열한 취재 경쟁 속에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따발총처럼 쏘아대는 인터뷰가 아닌 커피 한잔과 함께하는 여유로운 수다 같은 인터뷰 말이다. 맛있는 것은 맨 나중에 아주 조금씩 아껴먹던 어린 시절의 기억처럼, 소중히 아껴왔던 ‘괴물’ 장재영과의 인터뷰로 기해년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기자에게도 팬들에게도 꽤나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12월 27일 덕수고 교정에서 만난 장재영 

 

Q)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반갑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A) 학교 끝나고 구범이 형과 트레이닝 장에서 열심히 PT중이다. PT선생님께서 닭가슴살, 고구마 위주의 식단을 짜주셔서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면서 몸을 만들고 있다. 

Q) 현재 정확한 신장과 몸무게가 궁금하다.  
A) 현재는 187cm/92kg이다. 옛날보다 몸무게가 많이 늘었다.  

Q)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갈산초등학교에서 4학년 때 시작했다. 축구, 수영, 야구 이렇게 3가지를 하고 있었는데 그중에서 야구를 선택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동네친구들과 야구를 했었는데 야구가 가장 재미있었다. 아마 아버지와 야구를 많이 해서 야구를 더 좋아하게 된 것도 분명 있었던 것 같다. 

 

 

왼쪽 아버지와 함께 - 오른쪽 신월중 시절 장재영 사진들
왼쪽 아버지 장정석 감독과 함께 찍은 사진 - 오른쪽 신월중 시절 장재영 사진들

 

 

Q) 신월중학교 때는 어떤 성적을 냈었는지 궁금하다. 
A) 당시는 투수랑 유격수를 같이 했었다. 중학교 3학년 때 3개의 우승을 했었다. 서울시장기 1개, 전국대회 1개, 추계리그 1개 총 3개의 우승을 했었다. 중학교 때는 개인상이 없어서 MVP는 못 받아봤다. 소년체전은 서울시대회 8강에서 떨어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Q) 수영을 굉장히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A) 아버지가 수영을 시키셨다. 아마 수영이 야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셔서 시킨 것이 아니실까. 수영을 6살 때부터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했다. 나름 전문적으로 했다(웃음). 교육장배에 나가서 3등도 하고 그랬었다. 

Q) 연령별 유스대표팀에도 많이 나갔을 것 같다. 
A) 중학교 때 대표팀에 4개 나갔었다. 미국 한번 갔었고, 대만도 갔었다. 보이스대표팀도 갔었다. 보이스는 준우승을 했었고 U-15는 3등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2. “나의 올해 최고구속은 153km/h … 목표였던 150km/h 넘겨서 충분히 만족” 

< 장재영을 처음 본 것은 황금사자기 32강 안산공고 전이었다. 그는 올라오자마자 스피드건에 152km/h를 찍어 넣었다. 그리고 얼마 뒤 이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신분조회를 받는다. 2018시즌 그가 기록한 최고구속은 153km/h. 그러나 장재영이 주목받는 것은 구속 때문만은 아니다. 예쁜 투구 폼, 유연성, 좋은 신체조건 등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2018시즌 최고 구속은 153km/h"

 

Q) 팬들이 장재영 선수에게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최고구속일 것이다. 올해 최고구속은 얼마까지 나왔는지 궁금하다. 
A) 153km/h까지 나왔었다. 스카우터님 들이 그 정도까지 나왔다고 나한테 알려주시더라.  

Q) 개인적으로 구속은 만족하나?  
A) 1학년 때 목표는 원래 150km/h였는데 무려 3km/h나 더 나와서 충분히 만족한다. 감독님이 알려주신대로 하니까 내 생각보다 구속이 더 잘 나오더라.   

Q) 메이저리그에서 신분조회를 받았다. 당시 기분이 어떻던가. 
A) 솔직히 처음에는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나중에 알고 나서 깜짝 놀랐다. 나한테는 너무 영광스럽고 과분하다. 

 

 

 

 

Q) 기자와 처음 만났던 황금사자기 데뷔전 기억 나나. 
A) 당연히 기억난다. 중학교 전국대회와 고등학교 전국대회는 차원이 다르더라. 처음에 긴장을 좀 했었는데 형들이 잘 다독여주셔서 데뷔전은 괜찮게 마무리 했었던 것 같다. 

Q) 올해 고교 무대에 데뷔했다. 최고의 경기와 최악의 경기를 한 경기씩 꼽아 달라.   
A) 최고의 경기는 경주 협회장기 천안북일고 전이었다. 그때 1회말 2아웃에 구원 등판했었는데 7.1이닝을 던졌었고 12K를 잡았다. 올 시즌 가장 좋았던 경기 같다. 최악의 게임은 잘 아실 것이다(웃음). 광주일고와의 황금사자기 8강전이다. 상대팀이 워낙 잘하는 팀이고 우리의 황금사자기 3연패가 걸려있었기 때문에 부담이 많이 되고 긴장도 많이 되었었던 것 같다.  

 


3. “제 1변화구는 슬라이더 … 하체 중심이동 신경쓰니 스피드 더 잘 나온다”  
 

< 장재영은 타자의 배트에 맞는 히팅포인트 점을 최소화하고 본인의 스피드를 살리기 위한 정통오버핸드의 투구 폼을 지니고 있다. 그런 장재영이 올 겨울 이를 앙다물고 있다. 본인의 빠른 팔 스윙을 살리기 위해  현재는 코어운동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체가 안정되면 빠른 팔 스윙이 더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 한 층 더 제대로 공을 때릴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과연 장재영의 공은 얼마나 더 좋아질 수 있을까>  

 

"감독님께 하체 사용 배우고 공이 더 빨라졌다" 

 

Q)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중학교 때에 비해 어떤 부분이 가장 많이 좋아진 것 같나. 
A) 중학교 때는 야수랑 같이 병행하다보니 마운드에 서면 야수가 던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와서 감독님께 제대로 배우면서 하체 중심이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감독님이 뒷발을 차면서 엉덩이를 밀고 나가는 법을 알려주셨는데 감독님 말씀을 듣고 이리저리 해보니까 공도 좋아지고 제구도 잘되더라. 

Q) 투구 폼이 참 정석적이고 예쁘다. 현재 투구 폼은 언제 만들어진 건가. 
A) 세부적인 부분은 고등학교에 와서 감독님께 많이 배웠지만 큰 틀에서의 투구 폼은 크게 바뀐 적이 없는 것 같다. 아버지가 어렸을 때부터 기본기를 많이 알려주셔서 어렸을 때부터 습관화 하니까 그럭저럭 괜찮은 폼이 만들어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내 투구 폼의 가장 큰 장점은 팔 회전이 빠른 점이라고 생각한다. 

 

"투구할때 왼쪽 어깨가 열리는 단점 보완하고 싶어" 

 

Q) 투구 할 때 어떤 부분을 가장 많이 신경 쓰는가.  
A) 내가 가끔 왼쪽 어깨가 열리는 경향이 있다. 왼쪽 어깨가 열리면 팔이 벌어지게 나오기 때문에 우타자 몸 쪽으로 공이 많이 갈 수 밖에 없어서 제구가 흔들리게 된다. 

Q) 현재 던지는 구종이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A) 나는 중학교 때까지는 직구-커브만 던졌다. 현재 던지는 구종은 직구, 커브, 슬라이더, 스플리터고 제 1변화구는 슬라이더다. 약간 커터 식으로 떨어지는 구종이다. 삼진을 잡아야할 때 직구 외에는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는 편이다. 정윤진 감독님이 알려주신 그립이다. 스플리터도 감독님께 배웠는데 많이는 아니고 협회장기 때만 던져봤다. 그 이전에는 던지지 않았던 구종이다.

 

 

 

 

Q) 체인지업은 최근 가장 선호하는 구종이다. 굳이 안 배우는 이유가 있는가.
A) 나는 체인지업을 잘 못 던지는 유형이다. 체인지업보다는 스플리터가 잘 맞는 것 같더라. 나는 올해 타자들이 직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도 변화구보다는 직구로 들이대는 승부를 했다. 이제는 직구만으로는 승부가 안 된다는 것을 확실히 경험했으니까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Q) 올해는 투구수제한과 본인의 이닝제한이 있어서 거의 구원으로 뛰었다. 본인은 선발과 마무리 어느 쪽이 편한가. 
A) 나는 공 던지는 것을 좋아해서 길게 던지는 선발이 나의 체질에는 더 잘 맞는 것 같다. 

 


4. “아버지‧감독님과 상의하겠지만 기회 주어진다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보고싶다” 

< 장재영의 야구 인생에서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정 감독은 기자에게 말한다. 선수가 꿈을 크게 가지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이다. 정 감독은 장재영이 국내 프로야구에서의 성공으로 가능성을 한정 짓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결과가 어떻든 원대하고 큰 꿈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길 바랐다. 장재영도 그렇게 커가고 있었다. 장재영이 가슴속에 품고 있는 원대한 꿈 … 저 멀리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이다 >  

 

"히어로즈 전체 1번? 나에게는 영광스러운 일" 

 

Q) 장재영이 졸업할 때는 히어로즈가 1차지명 전체 1번이다. 지금부터 아예 안 던져도 무조건 장재영이라고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부담스럽지 않나. 
A) 나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까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만약에 내가 졸업할 때 1차지명으로 히어로즈에 가게 되면 나는 서울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으로 뽑혀서 가는 것 아닌가. 너무 영광스러운 일이다.  

Q) 아버님이 감독으로, 아들이 1차지명 신인으로 한 팀에서 뛴다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나.  
A) 그냥 막연히 상상은 해본 적은 있기는 하다. 아버지랑 한 팀에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막연히 든다(웃음). 가끔 아버지랑 장난 식으로 그런 이야기를 해본적은 있지만 진지하게 이야기해본적은 없다. 집에서 아버지와 야구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는다. 아버지는 나에게 야구보다 인성을 많이 강조하신다. 

 

장재영의 야구인생에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두 사람 - 아버지 장정석 감독과 은사 덕수고 정윤진 감독
장재영의 야구인생에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두 사람 - 아버지 장정석 감독과 은사 덕수고 정윤진 감독

 

Q) 이 질문은 오늘의 가장 핵심적인 질문일 것이다. 장재영 선수에게 이 이야기는 꼭 물어보고 싶었다. 본인은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솔직히 나는 기회가 되면 도전해보고 싶다. 정윤진 감독님께서도 나에게 늘 꿈을 크게 가지라고 이야기하셨다.  

Q) 장재영 선수는 한국에 있으면 성공이 어느 정도 보장된 선수다. 많은 계약금과 스포트라이트 등 여러 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교졸업 후 바로 나가는 것은 굉장한 모험이다. 
A) 나는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기회가 오면 무조건 잡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는 아버지와 감독님이 계신다. 두 분은 나보다  훨씬 더 나에 대해 잘 알고 계신 분이고 나의 인생에서 중요한 분들이다. 그분들과 상의하고 그분들의 의견을 듣고 신중히 결정할 것이다. 

Q) 그렇다면 "아버님과 감독님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상의하겠지만 장재영 본인의 의견은 여건이 되고 기회가 된다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싶다" 라고 기자가 정리해도 되겠나. 
A) (웃음). 그렇다.   

Q) 메이저리그에서 싸워보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하게 된 건가. 
A) 미국에 간 류현진 선수가 신체조건이 월등한 메이저리거들과 싸우는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 만약에 메이저리그에 가게 된다면 오타니 쇼헤이를 한번 만나서 상대해보고 싶다. (혹시 한국타자 중에서는 만나보고 싶은 타자가 없냐는 기자의 기습 질문에) 음 박병호 선수? 이유는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시니까....  

 

 

"내 꿈은 메이저리그... 아버지, 감독님과 상의하겠지만 도전해보고 싶다"

 

Q) 고교 1학년인데도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세간의 관심이 부담스럽지는 않나.
A) 나로서는 영광스럽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올해 보여드린 것이 없는데 기사도 많이 나오고 나를 좋게 봐주셔서 너무 좋다. 내년에는 나에게 기대하시는 것 만큼 보여드리고 싶다. 

Q) 마지막 질문이다. ‘기해년’ 목표가 어떻게 되는지 이야기해 달라. 
A) 내년 시즌 주축은 (정)구범이 형이다. 나는 형의 뒤를 받치는 역할이다. 형들하고 장난식으로 4개의 우승을 다 하자고 이야기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세계청소년대회에 나가보고 싶다. 아버지와 감독님께서 야구 이전에 늘 인성이 바른 선수가 되라고 강조하신다. 나 또한 늘 인성이 바른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 

 

 

 

- 덕수고 장재영이 아마야구 팬들에게 보내는 기해년 새해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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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2019-01-03 23:51:39
대단~대단합니다~~
응원합니다~~^^

최강덕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