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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화 1차지명 후보 북일고 신지후 “제구 관련 욕 먹으며 많이 좌절했었죠”
[인터뷰] 한화 1차지명 후보 북일고 신지후 “제구 관련 욕 먹으며 많이 좌절했었죠”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4.04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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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전지훈련에서 피나는 제구력‧밸런스 훈련 … “1차지명 가장 큰 라이벌은 역시 홍민기”

사실 고교 야구 선수가 이렇듯 많은 비판을 받기도 쉽지 않다. 
한화 팬들에게 신지후는 아픈 손가락 다름 아니다. 고교 최고의 신장에서 내리꽂는 높은 타점 , 빠른공을 던질 수 있는 강한 어깨,  한화이글스 신경현 포수의 아들이라는 스토리까지... 여러 가지로 주목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지만 그 포텐은 실전에서 쉬이 드러나지 않았다. 계속된 제구 난조, 폭투, 그리고 패전 … 그로 인해 신지후에게는 ‘제구가 안 좋은 투수’ ‘공을 땅바닥에 패대기 치는 투수’ 라는 달갑지 않은 오명이 붙어버렸다.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신지후가 달라졌다. 대만에서 돌아온 직후 신지후가 보여준 변화는 놀라웠다. 부산 기장과 탄천에서 덕수고를 상대로 보여준 그의 맹위는 반전드라마 수준이었다. 제구는 전보다 비약적으로 좋아졌고 탄천대회에서 구속은 149km/h까지 찍혔다. 현재 3학년 투수들 중에서 최고급 퍼포먼스다. 그리고 그의 엄청난 퍼포먼스는 엄청난 가능성을 지닌 좌완 홍민기로 굳어져가는 것 아니냐는 한화 1차지명의 분위기를 초접전 상황으로 단번에 뒤바꿔버렸다.  

이제 충청권 1차지명은 그 누구도 모른다. 만약 누군가 '한화이글스 1차지명이 OOO가 확실하다' 라고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단언코 이상군 팀장 휘하 한화이글스 스카우트팀 조차 아직은 모르는 일이기때문이다. 

 


1.  “충남중학교 시절, 지금보다 훨씬 더 제구가 안 돼는 투수였다”  

 

 

작년 봉황대기 대구고전에 등판한 신지후

 

 


Q) 만나게 되어서 반갑다. 현재 정확한 신장과 몸무게를 좀 이야기해 달라.  
A) 현재 정확한 신장은 198cm/105kg입니다. 작년보다 1~2cm 더 큰 것 같습니다. 

Q) 출신학교가 어떻게 되나. 
A) 유천초 - 충남중학교를 나왔고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사실 초등학교 1학년 때 리틀야구를 잠깐 하기도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그만둔 적도 있습니다.  

Q) 키가 엄청나다. 도대체 언제 큰 키인가.  워낙 신장이 좋아서 농구해 볼 생각은 안해봤나.  
A) 초등학교 1~2학년 때는 또래에서 조금 큰 편이었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확 크기 시작해서 173~4cm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그때도 제가 압도적으로 컸습니다. 사실 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도 좀 하기는 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운동을 제대로 하고 싶으면 야구를하라고 하셔서 농구를 그만두고 야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충남중 시절 신지후는 어떤 선수였나. 문득 궁금해진다. 
A) 저는 충남중 시절 투수만 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참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를 생각해보면 그때도 볼은 꽤 빨랐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키가 너무 크고 밸런스도 너무 안 잡혀서 지금보다 제구가 훨씬 더 안좋았습니다. 중학교때 우승은 한번도 못해봤습니다. (홍)민기가 있었던 한밭중이 우리 팀보다 훨씬 강팀이었습니다.  

 

 

고교 최장신 투수 신지후 "어렸을때 농구도 잠깐 했었다"

 

 

Q) 문득 생각난 질문인데 현재 아버님이 북일고 코치님이신가. 
A) 아닙니다. 현재는 그만두시고 군산 쪽에서 다른 일을 하고 계십니다. 

Q) 아버님이 명포수인데 왜 포수를 안 하고 투수가 되었는가. 
A) 아버지가 포수는 절대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정확하게 그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아버지가 포수를 해봤으니까 워낙 힘들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엇보다 신장이 포수를 하기에는 너무 커 버려서요. 그리고 야구를 해보니까 저 또한 포수가 야구에서 제일 힘든 포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아버님은 오랫동안 프로선수 생활을 하신 분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시는지 궁금하다.  
A) 초등학교 때는 타자도 같이 했으니까 밖에서 스윙을 돌리며 아버지께 지도를 받기도 하고 중학교 때는 가끔씩 나가서 피칭도 받아주고 아버지와 캐치볼도 하고했었습니다. 아마 지금은 제 볼을 못 받지 않으실까요?(웃음).  

 

 

2. “제구 관련 욕먹으며 좌절 … 그래도 저 같은 아마추어 선수에게 관심가져주시는 팬들이 고마웠다”  

 

 

 

 

Q) 북일고에 입학한 이래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어떤 경기인가. 
A) 1학년 때 동국대와 했던 연습경기가 기억이 납니다. 왜냐하면 그 경기에서 구속이 153km/h가 나왔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구속은 제일 빨랐던 것 같습니다. 다만 연습경기여서 주목을 못 받았을 뿐이죠. 

Q) 얼마 전 페이스 북에 구속 기록지를 올려서 큰 화제가 되었다. 그 기록지는 왜 올린 것인가. 
A) 사람들에게 자랑하기 위해서 올린 것은 결코 아닙니다(손사래치며 웃음). 제 스스로가 구속이 회복된 것이 너무 기뻐서 제 스스로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올리게 된 것이죠. 

Q) 그 구속을 어느 정도 증명을 했다. 기자가 본 스피드건에는 최고 148km/h가 찍혔고 149km/h도 봤다. 구속에서 대해서는 만족하는가.
A) 덕수고전에서의 구속은 7~8점 주고 싶습니다. 152km/h가 나왔던 그 기록지가 대만에서 인천고전에서 나왔었던 기록인데 그때보다 팔이 훨씬 잘 넘어온 것 같습니다.  

 

 

3월 7일 명문고야구열전 덕수고전 신지후 1~50개까지 스피드 기록지(북일고 스피드건 기준) - 최고 148km/h

 

 

Q) 현재 정확하게 던지는 구종이 어떻게 되나. 
A) 직구, 커브,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던집니다. 원래 스플리터와 포크볼은 따로따로 던졌었는데 지금은 어깨에 무리가 간다고 해서 스플리터만 던집니다. 체인지업은 던질 수 있는데 아직 완성되지 않고 다소 밋밋해서 많이 던지지 않습니다.

Q) 솔직히 직구에 비해 변화구 완성도가 아직은 좀 부족해 보인다. 주무기인 커브도 아직은 다소 부족하다 
A) 전지훈련 가서 커브와 슬라이더 연습을 중점적으로 했는데, 명문고열전 덕수고와의 경기에서는 커브를 생각보다 앞에서 많이 못 던졌습니다. 브레이킹이 덜 먹은 것도 있고 제구도 잘 된편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인정합니다. 변화구는 저는 아직 2~3점 정도 밖에는 못 줄 것 같습니다. 

 

 

3.  “투구폼 변경 … 이제 땅바닥에 공을 패대기치는 투구는 안할 것” 

 

 

신지후의 역동적인 투구폼

 

 

 

 

Q) 작년 봉황대기 결승, 전국체전 등 중요한 경기에 많이 나갔는데 제구 때문에 힘겨워했다. 
A) 사람들한테 제구 없다는 소리를 워낙 많이 들어서 좌절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2학년이고 1년의 시간이 더 있으니까 제구를 더 악착같이 다듬자고 생각을 해서 열심히 노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과거에 비해서 투구 폼이 많이 바뀐 것 같다. 
A) 작년까지만 해도 다리를 일자로 들고 나갔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중심이 뒤로 쏠리는 경향이 있어서 다리도 크로스로 올려서 중심을 앞으로 밀고 나갈 수 있게 하고, 키킹하고 나갈 때 동작도 팔을 높게 들기보다 포수 쪽으로 뻗으면서 타점을 잡을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Q) 한화 팬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A) 욕도 많이 먹었죠(웃음). 좌절도 많이 하고 부모님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랬습니다. 아무래도 욕을 먹는 것은 언론에 그만큼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서 긍정적으로, 좋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욕이 저를 더 좋게 만들어주려고 팬들이 해주시는 것이라고 제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했습니다. 관심이 없으면 저 같은 아마 선수에게 팬들이 힘들게 욕을 하시겠습니까(웃음). 무관심 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신지후가 가장 많이 신경쓰는 것은 하체밸런스

 

 

Q) 공을 때리는 순간 신지후는 어떤 부분을 가장 많이 신경 쓰는지 궁금하다. 
A) 하체가 많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상체는 하체가 받쳐주면 밸런스가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습니다. 상체에 힘이 들어가면 하체가 무너지기 때문에 … 제 개인적인 분석에 작년에 제구가 안됐던 이유도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지훈련에서는 밸런스를 잡는데 전력을 다했습니다. 상하체 밸런스를 잡고 하다보니까 제구력이 향상된 것 같습니다. 이제 볼을 맞추고 공을 땅바닥에 패대기치는 그런 투구는 안할 것 같습니다. 

Q) 타점을 더 많이 신경을 쓰나. 아니면 좀 더 공을 끌고나 가는데 신경을 더 많이 쓰나. 
A) 저는 각도 보다는 앞으로 끌고나가는 부분을 많이 신경 쓰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키가 크기 때문에 각을 신경 쓰지 않더라도 어느정도 각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끌고나가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절대 의식적으로 더 위에서 꽂으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에게는 그 무엇보다 제구가 중요합니다. 

 

 

 

 

 

 

3월 19일 탄천 덕수고전 신지후 스피드 기록지(북일고 스피드건 기준 - 최고 149km/h)

 

 

Q) 키가 커지면 순발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본인은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그런 부분이 다소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으니까요. 그런 부분들은 ‘단거리 스프린터’를 빠르게 뛰면서 보충하고 있습니다. 순발력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커서 둔해 보이지만 남들보다 생각만큼 많이 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투구폼이 뻣뻣하다는 이야기도 듣기는 합니다. 저도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Q) 감독님은 주로 어떤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나. 
A) 공식경기에 등판하면 제가 지나치게 다른 사람들을 많이 의식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이제는 그런 것 하나하나를 의식하지 말고 던지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십니다. 

Q) 이정훈 고문님이 자주 찾아오지 않으시는가. 어떤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나. 
A) 자주오시죠. 이정훈 고문님은 선수는 실력보다는 인성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운도 인성이 좋아야 따라준다고 하시더라고요. 

 

 

4.  “1차지명 의식 안 될 수 없다... 나의 숙명의 라이벌은 대전고 홍민기” 

 

 

충청권 역대 가장 치열한 1차지명 경쟁 -  신지후 vs 홍민기 

 

 

Q) 1차지명까지 이제 고작 3개월 남짓 남았다. 의식이 많이 될 것 같다. 
A) 솔직히 의식이 많이 됩니다. 다른 사람들도 만날 때마다 1차지명 이야기를 하니 의식이 안될 수가 없습니다. 제 기사를 봐도 ‘1차지명 누가 될까’ 라는 기사가 워낙 많이 올라오고 하다보니까 사람인 이상 어쩔 수 없더라고요. 다만 마운드에서는 상대팀이나 저희 팀에게 최대한 그런 것들을 표현 안하려고 노력합니다.  

Q) 신지후는 경기 때마다 카메라‧스피드건이 엄청나게 설치된다. 부담스럽지 않나. 
A) 1~2학년 때는 많이 부담스럽기는 했는데 이제는 그런 부분에 좀 익숙해진 측면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경기에 올라가서 지기도 많이 지고 하다 보니 이제는 그러한 압박에 많이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Q) 신지후와 홍민기는 떼려야 땔 수 없는 사이다. 신지후하면 바로 홍민기가 연상이 된다.  혹시 홍민기와 친한 편인가. 
A) 중학교 때도 잘 알고 있었고 고등학교 때도 알고는 있는데 친한 편은 아니고 얼굴보면 인사하고 안부만 묻는 사이입니다. 민기는 그만큼 워낙 좋은 투수죠. 주목받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아무래도 같이 많이 언급이되다보니 신경이 안 쓰일 수는 없을 것 같다. 
A) 아무래도 다른 1차지명자들이 여러 명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신경 쓰이는 선수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좌투수라는 메리트도 있고 키도 184~5정도 되는데다가 몸도 유연하고 공도 빠르니까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1차지명 의식 안될 수 없다.....  나의 숙명의 라이벌은 역시 홍민기"

 

 

Q)  오늘은 본인의 인터뷰이니까 1차지명에서 본인을 뽑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팬들과 스카우터분들께 어필을 좀 부탁한다. 
A) 제가 전국에서 가장 큰 선수라고 알고 있습니다. 키가 크다 보니까 아무래도 내리 찍는 각이 좋고 직구가 빠르다보니까 선수들이 잘 치지 못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Q) 현장에서 볼 때 신지후는 아직 자신의 몸을 다 쓰지 못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 말은 구속이 더 늘 수 있을 것 같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A) 제가 생각해도 저는 지금보다 충분히 구속은 더 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상투적이기는 하지만 올해 목표를 이야기해 달라. 
A) 일단 팀이 메이저대회(황금, 청룡)에 우승하는 게 첫 번째고 두 번째는 1차지명을 받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가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이고 청소년대표까지는 욕심내지 않고 하늘에 맡기려고 합니다. 워낙 좋은 우완들이 많아서 가능할지 모르겠네요(웃음). 

Q) 마지막 질문이다. 본인이 이토록 주목받는 것은 신경현 선수의 아들이기 때문인 것도 있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야구인 2세들은 항상 아버지와 비교당해야하는 숙명을 타고난다. 본인은 이를 특혜라고 생각하나? 부담이라고 생각하나?  
A) 저는 둘 다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한화이글스 신경현 선수의 아들이기 때문에 더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은 무조건 사실이죠. 제 실력만 갖고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야구선수가 아니셨더라면 주목받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을까요(웃음).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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