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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준' 대구고 vs '감춘' 광주일고 - 2019시즌을 조망하는 고요한 빅매치
'보여준' 대구고 vs '감춘' 광주일고 - 2019시즌을 조망하는 고요한 빅매치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3.12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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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건 3.1이닝 5K 무실점 완벽투... 광주일고 정해영.이의리 원투펀치 건재 과시

3월 8일 명문고야구열전 대구고 vs 광주일고의 경기는 덕수고 vs 북일고와 더불어 이번 대회 예선 중에서는 최고의 빅매치다. 덕수고와 북일고가 좀 더 스타플레이어들의 활약에 치중된 느낌이라면 덕수고와 광주일고의 경기는 팀에 조금 더 관심도가 쏠려있고 올시즌 판도를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왜냐하면 광주일고와 대구고는 2019시즌 강력한 우승후보이기 때문이다. 

 

 

2019시즌 우승후보 대구고 vs 광주일고

 

 

대구고는 확실히 우승후보로서의 위용을 갖추고 있다. 특히 에이스 이승민이 전국 최고급 투수로 진화중이다. 물론 프로 드래프트의 기준에서는 최고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고교 야구 무대에서 이승민과 맞대결해서 이길 수 있는 투수는 흔하지 않다. 설령 소형준, 최준용, 안인산 등이 온다고 해도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을 정도의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여도건과 한연욱도 상당부분 컨디션을 회복한 모양새다. 특히 여도건(180/95, 좌좌, 3학년)은 이번 명문고열전에서 구속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선발등판한 여도건은 3.1이닝동안 무안타 무볼넷에 무려 5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구속도 많이 올라와 대구고 스피드건 기준 138km/h를 기록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140km/h까지는 충분해 보인다. 직구도 묵직해졌고 슬라이더도 작년에 비해 더 예리해졌다.   

 

 

여도건 3.1이닝 5K 무실점

 

 

이 세 명이 건재하다면 올 시즌도 대구고 마운드는 강하다. 중간도 큰 걱정이 없다. 사이드암 서준우(177/86, 우우, 2학년)와 좌완 박성우(170/75, 좌좌, 3학년)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선에서는 점점 신준우(177/75, 우우, 3학년)가 좋아지고 있다. 이날 광주일고와의 경기에서 경기를 마무리 짓는 쐐기 스리런을 작렬시켰다. 작년에 비해서 훨씬 더 완숙해진 느낌이다. 

광주일고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격수 정도웅(176/83, 우우, 3학년)이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이 큰 성과다. 이번 명문고열전만을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이날 경기에서는 큰 무리없는 수비를 보여주었고 타석에서는 부동의 3번타자로 자리잡은 이유를 증명했다. 한연욱에게 대형 솔로 홈런을 작렬시키기도 하였다. 

 

 

 

 

광주일고 야수들

 

 

여기에 포수 한지운, 3루수 정창대 등도 무난한 활약 보였고 외야수 박시원(185/82, 우좌, 3학년) 또한 중견수에 무리없이 적응하고 있다. 박시원은 “제 중견수 수비가 불안하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외야 수비는 정말 자신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자신의 수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하였다(한편 박시원이 어깨통증으로 2경기 연속으로 중간에 빠지며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또한 외야수 조형우(185/85, 우우, 2학년)는 5-1에서 2점을 따라가는 투런홈런을 작렬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광주일고의 수비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듯 보인다. 7회 내야수들의 연계플레이가 흔들리며 대량실점을 했기때문이다. 윤성웅(183/82, 우우, 3학년),  류민승(183/80, 우우,2학년) 등은 경기경험이 많지 않기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7회 상대 팀의 연계플레이 실책 때 홈으로 쇄도하는 이승호

 

 

광주일고의 원투펀치도 건재하다. 정해영(189/801, 우우, 3학년)은 이닝 2.1이닝동안 1피안타 무사사구 4삼진 무실점의 엄청난 맹위를 떨쳤다. 특히 우타자 몸쪽 – 바깥쪽을 넘나드는 슬라이더는 명불허전 그 자체였다. 원래좋았던 제구도 더 좋아졌다. 고교 투수 같지 않은 노련함과 완급조절 능력을 과시했다. 신장도 189cm까지 크면서 피지컬 괴물로 성장했다. 

이의리(178/70, 좌좌, 2학년)는 비록 140km/h정도 까지 밖에 스피드가 나오지 않지만 좋은 볼끝을 자랑했다. 이날 삼진을 당한 현원회는 “정말 볼끝이 좋다”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팀 동료 박시원 또한 "청백전에서 의리 볼은 제대로 쳐 본적이 없다"라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만큼 올시즌 필승 카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했다. 

 

광주일고 이의리 등판

 

 

다만 광주일고의 아킬레스건도 드러났다. 이의리, 정해영 이외에 믿을만한 투수가 눈에 띄질 않는다. 이승훈(177/75, 우우, 3학년), 김형준(181/76, 우우, 3학년), 손수인(185/80, 우좌, 3학년), 조병용(181/90, 우우, 3학년)  3학년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부진하다. 그나마 홍효근(184/75, 우우, 2학년), 김지민(181/80, 좌좌, 2학년)이 있긴 하지만 그 또한 아직은 미완의 대기다. 고교무대에서 얼마나 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과연 정해영과 이의리 두 명으로 우승권에 근접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듯 하다.

한편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광주일고를 압박한 대구고의 8-4 완승으로 끝이 났다. 광주일고는 이날 경기로 명문고열전 2패로 탈락이 확정되었다. 양 팀이 1-1로 맞선 상황에서 대구고에 빠른 발에 광주일고의 실책이 속출하며 5-1로 점수가 벌어졌고 신준우의 3점홈런으로 경기의 추가 완전히 대구고로 쏠렸다.  광주일고는 정도웅의 솔로홈런, 조형우의 투런홈런 등을 묶어 따라가기는 했지만 정해영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이후에는 대구고의 타선을 막아낼 재간이 없었다. 

 

 

대구고의 비밀병기 우완 전영준


 
경기 후 성영재 감독은 “우승후보는 무슨 우승 후보인가. 지금 이게 우리의 전력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광주일고는 이번 명문고열전 또한 연습경기의 일환으로 삼고 전력을 모두 보여주지 않고 있다. 정해영, 이의리 또한 철저한 등판간격을 맞춰주고 있으며 투구 개수를 채우자 승패에 관계없이 강판을 시켰다. 광주일고는 1차전 경기고와의 일전에서도 11실점을 하면서도 에이스들을 내지 않았다. 휴식일인 전날에는 개성고와 연습경기까지 치뤘다. 

반면 대구고는 감출 것 없이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실전보다 좋은 연습은 없다는 마인드로 모든 경기를 다 이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밀병기도 공개했다. 비록 이날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휘문고에서 전학온 188cm의 피지컬을 지니고 있는 우완 전영준이 그것이다. 손경호 감독은 "자질이 있는 선수다. 좋은 파워피처를 한번 만들어보겠다. 기대해달라"라고 기자에게 천명했다.  

각기 다른 노선을 그리고 있는 두 우승후보의 행보가 본 시즌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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