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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신인' 권민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이 나의 장점..신인왕 도전"
'무서운 신인' 권민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이 나의 장점..신인왕 도전"
  • 김민아 기자
  • 승인 2020.01.09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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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포지션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 제 장점
롤모델은 이소영... 가까이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아
더 열심히 하는 것이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것

배구판에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줘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신인선수들이다.

전환점을 돈 여자배구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대표적 신인선수가 권민지다. 에이스 이소영, 강소휘가 부상으로 빠진 GS칼텍스에서 본인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권민지는 유스, 청소년 대표팀을 거쳐 대구여고의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GS칼텍스의 지명을 받으며 그 가치를 입증 받았다.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신인 권민지를 가평 GS칼텍스 인재개발원에서 만나봤다. 

 

 

올림픽 예선기간이라 리그 휴식기인데 요즘 근황은

-시즌 때보다 연습을 더 세세하게 하고 있다. 코칭스태프들과 선배님들이 나를 집중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드래프트 당시 기분은 어땠는가.

-어느 팀으로 갈지 모르기 때문에 드래프트장은 긴장되는 자리다. 겉으로 티는 안내려고 했다.(웃음) 그런데 계단을 올라갈 때부터 엄청 긴장이 됐다. 1라운드 지명을 받아서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속으로 ‘아 내가 정말 열심히 했구나’라고 생각했었다. 부모님께서 좋아하셨다. 끝나고 나서 “열심히 한 것만큼 보상을 받은 것 같다. 입단해서가 더 중요하니 다치지 말고 잘해라.”라고 말씀해주셨다. 주변분들도 다들 자신의 일처럼 좋아해주셔서 핸드폰에 불이 날 지경이었다.

GS칼텍스는 레프트 자원이 많은데 뽑힌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감독님께서 저를 레프트뿐만 아니라 센터와 라이트로도 보신 것 같아서 뽑은 것이라 생각한다. 중학교 때는 센터를 했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센터를 몇 번 한 뒤로는 계속 레프트를 했다. 여러 포지션을 수행했기 때문에 이런 점을 좋게 보신 것 같다.

일찍 데뷔 전을 치렀는데 소감은
-경기 마지막쯤에 점수 차가 많이 나서 갑작스럽게 준비를 하라고 하셨다. 데뷔 전은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 자신 있게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다음에 기회가 안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속상할 것 같았다. 실수하더라도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하려고 했고 점차 나아지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기억나는 경기가 있다면

-태백산배와 전국체전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태백산배를 나갔다. 1,2 학년 때는 결승을 가는 것이 어려웠다. 좋은 후배들이 들어오고 연습을 열심히 하다보니까 결승에 가게 되어서 기억에 남는다. 열심히 한 보람을 느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 시합인 전국체전은 예선탈락을 했다. 이건 못해서 기억에 남는다.

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했다. 아빠 지인분이 배구 하는 것을 권유하셨는데 방과 후에 놀고 있다가 갑자기 배구팀이 있는 초등학교로 가게 되었다. 내가 먹는 걸 좋아한다는 걸 선생님들도 아셨던 건지 그때 맛있는 음식을 엄청 많이 주셨다. 지금도 활동하는 것과 먹는 것을 많이 좋아하는데 아마 그런 것에 홀려서 시작한 것 같다.

그럼 그때 키가 많이 컸나

- 중학교까지는 많이 작았다. 중-고등학교 때 많이 컸다. 유스랑 청소년 대표팀을 갔었는데 그때 훈련량도 많고 휴대폰도 없어서 잠을 엄청 일찍 잤다. 그때부터 키가 엄청 컸다. 부모님이 놀라셨다. 대표팀에 갔다 올 때마다 키가 커서 왔다. 부모님은 작지만 저는 크다. 이건 잠의 효력이다. 잘 먹은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

 

 

고등학교 때와 프로에 입단하고 나서의 차이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고3때 에이스 역할을 했다고 하지만 그때는 보고 배우는 것 보다는 내가 팀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점이 컸다. 고등학교 땐 “집중하자!” 이 말을 많이 했는데 프로에서는 제 할 것만 하면 부담은 없다. 파이팅을 많이 외치고 있다. 언니들이 굉장히 잘하셔서 보고 배울 게 많아  따라가기 벅차다. 프로는 속도와 파워가 확실히 다르다. 제가 덩치가 있어서 잘 안 밀린다. 그런데 너무 파워가 강해서 공에 밀릴 뻔한 적이 있다.  연습 때 같은 팀 러츠(라이트)공을 받을 때도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프로는 세세하게 하나하나 다 잘해야 한다. 아직까진 제 실력이 많이 부족한 것을 느낀다.

자신의 장점을 꼽자면
- 전 포지션을 다 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공격력이 좋다. 레프트, 라이트로 공격만큼은 자신있게  할 수 있다.

신인왕경쟁 가능성은?

-다른 동기들이 너무 잘해서.. 현대건설 이다현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이)다현이가 굉장히 잘한다. 고등학교 땐 레프트-센터로 붙었는데 프로로 와서는 센터-센터로 맞붙으니까 어리둥절했다. 제가 신인왕을 받게 된다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뭔가 보여드릴 수 있어야 상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가장 친한 선수는 누구인가

-라이벌들(이다현, 정호영)이다. 자주 연락하고 경기 끝나면 축하한다고 문자한다. 고3때 2주정도 국가대표 합동훈련을 했는데 그때 다 친해졌다.

롤모델은 누구인가

-같은 팀인 이소영 언니다. 레프트는 리시브가 중요하다. 언니는 리시브를 받을 때 엄청 안정적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리시브가 어렵다보니까 스트레스를 엄청 많이 받았다. 언니의 공격은 파워가 있고 내가 고쳐야 될 부분을 다 잘하고 계셔서 곁에서 보고 배울 점이 굉장히 많다. 매일 저에게 알려주신다.

 

 

경기 전 자신만의 준비방법이 있나

-상대편의 최근 경기영상을 다 보고 나간다. 도움이 된다. 내가 이 상황에 들어가면 이렇게 해야지 생각하며 혼자 학습을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경기에서는 정신이 없어서 생각이 나지 않기 때문에 영상을 보면서 외우려고 한다.

경기를 뛰고 훈련을 하다보면 힘들 텐데 따로 챙겨먹는 음식이 있나

-따로 챙겨먹는 것은 없다. 잠을 잘 자고 잘 먹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팀 밥이 너무 맛있다. 밥을 처음에는 엄청 많이 먹었다. 체중관리를 해야 하니까 그만큼 운동을 더 열심히 한다. 또 제가 떡볶이를 엄청 좋아하는데 얼마 전 분식세트가 나와서 정말 좋았다. 잘 먹는 것이 최고다.

자신에게 있어서 소중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다이어리다. 열심히 쓰고 있다. 운동이 끝나면 매일매일 쓴다. 보면 기분 좋다. 내가 3,40대가 되었을 때 내 10대가 이랬었구나 싶을 것 같다. 다이어리를 보면 어떤 식으로 운동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쓸 때마다 보람차고 의미가 있다.

 

국가대표에 대한 욕심은 있나

- 태극마크에 대한 욕심은 있다. 그러나 아직 제가 부족하기 때문에 당장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은 같은 배구선수로 봤을 때 잘하는 사람이 가는 거니까 언젠가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루 훈련량은 어떻게 되나

-오전은 웨이트 위주로 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볼 운동, 야간운동 이렇게 3파트로 나누어서 하고 있다.

훈련 외에는 주로 뭘 하나

- 우리 팀은 개인실을 쓴다. 그래서 방에 있을 때는 드라마를 본다. 요즘은 <사랑의 불시착>을 보고 있다. 나가서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한다. 고등학교 때 부터 굉장히 많이 봤다. 재미있는 영화 나오면 무조건 보러간다. <유열의 음악앨범>이란 영화를 보고 정해인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 뒤로 드라마 <봄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까지 다 봤다. 

팬은 어떤 존재인가

- 경기 끝나고 응원, 싸인 요청도 해 주시고, 선물도 주셔서 기분이 좋다. 경기 끝나고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그 시간이 너무 기다려진다. 고등학교 때는 이런 적이 없어서 기분이 이상하기도 했다. 역시 프로는 프로다. 제가 더 잘 하면 지금보다 더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운동을 더 잘 하면 좋겠다.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것이 팬분들이 주시는 사랑에 보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첫 월급을 타고선 무엇을 했나

- 월급은 부모님이 관리하시고 저는 용돈을 받는다. 첫 월급을 타고서는 집에 가서 가족들과 고기를 사먹었다. 부모님도 굉장히 뿌듯해하셨다. 제가 언니랑은 2살, 남동생과는 5살 차이가 나는데 동생이랑 터울이 조금 있어서 그런지 챙겨주고 싶다. 동생도 나를 좋아한다. 제가 집에 오기만을 기다린다. 누나가 집에 가면 돈 주는 줄 알고. 이번에 외박 받아서 갔을 땐 안줬다. 약간 실망하는 눈치였다.(웃음)

레프트로 활동하고 있는 고3 선수들에게 전할 말이 있나

-고3은 프로에 대해 생각할 나이라 좀 부담도 되고 그럴 것이다. 응원해주고 싶다. 다치지 않고 마무리 잘해서 프로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레프트는 리시브가 제일 먼저니까 파워를 키우면서 연습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인터뷰를 하면서 제 자신을 되돌아봤다. 올해 각오가 남다르다. 신인이다 보니까 처음에는 미숙해도 지금은 조금 더 자신 있게 플레이해서 언니들뿐 아니라 팀한테도 보탬이 되어 제 몫을 하고 싶다. 처음이니까 '그럴 수 있지' 이런 소리를 들었지만 이제는  들으면 안 된다.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한국스포츠통신 =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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