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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로창고극장 기획전시
삼일로창고극장 기획전시
  • 한국스포츠통신
  • 승인 2019.01.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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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일로창고극장 기획 전시, 익명의 비평문을 전시하는 오는 24일(목)까지
▶ 블랙리스트 사태와 미투운동 거치며 획일화된 의제에 대한 다양하고 성찰적인 시선 담겨
▶ 겹쳐보아야 완성되는 글, 관람객 참여 비평 코너, 연극인 메타비평 프로그램 등 ‘신선’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 삼일로창고극장은 익명으로 참여한 비평가 7인의 비평문을 전시하는 <익명비평>을 오는 1월 24일(목)까지 삼일로창고극장 갤러리에서 전시한다.

<익명비평>은 기존의 연극 비평에 대한 관심 부족과 기명(記名) 담론이 주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기획됐다. 특정 연극의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갖거나 젊은 비평집단 팀이 책을 발간하는 등 최근 연극분야에서 생겨나고 있는, 비평에 대한 젊고 다양한 관점의 연장선상에서 전시 <익명비평>을 이해할 수 있다.

일곱 명의 익명 비평가는 서로 다른 지점에서 기존 연극계를 바라본다. 각각의 비평 내용은 ▲‘서울 및 경기지역 17개 공공 문화예술기관 관리직 인사 성비 및 임명 횟수’를 통해 보여주는 공연예술계에서 소수인 여성 리더 현황 ▲특정 매체를 분석해 시각적으로 동시대 연극비평을 되비추는 관성적 비평 언어 수집 ▲연극을 만드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가장 보통의 문제를 담은 편지 ▲온라인 매체에 실린 글을 인용해 코멘트를 달아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글 ▲동시대 연극계로부터 거리를 두고 실제 무대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논하는 글 ▲관행, 기금, 선한 동료의 악함 등 연극계 여러 현상을 마피아 게임에 빗대 지적하는 글 ▲포스트드라마 연극에 대한 심도 있는 비판과 분석을 담은 주제비평 등으로 다양하다.
관람객은 1층에서 1.5층으로 이어지는 동선에 따라서 특색 있게 시각적으로 재해석된 비평문들을 만나게 된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조명에 둘러싸여 바닥에 빼곡히 들어찬 글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투명한 판에 인쇄되어 겹쳐보아야 완성되는 글, 누군가의 목소리를 빌려 듣는 편지, 5미터의 투명한 필름을 종이로 삼아 인쇄된 글, 오래된 벽보처럼 붙은 비평 등이 이어진다. 관람객은 전시 공간에서 문서의 형식이 아닌 시각적 또는 청각적으로 구현된 텍스트를 접하게 된다. 전시장 출구에서는 인쇄된 일곱 개의 비평문 전문을 원하는 대로 모아서 가져갈 수 있으며, 전시를 관람하고 떠오른 생각을 작성할 수도 있다. 연극인이 참여해 전시된 비평문을 메타비평하는 부대 프로그램도 개최될 예정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침체된 연극계의 담론을 활성화하고자 기획된 전시 <익명비평>은 삼일로창고극장 운영위원회에서 주최/주관하고, 정진세 삼일로창고극장 운영위원과 더블데크웍스의 김솔지, 정채현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아트 디렉션과 디자인에는 스튜디오 도시(studio dosi)가 협력해 시각적인 완성도와 신선함을 더했다.

삼일로창고극장 기획전시 <익명비평>의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월 쉼)이며, 부대프로그램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은 남산예술센터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 무료. (문의 02-3789-9635)

■ 전 시 명 : <익명비평>
■ 기    간 : 2018년 12월 28일(금) ~ 2019년 1월 24일(목)
■ 시    간 : 11:00 ~ 18:00 (매주 월요일 쉼)
■ 장    소 : 삼일로창고극장 갤러리
■ 주최주관 : 삼일로창고극장 운영위원회
■ 부대행사 : 메타비평(1월 2주차 중)
■ 관 람 료 : 무료 관람
■ 안    내 : 남산예술센터 www.nsac.or.kr
■ 문    의 : 삼일로창고극장 02-3789-9635 / 더블데크웍스 double.deck.works@gmail.com


◎ 전시 서문

익명비평에 앞서 (정진세)
벌거벗은 임금님에 대한 우화가 있다. 그를 보고 군중들은 웃지만 비평가는 그럴 수 없다. 벌거벗음은 조롱의 대상이나 허세는 비평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창피함은 실체와 맥락을 아는 자들이 감당해야할 몫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우화처럼 통치자의 몰염치와 대중들의 비웃음이 동시에 작동할때, 비평가는 침묵하고 주저하기 마련이다.
삼일로창고극장은 군중 속에서 부끄러움의 의미를 살피는 '누군가'를 발견하였고, 이름을 지우는 대신 소감을 남겨달라는 요청을 전했다. 익명비평은 그들로부터 되돌아온 절실한 응답이다. 연극계 창작활동이 현저하게 뜸해지는 비수기 동안, 익명으로 된 비평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상호간에 이뤄지는 비평문화는 커녕 존재에 대한 인정문화도 없는, '지금, 여기' 에서, 삼일로창고극장의 <익명비평> 전시가 누군가의 말문과 글문이 트이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일곱 개의 손과 거울 (더블데크웍스)
익명의 폭로는 유리창을 깨는 것이기도 하지만, 잔잔한 호숫가에 조약돌을 던지는 것이기도 하다. 동조자를 고발하는 일일 수도 있으며, 동참한 나를 고발하는 일일 수도 있다. 또한 익명성은 나의 ‘이름’을 걸고 해야 했던 업무들, 지켜야 했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게 한다. 늘 마주쳤지만 말하지 않았던 불편함에 대해 정교하게 서술하거나 원론적이어서 굳이 공개적으로는 하지 않았던 글쓰기를 할 수도 있다. 이름을 걸고 하는 말에 실리는 힘이 있다면 얼굴 없는 손은 비밀을, 비극을, 비참한 상황을 고발한다. 이 때의 ‘비평’은 급진적이거나 긴급할 수 있고, 동시에 기초적이거나 전면적이다.

전시 <익명비평>은 익명성이라는 장치로 침체한 동시대 국내 연극비평의 상호작용을 확대해보려 한다. 일곱 명의 비평가는 얼굴과 이름을 가리고 비평문을 작성한다. 더블데크웍스는 비평문을 개별 작품으로 접근해 익명의 글이 그 자체로 주목받을 수 있도록 구현한다. 스튜디오 도시는 전시장에서 각자의 위치에서 다른 각도로 서서 말을 건네는 글들을 연결 짓는 동시에 다르게 보이도록 한다. 때로는 글이 비껴갈 수 있는 길을 내며, 그 글이 비평가 스스로, 서로에게, 관람자에게 되비치도록 한다. 이러한 정체된 담론을 극복하려는 새로운 실험이 연극계 예술인과 전시 관람자의 반응과 참여로 완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기획자 소개 (정진세, 더블데크웍스)

정진세

극단문 드라마작가 및 연출가. 극단문에서 극작과 연출을 맡고 있으며,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삼일로창고극장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연극 <브레인 컨트롤> <웃음의 고등학교> <전 인민의 심장이 하나로 뛰는> 외 다수
기획 <퍼포논문>(삼일로창고극장) 등

더블데크웍스 (double.deck.works)
더블데크웍스는 상시멤버와 임시멤버가 프로젝트에 자율적으로 참여해 더블데크 카세트 플레이어처럼, 함께 수평적으로 움직인다. 전시기획, 출판, 시각예술 아카이브, 연구 등을 진행해 나갈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미학을 공부하고 시각예술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 김솔지와 전시를 기획하고 사진 및 시각 작업을 병행하는 정채현이 참여했다.

 

◎ 아트디렉션/디자인팀 소개 (스튜디오 도시)

스튜디오 도시 (studio dosi)
스튜디오 도시는 서울을 기반으로 사진, 영상을 아울러 다양한 시각매체를 다루는 작업 공동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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