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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기] 충암고 배세종‧김범준 그리고 신일고 이건이 펼쳐낸 명품 투수전
[서울시장기] 충암고 배세종‧김범준 그리고 신일고 이건이 펼쳐낸 명품 투수전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3.30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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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최고 146km/h 강속구 … 이건 139km/h‧배세종 141km/h 수준높은 투수전 펼쳐져

서울의 강호다웠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많이 있었다. 
비록 정규주말리그는 아니었지만 매우 수준높은 경기가 펼쳐지며 구의야구공원을 찾은 관중들을 만족시켰다.  3월 28일 오전 9시 서울 구의야구공원에서 펼쳐진 서울특별시장기 16강전에서 충암고는 배세종‧김범준의 완벽투에 힘입어 신일고를 2대1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양 팀은 전통의 강호다. 절대 1회전 탈락은 없다는 마음으로 팀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들을 선발로 출격시켰다.(현재 충암의 에이스 강효종은 부상으로 이제 갓 피칭을 시작한 상태라 등판이 힘들다고 한다. 현재 체중을 거의 10kg가까이 불렸다는 후문이다). 

 

 

충암고, 신일고와의 자존심 건 명품투수전서 승리

 

 

선취점은 신일고가 기록했다. 
신일은 1회초 1번타자 박상목의 좌전안타로 도루로 만든 찬스에서 3번타자 한지용(185/85, 우좌, 3학년)의 좌전적시타가 터졌다. 그러나 바로 충암고가 반격에 나섰다. 충암고는 1회 1번타자 윤경진의 우전안타와 엄찬식의 유격수 땅볼, 그리고 암창건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의 찬스에서 고범희(168/85, 우우, 2학년)의 좌전적시타, 윤준혁(185/81, 우우, 3학년)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취득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아무도 1회에 기록된 점수가 이날 경기의 마지막 점수가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신일고는 1회 이후로 9회 종료가 되는 순간까지 고작 4개의 안타밖에는 추가하지 못했다. 장타는 하나도 치지 못했다. 그만큼 배세종과 김범준의 역투가 빛이 났다. 충암고도 마찬가지였다. 충암고는 1회 점수가 난 이후 9회까지 단 3안타밖에는 치지 못했다. 그만큼 양팀 투수들의 공이 훌륭했다. 

 

 

충암고 선발 배세종 

 

신일고 선발 이건 

 

 

먼저 신일고 3학년 에이스 이건(175/76, 우우, 3학년)은 전격 선발등판해서 102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내는 역투를 선보였다. 최고구속은 139km/h를 기록했다.

충암고 선발 배세종(190/110, 우우, 3학년)도 마찬가지였다. 배세종은 5.2이닝동안 66개의 투구를 선보이며 신일고의 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삼진은 2개를 기록했고 최고구속은 141km/h를 기록했다(이날 양 교는 스피드를 따로 측정하지 않았다. 이날 스피드는 한화, 두산, SK 등이 설치한 세대의 스카우터 스피드건을 기준으로 한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모든 구단이 공식적으로 최저~최고구속을 공유했기에 오차는 크지 않다).  무엇보다 190cm의 엄청난 신장과 체중에서 내려꽂는 직구의 무게가 어마어마했다. 

 

 

 

 

무엇보다 이날 가장 쇼킹했던 선수는 6회 2아웃 이후 마운드에 올라온 김범준(178/78, 우우, 3학년)이었다. 김범준은 작년시즌에도 이미 140km/h가 넘는 공을 던지는 투수였으나 작은 신장으로 타점이 낮고 무엇보다 지독한 제구불안으로 고생했던 투수였다. 그러나 이날 김범준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최고구속 146km/h에 속구 평속이 140km/h를 상회하는 좋은 구위를 선보인 것이다.

슬라이더는 평균적으로 130km/h전후로 형성되었고 제구가 워낙 날카로워 신일고 타자들이 제대로 손도 대지 못했다. 3.1이닝 4K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무엇보다 구속과 슬라이더가 워낙 훌륭한데다 확실히 자신이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본인의 코스를 갖고 있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날 강렬한 인상을 선보인 김범준

 

 

김범준은 비록 키가 워낙 작아 타점은 낮지만 폼이 워낙 와일드하고 거친데다가 공을 뒤에 숨기고 나오는 디셉션 동작도 훌륭해 향후 지명에서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굳이따지자면 작년 장지수와 비슷한 타입이다.  

3월 28일 이날 경기가 벌어지기 전까지 서울시장기에서 최구구속 145km/h를 넘는 공을 던진 선수는 휘문고의 이민호뿐이다. 따라서 김범준이 최고 146km/h을 기록했다는 것 자체가 상징성이 있다. 경기 후 키움 고형욱 스카우트 상무와 김재현 스카우터는 김범준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며 "김범준이 구속이 이정도 나온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제구가 정말 좋아졌더라. 사실 어쩌다나오는 최고가 아니라 평속이 중요한데 이날은 평속도 훌륭했다"라며 다소 놀란표정을 짓기도 했다.

다만 아직까지 김범준은 하체의 움직임이 워낙 많고 폼도 와일드한 선수라 제구가 어떻게 형성되는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전국체전에서도 용마고와의 경기에 지독한 제구불안으로 아쉬운 패배를 기록한 아픈 기억도 있기때문이다.  

 

 

 

 

신일고는 9회 3루수 에러와 김성균의 좌전안타로 잡은 2사 13루의 기회를 잡았으나 오승현(175/82, 우우, 2학년)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첫 경기에서 탈락하는 아쉬움을 맛봤다. 하지만 신일고 이건은 좋은 커브와 슬라이더를 보여준 데다 직구의 구속도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많은 스카우터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올시즌 신일고는 김휘집의 부상으로 비상상태다. 이날도 김휘집의 공백은 유달리 크게 느껴졌다. 신입생 이지훈이 김휘집의 공백을 온전히 메꾸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건의 호투는 신일고에게 그나마 들려온 가뭄의 단비 같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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