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4-23 13:11 (화)
[심층 인터뷰] 삼성 최충연 "데뷔 초 지옥 경험... 실력 되면 해외도전 당연한 거 아닌가요?"
[심층 인터뷰] 삼성 최충연 "데뷔 초 지옥 경험... 실력 되면 해외도전 당연한 거 아닌가요?"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1.16 09:32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2018년 삼성 최고의 히트상품은 단연 최충연이다. 팀의 불펜 구심점으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고, 아시안게임 대표로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최충연의 새해 훈련 시작은 경북고에서부터였다. 최충연은 모교사랑이 지극한 선수다. 시즌 중에도 자주 모교를 방문할 만큼 이준호 감독과 각별하다.

최충연이 후배들에게 재능기부 겸 훈련 차 모교를 방문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서울에서 대구까지 달려온 기자를 최충연은 반갑게 맞아주었다. 실제로 만나본 최충연은 너무나도 순수하고 시원시원하고 재미있는 선수였다. 그와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터뷰는 동네 호프집에서의 수다 같은 편안함과 청량감으로 기자에게 다가왔다.  

 


1. 학창시절 최충연 “저요? 갈 포지션이 없는 떠도는 신세였죠. 경북고도 운 좋게 얻어걸려 왔습니다.” 

<중학시절 최충연은 그리 빛나는 선수가 아니었다. 대구중 시절에는 3루수, 포수를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선수였고 경북고에 진학해서도 초기에는 선배인 박세웅, 동기인 박세진에게 철저하게 가려진 선수였을 뿐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1차지명 모임?? 경북고 황동재, 롤모델 최충연과 함께~ 

 

Q) 최충연 선수를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너무 반갑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A)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현재 캠프를 가기위한 몸만들기에 돌입중입니다. 경북고는 저의 모교이고 제가 운동하기에는 여기보다 나은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을 던지기 위해서 그리고 어깨를 만드는데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해서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Q) 오랜만에 후배들하고 같이 운동하니까 기분이 어떤가. 
A) 지금 후배들은 제가 재학 중일 때는 없었던 후배들입니다. 프로에서 매일 형들만 보다가 동생들을 보니까 색다르기도 하고, 제가 이곳에서 운동했다는 생각을 하면 웃기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Q) 사실 대구중학교 시절 최충연 선수는 엄청 작았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A) 사실입니다. 엄청 작았습니다. 꼬맹이였죠. 포지션도 어디 갈 데가 없었습니다. 원래는 3루수를 하다가 포수를 하던 애가 갑자기 나가게 되어서 포수를 하는데 그마저도 참 어설펐습니다. 경북고도 그냥 얻어걸려서 끼어왔습니다. 그러다가 고1에서 고2, 그리고 고2에서 고3올라갈 때 키가 엄청 많이 컸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뭔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죠.  

 

은사 이준호 감독에게 안기고 있는 최충연

 

Q) 고등학교 올라와서 영혼의 라이벌 (박)세진이를 보면서 도저히 못 따라가겠다며 투정부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A) 사실입니다. 처음에 이 학교에 왔는데 고등학교 1학년짜리가 142~3km/h를 던지더라고요. “우와~!!” 하면서 뒤에서 다소곳이 서있었습니다. 저에게 세진이는 조용히 뒤에서 동경하며 바라만 볼 수 있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진짜 잘 던지더라고요. 세웅이형이랑 세진이는 어쩜 저렇게 잘하나 싶어서 매일 숨어서 세진이랑 세웅이형을 따라했습니다. 세진이 먹는 것도 “좀 줘봐라” 하면서 뺏어 먹곤 했었습니다. 

Q) 이준호 감독님과 각별한 사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최충연 선수에게 이준호 감독님은 어떤 존재인지 궁금하다. 
A) 중학교 1학년 때 대구중학교 시절부터 뵈었으니까 6년 동안 배웠던 코치님이십니다. 제가  좋은 곳으로 갈 수 있게 저를 만들어주신 분이시죠. 시즌 중 안 좋을 때도 자주 찾아뵙는데 기술적으로는 전혀 이야기를 안 해주십니다. 그냥 정신적으로나 이런 저런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십니다. 그러면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학교에서 캐치볼할 준비를 하고 있는 최충연
화창한 날씨 경북고에서 캐치볼 하고 있는 최충연

 

Q) 고교시절 최고의 기억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당연히 봉황대기 결승전입니다. 그때 제가 선발로 나가서 7이닝 정도 던지고 뒤에 세진이가 마무리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살면서 전국대회라는 곳에서 첫 우승을 해봤던 것이 바로 그때였었으니까요. 그 대회 4승을 해서 제가 MVP를 받았었습니다.

Q) 선배이니만큼 쓴 소리를 할 때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충연 선수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 경북고가 최근 성적이 안 좋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옛날에 제가 운동할 때는 소위 말해서 ‘쪼이는’ 맛이 있었습니다. 코치님‧감독님들이 지시를 하시거나 대회가 다가오면 '할 땐 하자' 하는 나사가 꽉 조이는 듯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학교에 나와 보니까 야구에 대한 욕심이나 열정이 옛날 제가 있을 때에 비하면 많이 부족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2. “내가 최충연인데~ 라는 마음가짐으로 프로 마운드에 올라갔다가 지옥을 맛봤었죠.”

<최충연의 프로 1~2년차는 처참했다. 나름 전국 최고급 투수라고 칭송받고 대표 팀에도 뽑혔었던 최충연에게는 너무나도 큰 시련이었다. 그는 고백한다. 자신 있게 프로 마운드에 올라갔다가 지옥을 맛 봤다고 … ‘드디어 내가 야구를 그만둘 때가 되었나 보다.’ 라는 마음까지 들었었다고 말이다. >  

 

"자신감 있게 마운드에 올라갔다가 지옥을 맛봤다" (이미지출처 : 연합뉴스)


Q) 아마추어하고 프로하고 다른 점이 어떤 부분이던가. 
A) 고등학교에서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프로에 계신 타자 선배님들은 급 차이가 심하게 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고등학교 때 그렇게 던지고 ‘내가 최충연인데~’ 라는 자신감을 갖고 프로 마운드에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저는 지옥을 맛봤습니다. 눈을 뜨고 있는 게 지옥일 정도로 많이 맞았습니다. ‘내가 해왔던 것은 야구가 아니었구나. 이제 야구를 그만둬야할 시기가 왔구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더라고요. 나무방망이를 몇 십 년 씩 잡으셨던 분들이니까 당연한건데 또래 아마추어들을 상대로 좀 했다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그걸 몰랐었던 거죠. 

Q) 충격도 심했을 것 같고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그런 위기를 어떻게 극복을 했는지 궁금하다. 
A) 극복을 못했습니다. 그때는 극복할 실력도 의지도 없는 멘붕 그 자체였습니다. 사람이 하도 많이 맞다보면 그냥 체념을 하게 되더라고요. ‘오늘도 올라가면 10점정도 주겠지’ 라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가게 되고 그날은 5점만 주니까 ‘이야~ 선방했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살면서 그렇게 맞아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작년 1군에서 불펜으로 시작할 때는 마음이 진지해졌습니다. ‘절대로 점수를 주면 안 되겠다. 중간투수로서 점수를 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라는 마음으로 이를 앙다물고 악착같이 던졌습니다. 그게 많이 달라진 점이죠. 

 

몸풀기전 가볍게 러닝을 하고 있는 최충연

 

Q) 사실 프로선수가 되면 일거수 일투족이 도마 위에 오른다. 최충연 선수는 한동안 부진했기에 많은 질타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A) 모든 것은 처음에 상처를 받고 힘든 시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힘들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저에게 막 욕을 하고, 제 가족 욕을 하고… 제 인생을 바쳐온 야구 때문에 이렇게 욕을 먹는 것에 대해서 잘 이해를 못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잘하고 싶으면 다 잘했지 내가 못하고 싶어서 못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욕을 먹어야 하나’ 싶기도 했습니다. 속으로 저도 같이 욕하기도 하고 한번 씩 댓글을 보고 엉엉 울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다 부질없더라고요. 시간이 지나고 저도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다보니까 ‘팬 분들이 열정적으로 야구를 좋아하시는 구나~ 그리고 응원하시는 팀이 더 잘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쓰시는구나.’ 싶어서 이해를 하게 되더라고요(웃음). 저도 이제 나름 프로 4년차에 접어드니까 마인드가 많이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Q) 반대급부로 기억나는 팬도 분명히 있을 것 같다. 고마운 분들에 대한 이야기도 좀 해 달라.  
A) 당연히 기억나는 팬 분들 많죠. 제가 또 기억력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야구장 오시면 남성분이나 여성분 모두 거의 모든 게임을 따라다니시는 분들이 있으세요. 지나가면 선물도 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하셔서 너무 감사하죠. 그런데 가끔은 저렇게 매일 오시면 힘드실까봐~ 돈도 많이 드니까~ 가끔씩은 집에 TV도 있고~ 편하게 보시면 안 될 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웃음). 절대 오해하지마세요. 팬 분들은 소중하기에 혹시 힘들어서 아프시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되어서 하는 말이니까요. 

 


3. 2018년 환골탈태 최충연 “혹사요? 전혀 힘들지 않았고 그저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최충연은 올 시즌 무려 91.2이닝을 던졌다. 모든 불펜 중 최고 이닝이다. 그러함에도 그는 전혀 싫은 내색을 피력하지 않는다. 혹사 우려에도 오히려 자신을 필요해서 던지게 해줘서 감사하다고만 거듭 말할 뿐이다. 그저 올해는 행복하기만 했다는 것이 최충연의 말이다> 

 

 

Q) 91.2이닝이나 던졌다. 혹시 힘들거나 어디 아픈 곳이 있거나 하지는 않는지 궁금하다. 
A) 딱히 피곤하다거나 힘들다거나 아프다거나 하는 것은 일체 없습니다(강조). 팀에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만큼 저를 써주셨기 때문에 힘들다기보다는 제가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올라가서 얻은 것이 많기 때문에 전혀 힘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행복했고 감사했죠.  

Q) 2018년 여러 영광의 순간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이 남는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하다. 
A) 역시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이죠. 결승전을 벤치에서만 보는데도 오금이 저렸습니다. 사실 그 이전까지는 크게 실감이 안 났었어요. 한국처럼 관중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냥 고등학교 시합한다는 느낌이 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야구장이 많이 어수선했습니다. 그런데 9회 말에 우람 선배님이 올라가시고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금메달이라는 생각이 들자 실감이 나더라고요. 

Q) 작년 페넌트레이스에서 최고의 경기와 최악의 경기를 한경기씩만 꼽아 달라. 
A) 역시 첫 세이브 할 때가 가장 기억이 납니다. 그때 너무 긴장해서 솔직히 마운드에서 토하는 줄 알았습니다. 반대로 제일 안 좋았을 때는 첫 블론세이브를 했을 때 였던 것 같습니다. 첫 경험이라 정신적 압박감이 상당했던 것 같습니다. 대호 선배님에게 사직에서 라인선상 끝내기 2루타 맞은 기억도 문득 납니다. 

Q) 작년에 비해서 정말 일취월장 했다. 최충연 선수는 어떤 부분이 가장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다른 무엇보다 신체능력이 많아 나아진 것 같습니다. 근육 량 등이 많이 올라온 것 같아요. 몸이 받쳐주니까 밸런스도 좋아지고 다른 면에서도 좋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Q) 투구 폼이 변화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설명을 좀 부탁한다. 
A) 작년 시범경기 때 까지만 해도 옆으로 팔이 많이 돌았습니다. 그러다보니 형들이 공이 훨씬 잘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매일 올라갈 때마다 8점씩 주고 내려오다보니 이게 야구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떤식으로든 변화가 절실했습니다. 그때 코치님들과 민호 형이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되던 안 되던 그냥 찍어 눌러 보자’라고 하고 시작한 것이 시즌 들어가서 무실점 경기가 늘어나는 등 느낌이 ‘팍’ 하고 와서 지금의 폼이 완성이 되었습니다. 

Q) 사실 팔 높이를 변경하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다. 잘못하면 부상이 올수도 있고 밸런스가 다 깨질 수도 있다.  
A) 저도 처음 팔을 올렸을 때는 원래 궤도가 아니니까 근육이 적응을 해야 해서 굉장히 많이 불편하고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살살 던졌습니다. 그런데 계속 던지다보니 어느 순간 몸이 적응을 하더라고요.  

Q) 현재 정확히 던지는 구종이 어떻게 되나. 무엇보다 슬라이더가 참 좋아진 느낌이다.  
A)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에 가끔 포크볼(스플리터)을 던집니다. 슬라이더는 참 많이 좋아졌죠. 그 전에 던지던 슬라이더는 손목을 안틀고 빼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슬라이더가 구속도 안 나오고 각이 영 아니더라고요. 저는 슬라이더를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던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시범경기 때 정말 이제는 모르겠다 싶어서 커브 던, 슬라이더 던 내가 던지고 싶은 대로 던지자고 생각하고 마음껏 던졌는데 딱 한 개가 손에 딱 하고 걸렸습니다. 굉장히 빠르게 가면서 꺾이더라고요. 그 느낌 그대로 찾으려고 하다 보니 지금의 슬라이더가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슬라이더를 실밥을 비틀어서 친다고 하는데 저는 손목을 꺾어버립니다. 그럼 더 빠르고 잘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나오더라고요.  

Q) 차우찬에게 배웠다는 포크볼은 잘 써먹고 있나. 
A) 잘 써먹고 있죠. 슬라이더의 비중이 커지니까 가끔 포크볼을 가끔 하나씩 던지니까 좋더라고요. 제 포크볼은 또 약간 서클처럼 떨어지는 구질입니다. 효과 만점이죠.  

 


5. 2019년은 선발투수? 선발과 마무리에 대한 최충연의 솔직담백한 생각 

<2019년 최충연은 선발투수 후보로서 언급이 되고 있다. 하지만 강력한 마무리 후보이기도 했다. 과연 그는 선발과 마무리 중에서 어느 쪽에 더 마음이 가 있는 것일까. 선발과 마무리에 대한 그의 솔직한 속내를 들어보았다.> 

 

최충연의 개인적인 희망은 선발 투수

 

Q) 사실 작년 최충연 선수는 완급은 많이 좋은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A) 맞습니다. 저도 완급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작년에는 제가 필 승조였기 때문에 나가는 상황이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무조건 ‘강강’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몇 년을 잘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내 온 힘을 쥐어짜서 그냥 필사적으로 던질 수밖에 없었던 거죠. 완급조절보다는 이 상황을 넘기는 데에만 초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Q) 최충연 선수의 이야기가 옳다고 생각한다. 많은 삼성라이온즈 팬들이 선발 최충연을 원한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혹시 최충연 선수는 선발과 마무리 중에 어느 쪽이 편한지 궁금하다. 
A) 초등학교 때부터 선발을 꿈꿔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선발은 투수의 꽃이고 게임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정말 매력이 있죠. 지금은 나이가 어리니까 이것저것 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굳이 제 의견을 이야기하라면 궁극적인 목표는 선발인데 제가 이겨낼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웃음).  

 

"아직 젊으니까 이것저것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미지출처 : 연합뉴스)

 

Q) 사실 올 시즌 심창민이 입대하면서 가장 강력한 마무리 후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마무리로도 뛴 만큼 마무리는 성공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데 마무리 욕심은 없었나. 
A) 솔직히 없다면 거짓말이죠. 작년에 중간에 창민이형이나 필준이 형이 마무리하는 것을 보면서 (우)규민이 형에게 마무리도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규민이 형도 선발이랑 마무리가 투수의 꽃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생각만 하고 있었고 시켜달라는 말씀을 드린 적도 없는데 감독님이 마무리를 또 시켜주시더라고요. 정말로 재미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Q) 갑자기 문득 생각이 난 질문인데 감독님께서 공식적으로 선발을 준비하라고 하시던가. 
A) 아니요. 저는 직접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고 기사를 보니까 그렇게 나오더라고요. 제 주변에서는 “충연이 선발 한다며? 준비 잘해라” 라고 하시던데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알았지’ 싶더라고요(웃음).  

 


6. 최충연의 주변 사람들 - 규민이형, 민호형, 그리고 오치아이 코치님 

<최충연은 팀에서 가장 친한 선배로 우규민 선배를 꼽고 있다. 그리고 강민호 선배, 오치아이 코치님이 그에게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라고 말한다.>

 

불펜피칭을 마무리하며 이날 훈련을 마무리 짓는 최충연 

 

Q) 투수 조에서는 어떤 선수와 친한가. 
A) (우)규민이 형이랑 (장)필준이 형이랑 친합니다. 특히 규민이 형은 베테랑이시라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배울 점이고 세세하게 잘 알려주십니다. 경기 전 어떻게 준비를 해야 되고 경기 끝나고는 어떻게 해야 되며 일상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알려주십니다. 

Q) 강민호 선수가 들어와서 젊은 투수들이 성장을 했다는 이야기가 많다. 젊은 투수 입장에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좀 부탁한다.  
A) 저는 마운드에 올라가면 저 할 거 하기 바빠서 많이 쫓기는 편입니다. 볼 배합이나 이런 부분들을 파고들 여유가 없습니다. 이런 부분을 민호 형이 커버 해주십니다. 제가 흔들리면 올라와서 “야~ 뭐 있나. 그냥 던져!!~ 형이 다 알아서 할게. 니 잘못 아니야~ 형 잘못이니까 믿고 던져”라고 하면 저 같은 어린 투수들은 마음을 푹 놓고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민호형도 규민이 형이랑 비슷합니다. 

 

강민호와 최충연(이미지출처 : 삼성라이온즈)
강민호와 최충연(이미지출처 : 삼성라이온즈)

 

Q)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님에 대해서도 조금만 이야기 해 달라. 개인적으로 너무 궁금하다. 
A) 지금까지 제가 만났봤던 코치님들 중에 가장 파격적인 분이십니다. 한국 코치님들은 대부분 폼이나 이런 것을 세세하게 지도 해주시거든요. 이 부분은 이렇게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콕 집어서 지도해주시는데 오치아이 코치님은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라” 라고 하십니다. 다만 하고 싶은 대로 하되 책임질 수 없을 것 같으면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사람이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혼자 깊은 생각을 하고 혼자 결단을 내리고 혼자 해봅니다. 자기가 깊은 생각을 하고 시도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게 자기 것이 되는 경우가 많죠. 그리고 시합 때는 ‘잘 못 되도 좋으니까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후회 없이 내려오라’고 하십니다. 코치님이 다 책임진다고 하시니까 굉장히 신뢰가 가고 파격적이시죠. 감독님은 투수들에게는 말씀을 거의 안하십니다. 

Q) 워낙 많은 타자들을 상대해봤다. 어떤 타자가 제일 상대하기 힘들던가.
A) 저에게 꼽으라면 이대호 선배님이랑 (이)정후입니다. 정후는 삼진이 없더라고요. 공을 너무 잘보고 컨택이 너무 좋아서 상대한 타자 중에 제일 힘들었습니다. 

 


7. 최충연의 이런저런 사생활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 

<기자가 만나본 최충연은 엉뚱하면서도 순수하고 위트가 넘치는 청년이었다. 때론 너무 솔직해서 도대체 이 말을 어디서 어떻게 걸러내야 할지 고민할 정도였다. 그에게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적어도 그와 함께하는 시간동안 마음껏 웃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라이온즈 선수들과 사진촬영 중인 최충연 (이미지출처 : 연합뉴스)

 


Q) 문득 훈련소에 다녀왔던 기억이 궁금해진다. 그때 이야기 좀 해 달라. 
A) 저는 50사단으로 다녀왔는데 제 생애 처음으로 ‘사회와의 단절’ 이라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오키나와에 전지훈련 갔을 때도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사회와의 단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여기 가니까 휴대폰도 없고 책도 제 시간에 못 읽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하고 여러 가지 제약을 많이 받으니까 정신적으로 힘들더라고요. 저는 훈련소만 가면 되는데도 그렇게 힘들었는데 일반 장병 분들은 얼마나 힘드실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존경하는 마음이 저절로 일었습니다. 정말 우러러보고 진심으로 그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라에서 주시는 이런 큰 특혜에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선수 생활에 임하겠습니다.

Q) 미혼인데 결혼은 빨리 안하고 싶나. 야구하는 것만큼만 연애하면 결혼하는 것은 일도 아닐 것 같다.  
A) 결혼은 무조건 빨리하고 싶습니다. 애가 저랑 나이차가 적어야 나중에 애가 커서 제가 버림받는 일이 없지 않을까요(웃음). 그리고 나이 차이가 적어야 유대형성이 잘된다고 하더라고요. 가정이 있어야 밖으로 새는 것이 없어지고 기틀이 잡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좋은 사람이 생기면 결혼은 최대한 빨리 하고 싶습니다. 

 

아시안게임에서 역투하고 있는 최충연 (이미지출처 : 연합뉴스)

 

Q) 야구 외에 취미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컴퓨터게임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집에 새 식구가 들어와서 너무 좋습니다. 제가 동물을 엄청 사랑합니다. 동물을 보면 너무 귀여워서 미치겠더라고요. 

Q) 혹시 최충연 선수 연봉계약 했나. 
A) 아직 안했습니다. 

Q) (농담으로)이번에 많이 던졌으니 300% 안 올려주면 도장 찍지 마시라. 
A) 그래야할 것 같습니다. 근데 그 정도 주실지 모르겠네요(웃음). 그리고 어차피 돈을 받아도 첫 월급 때부터 지금까지 월급은 전부 아버지께 드립니다.

 


8. “2019년 목표는 선발 1승 … 실력 되면 해외도전 당연한 것 아닌가요?”

< 그에게 2019년 목표는 일단 선발 1승이다. 일단 선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첫 승이 먼저다. 그리고 그는 당당하게 말한다. FA연차가 되고 그만한 실력이 된다면 해외에 도전하고 싶다고 …  프로야구 선수에게 더 높은 곳으로의 도전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이다 > 

 

"2019년 제 목표는 선발 1승"

 

Q) 이번 달 말에 캠프로 떠난다. 어떤 부분을 가장 많이 보완할 생각인가. 
A) 저는 길게 봐야 하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 부상이 없도록 체력적으로 끌어올리려고 합니다. 체력만 따라가면 나머지 부분들은 전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2019년 개인적인 목표가 어떻게 되나. 
A) 첫해 때 선발로 10승을 한다고 제가 이야기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 나이 먹도록 아직 선발로 1승도 못해봤습니다. 진짜~ 제가 생각해도 너무 어이가 없네요(웃음). 3년 동안 선발로 10경기 정도는 나갔었던 것 같은데 한 번도 못 이겼습니다. 그래서 첫 선발승이 2019년 목표입니다. 선발로 나가서 못 던지면 또 선발에서 잘릴 수 있으니까요.  

Q) 문득 기억이 나는데 최충연 선수는 잘 던지다가 5회에 갑자기 무너졌던 경기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난다. 
A) 저는 전광판을 보면 절대 안 됩니다. 목표가 눈앞에 있으면 제가 이성을 잃습니다. 

Q) 혹시 도쿄올림픽에 대한 욕심도 있나. 
A) 당연히 있죠. 다만 제 성적이 뒷받침이 돼야 갈 수 있는 곳이니 지금은 눈앞에 있는 것들부터 차근차근 헤쳐 나가려고 생각중입니다. 혹시나 올림픽에 불러주시면 국가를 위해서 팔 빠져라 정말 열심히 던질 것입니다.  

 

"실력이 된다면 해외도전 당연한거 아닌가요?" 

 

Q) 아직은 먼 미래이기 때문에 ‘꿈’ 정도로 정리해두면 좋을 듯하다. 만약에 FA를 신청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지금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고 최충연 선수를 불러주는 곳이 있다는 전제하에 해외에 나가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 
A) (기자를 쳐다보며) 당연히 나가야죠. 모든 야구 선수들의 꿈은 해외진출에 있는 것 아닌가요? 

Q) 정말인가? 그 말 그대로 기사에 쓰겠다.  
A) 예~ 그러셔도 됩니다. 만약 제가 그때 모든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도전할 만한 기량이 된다면 당연히 도전해야죠.  

Q) 지금의 기량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국내에 있으면 최충연 선수의 몸값은 엄청날 텐데 그래도 해외로 나가고 싶나. 
A) 돈보다는 꿈이 먼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기량을 유지한다는 전제이니 그때쯤이면 돈은 어느 정도 주머니에 차 있지 않을까요(웃음) 

Q) 마지막 질문이다. 최충연 선수는 어떤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나. 
A) 팀에서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일단 그것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그것을 한 차원 뛰어넘어서 제가 나서면 팀의 결과를 확실히 내줄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조르바 2019-01-16 15:29:10
기사 잘 봤습니다.
최충연 선수 화이팅 입니다.
오랜만에 교정을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dydwo 2019-01-16 23:28:50
다른건 다 잘하고 있다~~하나만 충고하자면~~ 결혼은 일찍하면 야구에 완전집중하기 어려워 결혼은 좀 천천히 하는게 훨씬 낫다~~대투수로 거듭날려면~~연구하고 집중하고 쉬는시간에 놀지 않고 관리를 해야 하므로
결혼은 천천히~~30살까지 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