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야탑고 김성용 감독의 회고 - 애제자 안인산 & 성남고전 비하인드 스토리
[인터뷰] 야탑고 김성용 감독의 회고 - 애제자 안인산 & 성남고전 비하인드 스토리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12.27 0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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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2019년 1월. 
야탑고의 전력 탐색 기사를 쓰기 위해 야탑고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미국 치노힐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3일 전이었다. 당시만 해도 Sk 와이번스 1차지명은 안인산이 확정적이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기자에게 “오원석, 박명현, 안인산 3명이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김 감독의 말을 귀담아듣는 이는 없었다. 그만큼 안인산이 쌓아놓은 입지가 공고했던 탓이다.  

 

 

NC 다이노스 3라운드 1순위 안인산
NC 다이노스 3라운드 지명 안인산

 

 

그러나 5개월 뒤 모든 것이 바뀌었다. 6월 21일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진 황금사자기 2회전 야탑고와 성남고전.

이날 경기는 많은 것을 결정지었던 중요한 단판 승부였다. 오원석과 안인산을 관찰하기 위해 SK 와이번스 고위층이 방문했다. 이날 경기에서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렸고 며칠 뒤 1차지명은 오원석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경기 직후 김 감독은 기자에게 "선수들은 잘 했는데 감독이 운영을 잘못해서 졌다"라며 선수들을 감쌌다. 다른 이야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경기장을 떠났다. 그로부터 6개월 후에 다시 그날을 회고하면서도 김 감독은 당시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성남고전 당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김성용 감독
성남고전 당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김성용 감독

 

 

"예상보다 더 안 좋기는 했다. 하지만 인산이도 이 순간을 위해 지난 2년간 노력해왔고 팀을 위해 희생했던 야탑고 간판선수다. 기회를 줘야 한다. 구단 고위층에서 방문했고 이날 경기가 1차지명 선택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안인산을 내지 않고 끝나버렸다면 본인도 수긍하지 못했을 것이고 심리적으로 무너졌을 수도 있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지금도 나는 그 순간을 후회하지 않는다."  

안인산이 마음을 비우고 스스로 인정하며 다시 노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런 김 감독의 배려가 숨어있었던 셈이다. (그날 경기 이후 안인산은 청룡기, 봉황대기 등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며 타자로서 맹활약했다. 투수로서도 계속 불펜에서 준비를 해왔다)

성남고전은 김 감독 입장에서는 지금 생각해도 가슴 아픈 경기였다. 상대 팀 이종민(키움 히어로즈 2차 1라운드 지명)과 이주엽(두산 베어스 1차지명)은 2019시즌을 통틀어 최고 구속을 기록했다. 이날 스카우터 스피드건에 기록된 이종민의 최고구속은 144km/h, 이주엽은 146km/h였다. 이주엽은 이날 경기를 통해 눈도장을 확실히 찍으며 1차지명이 사실상 확정되었다.  

 

 

기아 타이거즈 2차 1라운드 박민

 

 

“우리 팀이 전력분석을 했을 때 이종민-이주엽은 140km/h가 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은  엄청나더라. 전력 분석이 잘못되었나 의심했다. 경기 전 (박)민이에게는 힘을 빼고 그냥 즐기면서 하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역시 아버지 팀을 상대로 하다보니까 즐기지 못하더라. 그날 경기에서 이런 엄청난 부담감을 극복해냈더라면 더 성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웃음)”  

한편, 김 감독은 안인산이 프로에 가서 충분히 부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올해 공식 경기에서 공을 거의 던지지 못했는데도 3라운드 첫 번째로 NC의 지명을 받은 것은 충분히 안인산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안인산의 배팅 장면(봉황대기 3점 홈런)
안인산의 배팅 장면(봉황대기 3점 홈런)

 

 

안인산의 배팅은 사실 프로 관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A구단 스카우터는 “안인산의 배팅은 말 그대로 힘으로 치는 배팅이다. 다소 투박하다. 고교에서는 압도적인 힘으로 먹히지만, 평균 구속이 140km/h를 웃도는 프로에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라고 냉정한 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 평가에 대해 김 감독은 어느 정도는 수긍하면서도 몇 마디를 덧붙였다.  

“맞는 말이다. 안인산의 배팅이 기술적인 배팅은 아니다. 하지만 안인산은 타격 연습을 거의 하지 않았고 투구 쪽에 많은 신경을 썼다. 그런데도 그렇게 많은 홈런을 때렸다. 재능으로 때려낸 것이다. 말 그대로 천재과다. 만약 투구를 버리고 타격 쪽에만 매진하면 또 다를 수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김성용 감독(사진은 올해 2월 당시  촬영)
한 해를 마무리하는 김성용 감독(사진은 올해 1월 당시 촬영)

 

 

김 감독은 ‘이만수홈런상’을 수상한 안인산의 근황에 관해서도 짤막하게 전했다. NC구단은 안인산을 외야수로 지명하기는 했지만, 외야보다는 투수 쪽에 미련을 갖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선수 본인 또한 여전히 투수 쪽에 강한 미련이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말이다.

황금돼지의 해, 기해년(己亥年)의 마지막이 저물어가고 있다. 
김성용 감독 또한 12월의 마지막을 정리하며 기원한다. 올 한해 최선을 다해 싸웠던 선수들이 모두 잘 되기를. 다가올 2020년 이맘때에는 조금 더 행복한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울 수 있기를 말이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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