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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좌완열전] '한화 1차지명 강력 후보' - 충청권 최고의 좌완 홍민기
[2019 좌완열전] '한화 1차지명 강력 후보' - 충청권 최고의 좌완 홍민기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2.02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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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유연성‧신체조건 바탕으로 한 빼어난 공 끝 보유 … 아직 불안정한 제구가 관건

현재는 비시즌 기간이다. 각 구단 스카우터 들은 아래지방(서울)에서 위로, 위(부산)에서 아래로 각자 경로를 정해서 학교들을 나누어 탐방한다. 그런데 서울‧경기는 대부분의 학교가 해외전지훈련을 떠났기에 첫 시작점은 충청권역이 된다. 그리고 위에서 올라가는 팀들이 가장 먼저 들리는 곳이 대전고다.

모든 스카우터 들은 대전고를 거치지 않고서는 절대 위로 올라가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전고에는 홍민기라는 특급 유망주가 있기 때문이다. 홍민기는 한화이글스 1차지명 강력한 후보이자 2019시즌 대전고 성적의 키를 쥐고 있는 주력 투수이기도 하다. 

 


1. 1학년 때부터 ‘리틀 김광현’으로 주목받은 홍민기 … 2학년 때 깊은 방황의 수렁에 빠지다  

 

 

2019 대전고의 에이스 홍민기(185/86, 좌좌, 3학년)


홍민기(185/86, 좌좌, 3학년)는 법동초등학교를 나왔고 한밭중학교를 나왔다. 한밭중 시절 투수‧외야수였다. 중학교당시 대전 한밭야구장을 넘기는 장외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타자 겸 투수였다. 이 장면을 지켜본 대전고 김의수 감독이 무슨 일이 있어도 스카우트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덤벼서 데려온 특급 유망주다. 1학년 때부터 홍민기는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1학년이면서도 4월 7일 북일고와의 경기에 등판할 정도였다. 그 뿐 아니라 용마, 광주일고 등 강호들과의 대결에 집중 투입되었다. 구속도 140을 가볍게 넘겼다. 대전 팬들과 스카우터들이 흥분했다. 구속도 구위도 1학년치고 매우 훌륭했고 스타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민기는 이듬해(2018년)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부상이 겹쳤고 자신이 원하던 야구가 되지 않자 마인드도 흔들렸다. 작년 중계를 탔던 황금사자기도 마찬가지다. 부상으로 3개월을 쉰 뒤 3번의 불펜피칭만 한 후 올라갔다. 흔들리던 홍민기를 강하게 잡은 것이 김의수 감독이다. “민기에게 딱 한번 정말 크게 뭐라고 한 적이 있었다. 이런 식으로 할 거면 야구 그만두라고 운동장에서 화를 냈었다”는 뒷이야기를 전한다. 일종의 충격요법이다. 그리고 김 감독 휘하 코칭스테프의 이런 노력 끝에 홍민기는 기나긴 부진의 깊은 질곡을 빠져나오고 있다.

오랜만에 대전고에서 만난 홍민기는 작년보다 훨씬 좋은 표정으로 기자를 맞아주었다. 

 


2. “직구의 공 끝이 다르다” … 프로의 직구를 보유하고 있는 홍민기 

 

 

“첫눈에 꽂혔다”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기자는 홍민기에게 꽂혔다(기자는 대전고에 총 2번을 방문 했고 두 번에 걸쳐 불펜 전력투구를 관찰했다). 왜 홍민기가 1~2학년 때 좋지 않은 성적에도 많은 관심을 받는지 키움, kt, 한화 스카우트 팀을 앞에 놓고 펼친 80여 개의 전력투구는 알려주고 있었다.  

첫 번째 홍민기가 갖고 있는 엄청난 유연성이다. 홍민기는 상‧하체가 모두 유연하다. 대전고 김의수 감독은 다리를 쫙 찢고 수그렸을때 가슴이 바닥에 닿을 정도라고 설명한다. 공을 던질 때 본 홍민기의 유연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몸이 유연해서 상체‧하체가 모두 엄청나게 앞으로 나간다. 상체가 많이 숙여질 시 어깨가 유연하지 않으면 무리가 가기 때문에 팔이 일찍 펴지거나 뒤에서 그냥 던져버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홍민기는 어떻게든 그 팔을 앞으로 끌고나온다.

홍민기의 투구를 지켜본 A구단 스카우터는 “대단한 유연성이다. 저렇게 공을 앞에서 끌고 나와 던지니 공 끝이 좋을 수밖에 없다. 다른 선수 같으면 저렇게 끌고나오지 못할 것.” 이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홍민기의 역동적인 투구폼 

 

하체를 잘 쓰는 홍민기의 넓은 스트라이드 

 

굉장히 앞으로 끌고 나가서 공을 때리는 홍민기 

 

두 번째 공을 때리는 감각도 훌륭하다. 결론부터 명확하게 이야기하면 직구는 제구도 많이 회복되었고 구위도 상당부분 회복되었다. 이정도면 프로의 자질이 보이는 직구라고 할 수 있다. 아직 구속은 완벽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공이 뻗어 나오는 느낌이 좋다. 이는 현장에 있는 스카우트 전원이 인정한 부분이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공 끝의 힘은 1. 얼마나 앞으로 끌고 와서 던질 수 있느냐  2. 던지는 순간 얼마나 강한 힘을 실어 줄 수 있느냐(우리는 이걸 공을 때리는 능력이라고 표현한다)로 결정된다.

앞에서 던질 수 있는 능력은 상‧하체의 유연함과 팔다리의 길이 및 스트라이드 및 밸런스가 관건이고 공에 힘을 실을 수 있느냐는 던지는 순간의 팔 스윙과 손 감각이다. 홍민기는 두 가지가 모두 괜찮다. 팔 스윙도 아주 빠른 편은 아니지만 평균 이상이다. 이날 방문한 B구단 스카우터는 홍민기의 직구를 보고 “우리가 못 뽑겠는데?(한화 1차지명을 의미하는 농담). 차비 버렸네.”라는 농담을 연발할 정도였다. 

세 번째 신체적인 조건이 좋다. 좌완투수로서 185cm의 키면 충분하다. 너무 빼빼 마르지도 않았고 뚱뚱하지도 않다. 옆에서 딱 보면 팔다리도 상당히 길다. 꽤 잘 빠진 몸이다. 이 정도 신체조건이면 전국 좌완 투수 중 탑 랭크라고 봐도 된다.(김의수 감독의 이야기를 참고해보면) 단거리 달리기도 잘한다고 하는 걸 봐서 충분히 힘을 쓸 수 있는 몸이다.  

 

 

3. 많이 안정되었지만 아직은 불안정한 제구 및 변화구, 과연 잡을 수 있을까?  

 

 

 


작년에 비하면 상‧하체 밸런스는 굉장히 많이 잡혔다. 작년에는 스모선수처럼 상체가 엎어지며 상하체가 완전히 따로 노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지만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정하다. 특히 앞에서 던지는 것을 의식하다 보니 지나치게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는(머리가 앞으로 나가는) 단점이 눈에 띈다. 이를 본연의 유연함으로 커버하지만 어느 정도 선에서 자신이 공을 때리는 일정한 파워포지션을 찾아내야한다. 불펜피칭을 할 때 김의수 감독과 오종민 투수 코치가 계속 “머리, 머리 잡아”를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 그러면 제구는 계속 흔들릴 수밖에 없고 공 끝의 힘도 들쑥날쑥해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공을 던지는 순간 글러브를 낀 뻗은 오른손이 옆으로 떨어지며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점이 눈에 띈다. 글러브를 낀 손은 공을 던질 때 어찌되던 크게 상관이 없다. 하지만 그걸로 인해서 몸이 기울어진다면 그 또한 제구를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세 번째는 변화구다. 가장 중요한 과제인데 아직은 변화구가 많이 풀린다. 홍민기를 보기 위해 방문했던 A구단은 “아직 변화구가 많이 풀린다. 직구가 150km/h를 넘어가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변화구가 안 되면 시즌 들어가서 쉽지 않을 텐데…”라는 우려스러운 말을 내뱉었다. 당장 이번 시즌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힘든 것 또한 변화구 때문이다. 변화구와 직구를 던질 때의 폼도 다를뿐더러 제구도 정상급과는 거리가 있다.

변화구는 직구보다 더 빠른 팔 스윙에서 나와야 타자들이 속는다. 또한 자신만의 “공을 빼는? 혹은 공을 때리는? 혹은 공을 살짝 놓는” 포인트를 확실히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홍민기는 공을 때린다기보다 온 몸을 이용해서 공을 짓누른다는 느낌이 강한 투구 폼을 지니고 있어서 직구보다 빠른 팔 스윙이 나오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놓는 포인트도 들쑥날쑥하다. 현재 김의수 감독과 홍민기는 변화구 연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4. ‘가능성은 특급 좌완 투수’ 대전고 홍민기, 북일고 3인방 넘어 1차지명 정조준

 

 

홍민기, 북일고 3인방과 1차지명 경쟁중 

 


홍민기는 1차지명 후보자인 만큼 높은 레벨의 라이벌들과 비교되어야 함이 당연하다. 3학년이고 프로지명을 앞둔 선수 인만큼 비교는 숙명이다. 이러한 비교는 세계청소년대표팀 선발에도, 1차‧2차지명에 즉각 반영된다. 
 
사실 올시즌 홍민기를 예측하면서 작년 1차지명자들(김기훈, 원태인, 서준원)만큼 뛰어난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 아직은 대답을 유보해야할 듯하다. 변수가 많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프로에서의 가능성을 묻는다면 대답은 또 달라진다. 그만큼 지금당장보다 홍민기가 지니고 있는 가능성을 스카우터들은 높게 평가한다.  

홍민기는 불안정성으로 점철된 투수다. 하지만 그러한 불안정성이 홍민기의 가장 큰 매력이다. '불안정성' 은 어디로 얼마나 튈지 모르는 ‘무한한 가능성’의 동의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급좌완 유망주 홍민기, 과연 1차지명 차지할까?

 

현재 연고지역인 한화이글스 스카우트 팀은 홍민기의 상태를 세심하게 체크하고 있다. 이미 작년 8월부터 홍민기의 모든 폼의 변화과정을 한화는 알고 있다. 이정도면 한화가 거의 1대1 마크를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만큼 홍민기가 핵심 후보라는 증거다. 김의수 감독은 "우리의 자존심이다. 꼭 1차지명을 받 수 있게 만들 것이고 그만한 자원"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한화이글스 이상군 스카우트 팀장은 “우리는 (1차지명을)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1차지명 여부와는 별개로 홍민기가 2차지명에 나온다면 드래프트 전체 1라운드에 뽑힐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는 것은 분명하다.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작년 전체 고졸 2순위이자 해외파 포함 2차 전체 5번이 부산고 좌완 이상영 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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