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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의 절치부심’ 대구 경상중, 제 20회 삼성기 왕좌를 거머쥐다
‘4년의 절치부심’ 대구 경상중, 제 20회 삼성기 왕좌를 거머쥐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3.24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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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정석현 최우수선수상, 신경민 우수투수상, 이승민 타점상 수상

'롯데기'가 부산의 상징이라면 ‘삼성기’는 대구의 상징이다. 고등학생들은 전국대회가 가장 중요하지만 대구 중학교 팀들에게는 그 온도를 비유하자면 삼성기가 아시안게임, 소년체전이 월드컵에 비견될 수 있을정도로 큰 대회다.     
 
이번 제 20회 삼성기는 경북 7팀, 대구 4팀 등 총 11팀이 참가했다.  그중 대구 경상중학교는 1차전 대구중학교를  7-0,  2차전 진성중학교를 8-1로, 3차전 경북협성중을 5-1로, 그리고 결승전에서 경운중을 5-2로 이기고 대망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사실상 차정환 감독이 사령탑에 부임한 이래 첫 정상등극이어서 더욱 기쁨이 배가 됐다.  


 

경상중학교, 제 20회 삼성기 야구대회 우승

 

 

대구의 경상중학교는 경복중, 대구중, 경운중과 더불어 대구야구를 떠받치고 있는 젖줄이다.   현재 대구고 감독으로 재임중인 손경호 감독이 무려 16년동안이나 지도를 했던 학교이며 열손가락으로도 다 꼽을 수 없는 무수히 많은 대회에 우승을 하며 일약 대구지역 최고의 명문학교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손경호 감독이 대구고로 적을 옮기고 한동안 부침이 있었다. 34세의 젊은 지도자 차정환 감독이 부임하며 한동안 다소 침체기에 빠져있었던 것. 그래서 도약의 발판이 된 이번 우승이 더욱 기쁘다. 이번 경상중의 우승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선수는 역시 신경민 - 정석현의 원투펀치다. 결승전에서도 정석현이 3.1이닝 신경민이 3.2이닝을 역투하며 5-2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상중 에이스 신경민

 

신경민(183/82, 우우, 3학년)은 삼성기 우수투수상을 수상한 선수다. 현재 대구 3개고등학교의 타겟이 되고 있는 대구 관내에서는 알아주는 우완정통파다. 신장이 183cm정도 되는데 공을 찍어서 던질 줄 아는 정통파다. 공이 묵직하게 꽂히는데다가 신체가 탄력이 있고 팔스윙도 좋아서 장래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는 재목감이다.

무엇보다 신경민은 이미 신장이 어느정도 갖춰져있고 유급도 하지않아 여러 가지로 좋은 조건을 많이 갖고 있다. 아직 본경기를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대략 130km/h이상을 던질 수 있다고 차정환 감독은 말하고 있다.  현재 팀의 중간마무리를 맡고 있는 투수다. 

 

 

 

 

신경민이 강속구로 윽박지르는 유형의 투수라면 정석현(180/78, 좌좌, 3학년)은 기교파 왼손투수다(본인은 179.8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반올림해서 180으로 표기한다). 삼성기 최우수선수이기도 하다. 전형적인 선발 스타일로 우타자 몸쪽 - 바깥쪽을 잘 이용하고 변화구 구사능력도 좋은 선수다. 이번 삼성기에서 4경기 중 3경기에 선발로 나설정도로 팀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번 삼성기의 공로를 따지자면 무조건 정석현이 맨 앞에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야구에서는 게임을 만들어주는 선발투수의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당장 스피드가 빼어나지 않지만 신장이 좋고 제구도 수준급이라 향후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좀 더 다듬으면 좋은 좌완투수가 될 자질이 있다.  정석현 또한 유급을 하지 않아 여러 조건들이 좋다(경상중에는 유급 선수가 2명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유급이 많은 대구지역에서는 드문일이다). 아직 중학생이기에 차 감독은 조금더 체중을 조절하고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면 스피드는 충분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기 최우수선수 정석현

 

 

 

 

올해 경상중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외야 3명이다. 현장에서 말하는 용어로 스타일이 좋다. 세명 모두 키가 큰 편이고 발도 빠르다. 일단 중견수이자 주장인 박도건(177/70, 우우, 3학년)은 신장도 크고 얼굴도 잘생긴 팀의 간판타자다. 배상호(178/64, 좌좌, 3학년)와 김지환(178,59, 우우, 3학년)도 마찬가지다. 아직 마르기는 했지만 중학생치고 키도 아주 크고 몸이 날렵해서 고교 감독들이 좋아할만한 선수들이다. 세명 모두 공수주가 모두 되는 호타준족들이다.

내야는 2학년들이 주축이 된다. 포수는 이승현(2학년)이다. 3학년 김주원이 갑자기 키가 크면서 투수로 전향을 하고 이승현이 주전자리를 꿰찼다. 1루수는 팀의 4번타자인 전현탁(177/70, 우우, 3학년)이 들어간다. 팀에서 가장 장타력이 뛰어난 선수다. 다만 삼성기에서 목 뒤에 데드볼을 맞아 최근 컨디션이 다소 떨어져있는 것이 걱정이라면 걱정이다. 

 

 

 팀의 주장이자 3번타자 박도권

 

 

2루수는 이승민(2학년), 3루수는 김신형(3학년), 유격수는 이승준(3학년)이 이번 대회에서 활약했다. 이승민은 이번 삼성기에서 유일하게 타점상을 받으며 맹활약한 선수다. 3학년 박건우가 시즌 시작하기 직전 손가락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삼성기에 주전으로 뛰는 행운을 누렸고 그 행운을 타점상으로 보답했다. 3루수 김신형은 이번 삼성기의 영웅이다.

이번 대회에서 경상중학교가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좋은 수비다. 그 수비의 중심에 김신형이 있었다. 김신형은 수비가 안되서 차정환 감독이 아침훈련을 마다하지 않고 맹훈련을 시켜 현재까지 끌어올린 선수라서 더욱 애착이 있다. 유격수는 이승준은 대구고에 입학한 선배 박장민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키는 작지만 센스가 좋은 선수로 알려져 있다. 

 

 

(왼쪽부터) 이연승 야수코치, 차정환 감독, 오대석 인스트럭터, 김종화 투수코치, 이상철 야구부 부장

 

 

경상중은 사실 올해 우승전력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러함에도 이번 대회를 우승한 것 자체가 차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다 함께 뭉쳐서 일궈낸 결과라고 강조한다. “우리 어린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이 좀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라는 바램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차 감독은 아울러 “우리만의 힘이 아니다. 늘 나와 함께 체육부실에 계신 이상철 야구부장님과 우리를 믿어주신 박현동 교장선생님 그리고 경상중학교를 뒤에서 후원해주신 최영수 크레텍 회장님 같은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라고 차감독은 강조에 또 강조한다. 

 

 

전국체전 출장을 위해서는 다시 달리는 경상중학교

 

삼성기의 기쁨도 잠시 경상중학교도 곧바로 소년체전 예선전에 돌입한다. 경운중과의 일전을 포함해서 남은 경기는 3경기. 한 경기라도 지면 ‘전국소년체전’은 나갈 수 없다.

차 감독은 이번에도 힘든 여정이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직 개인적으로 이길 수 있는 팀은 아니다. 톱니바퀴처럼 맞춰서 나가야한다. 삼성기의 기운을 받아서 소년체전도 죽을 힘을 다해서 열심히 해보겠다”라는 강력한 출사표를 밝혔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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