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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열전] ‘이제 박재민은 잊어라’ - 서울고 필승계투 조건희의 무력시위
[좌완열전] ‘이제 박재민은 잊어라’ - 서울고 필승계투 조건희의 무력시위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3.25 12: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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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고열전 4이닝 4K … “우리 팀 필승조, 명문고열전에서 141km/h까지 스피드 끌어올려”

지난 3월 7일 전주고와 서울고의 명문고야구열전. 
경기는 강민 vs 박재민의 선발 맞대결에 시선이 집중되어있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엄청난 존재감을 뽐낸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조건희(183/77, 좌좌, 2학년)다. 2이닝 4K 1실점. 비록 1점을 실점하기는 했지만 좋은 구위와 제구를 바탕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명문고열전 전주고전에서 씩씩하게 투구하고 있는 조건희

 

 

최근 전주고에서 전학을 간 박재민은 언론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떠난 사람이 있으면 새로운 사람이 있는 법. 서울고에도 박재민을 대체할만한 자원이 자리를 잡았다. 조건희‧박건우가 그 대상이다. 그중에서도 조건희는 올 시즌 서울고 유정민 감독이 필승조 후보로 보고 있는 선수다. 서울권역에서 박재민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 투수라는 것이다. 

서울고 유정민 감독은 “상명중때부터 좋았던 선수다. 현재 2학년 왼손투수 중에서는 서울권 좌완 상위유망주다. 정말 좋은 투수니까 한번 지켜보시라. 현재 건희는 우리 팀의 필승조 자원에, 건우는 짧게 릴리프로 기용할 생각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그리고 그 필승조의 자질을 전주고전 2이닝 4K 1실점, 부산고전 2이닝 2K 무실점 등 총 4이닝 6K 1실점이라는 훌륭한 성적으로 증명해냈다. 유정민 감독에 따르면 당시 서울고 스피드건으로 141km/h까지 나왔다고 한다. 명문고열전 서울고 투수들 중에서는 강민과 함께 가장 빛나는 투구를 보여준 선수이기도 하다.  

 

 

조건희 상명중 시절
조건희 상명중 시절

 

 

사실 박재민이 그대로 서울고에 있었다면 2학년인 조건희는 올 시즌 경기에 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전국에서 인원이 가장 많은 서울고는 실력과 무관하게 저학년이 경기에 출장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런데 박재민이 전학을 가면서 조건희에게도 기회가 왔다.   

조건희는 상명중학교를 나왔다. 중학교 시절에는 외야와 투수를 병행했으나 서울고에서 투수에만 전념하는 선수다. 다소 마른 몸이기는 했으나 지난 플로리다 전지훈련에서 살도 붙고 몸이 부쩍 탄탄해졌다. 그가 던지는 구종은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은 겨우내 연습했던 구종이지만 아직 시합에서 자신있게 던질만큼 확실한 무기는 아니다. 커브는 중학교 때부터 계속 던져왔던 구종이라 완성도가 매우 있는 편이다.   

 

 

 


조건희의 장점은 신장도 183cm로 작지 않은데 운동능력이 좋아서 허리를 잘 쓴다는 것이다. 허리를 잘 쓴다는 것은 몸, 특히 골반이 유연하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조건희가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도 그 부분이다. 여기에 허벅지 뒤쪽에 공을 숨기고 나오는 디셉션 동작도 좋다. 제구도 수준급이고 절대 도망가는 피칭을 하는 스타일의 투수가 아니다. 몸쪽 - 바깥쪽 제구가 모두 괜찮은 편이다. 그러다보니 탈삼진도 곧잘 잡아낸다.

조건희는 “제가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허리를 남들보다 빠르게 쓰는 편입니다. 허리회전을 제대로 잘 해줘야 공이 일정하게 가고 더 좋아지더라고요. 폼을 좀 더 부드럽게 하는 것과 중심이동을 부드럽게 하는 것을 항상 신경 쓰고 있습니다.” 라고 그는 말한다. 투수에게 운동능력은 굉장히 중요하다. 순발력과 유연성, 운동 능력이 갖춰줘 있어야 더 많이 끌고 나올 수 있고 더 많이 몸을 회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활시위를 더 많이 당겨야 더 강한 화살이 나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조건희의 역동적인 투구폼

 

 

 

 

지금은 워낙 어린나이라 굳이 많은 구종을 던질 필요성이 없지만 지금 연마하고 있는 체인지업만 조금 더 완성도가 생겨도 조건희의 공은 지금보다 훨씬 치기 까다로워 질 것이다. 원래부터 제구와 경기운영은 좋았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가장 아쉬운 점은 자신의 좋은 신장을 살리지를 못한다는 것이다. 작은 신장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타점이 매우 낮다. 그러다보니 공이 찍히는 맛이 거의 없다.  “명순신 코치님께서 몸이 일찍 열리는 것과 팔이 내려와 있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제 바람은 조금 더 팔을 올리고 싶은데 아직은 쉽지가 않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조건희는 2학년 투수 중에서 내년 시즌 프로지명권 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유망주다. 왼손투수로서 이만한 신체조건과 제구력, 그리고 140km/h가 넘는 스피드를 지니고 있는 자원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서울고 운동장에서 직접만난 2학년 조건희

 

 

선배인 박재민 앞에서 당당하게 전주고 타선을 요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조건희의 눈빛은 말하고 있었다. 이제 재민이 형은 잊어도 좋다고...  재민이 형을 대신 … 아니 그 이상의 역할을 자신이 할 수 있다고 말이다. 

올 시즌 서울고는 무조건 조건희가 역할을 해줘야 도약이 가능하다.  조건희는 “그저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겠습니다.” 라며 말을 아낀다.  말보다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의미다. 서울고 마운드의 키를 쥔 왼손 유망주 조건희의 행보를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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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 2019-03-26 14:24:43
이 신문사와 기자는 항상 특정학교 기사만 내고, 고교야구팀이 얼마나 많고 여기 언급되지 않는 팀중 잘하는 팀과 선수가 얼마나 많은데, 각성하세요. 골고루 기사화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