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리포트] “지금도 저보다 잘 던지실걸요?” - '김상진 주니어' 김웅도 도전한다
[유망주리포트] “지금도 저보다 잘 던지실걸요?” - '김상진 주니어' 김웅도 도전한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2.09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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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 시작
- 중학 시절 김건우 - 조성현 등과 더불어 인천권 라이벌 구도
- 189cm까지 올라온 큰 신장과 포크볼이 가장 큰 주무기

"전에는 몰랐어요. 그런데 최근 자꾸 아버지라는 존재가 멀게 느껴지고 무겁게 느껴지더라고요” 

김웅(188/82,우우,인천고 3학년)은 살짝 한숨을 내 쉰다. 그럴 수밖에 없다. 김상진 코치(두산베어스, 50)가 22년 만에 두산에 돌아오면서, 인천고 3학년 김웅 또한 자연스럽게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요즘 워낙 흔한 것이 야구인 2세라서 크게 새로울 것은 없지만, 아버지와 아들이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는 점은 꽤 흥미롭다. 

 

 

전지훈련 시작 전 마지막 피칭을 하고 있는 김웅

 

 

만약 올 시즌 김웅이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김 코치와 한솥밥을 먹을 가능성도 크다 보니 더욱 그렇다. 김웅이 투수이기 때문에 아버지의 밑으로 들어가게 될 가능성도 있다.  

김웅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2002년이니 김 코치의 전성기 때는 태어나지도 않았다.  

“사실 아버지는 야구하지 말라고 말리셨어요. 그러다가 제가 고집을 부리니까 겨울에 가서 한번 해보고 재미있으면 해보라고 하셨죠” 

투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다. 동산중학교 시절 김건우와 함께 전국중학야구선수권 우승을 이끈 경력이 있다. 명투수 출신이자 프로 투수코치를 아버지로 둔다는 것은 굉장히 유리한 일이다. 혹시 김 코치의 도움을 많이 받지는 않을까.

"기술적으로 크게 배우는 부분은 없어요. 다만 요즘 들어서 아버지에게 투수로서의 마음가짐이나 자세 등 이것저것을 많이 배우는 중입니다” 라며 그는 웃는다. 

 

 

김상진 코치와 김웅(김웅 제공)
김상진 코치와 김웅(김웅 제공)

 

 

현재 그가 던지는 구종은 포크볼, 체인지업, 스플리터. 그중에서도 본인이 직접 밝힌 핵심 변화구는 ‘포크볼’이다. 포크볼은 고교 선수들이 많이 쓰는 변화구는 아니다. 하지만 신장이 189cm에 달하는 만큼 손도 크기 때문에 공을 끼우기 유리해서 포크볼을 사용한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이날은 해외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마지막 하프피칭이 있는 날이었다. 전지훈련에 돌입하기 직전 몸 상태를 점검한다는 점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정이다. 그의 피칭을 지켜보던 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테프는 김웅을 가리키며 “아버지랑 그냥 똑같이 던지는 거 아니예요?”라고 말하며 웃는다. 그의 백 스윙이나 스트라이드 등이 김 코치의 현역 시설을 연상케한다는 것이 그들의 말이다. 아직은 부족하다는 채찍질도 잊지 않았다. "전보다 많이 올라오기는 했다. 하지만 조금 더 부드럽게 던져야 한다. 파워도 더 길러야 한다.”라고 계 감독은 말한다. 

김웅도 그 부분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저의 장점은 유연성인 것 같습니다. 코치님들이 그나마 하체 밸런스는 괜찮은데 힘이 부족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대만에 가서 웨이트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웅은 굉장히 긍정적인 선수다. 아버지라는 존재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법도 한데,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은 김웅이었다. 그러면서 꼭 자신의 우상에 대한 이야기를 기사에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저의 우상은 이정후 선수입니다. 이정후 선수는 어마어마한 아버지를 극복해낸 선수잖아요. 최근에 야구인 2세가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았는데, 이종범이라는 대스타를 극복해낸 점이 너무 멋있습니다. 저도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김건우, 조성현 등 그에게는 지역에서도 많은 경쟁자가 있다. 그러나 그에게 넘어야할 산은 라이벌들이 아니다. 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정말 힘들지 않느냐고. 먼 훗날 아버지보다 잘 던질 자신이 있느냐고. 그는 조용히 머리를 가로저었다. 

“아직은 아닙니다. 지금은 많이 부족하죠. 솔직히 아버지가 지금 당장도 저보다 잘 던지실 것 같은데요?” 

김웅은 아직 걸음마도 시작 하지 않았다. 고교에서는 전혀 이뤄낸 것이 없다. 프로 진출조차 아직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그저 좋은 피지컬과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는 가능성을 좋게 평가받을 뿐이다. 그래서 아직 1차지명이니 혹은 우승이니 하는 단어를 꺼내는 것도 조심스럽다.

 

 

우상 이정후처럼 아버지를 극복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인천고 김웅

 

 

많이 비어있다는 것은 그만큼 채울 공간도 많다는 의미다. 
미완의 대기가 갑작스럽게 튀어나와 드래프트의 주인공으로 우뚝 선 사례는 수없이 많다. 일례로 작년 배명고의 강태경(NC) 또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시즌 막판 좋은 투구로 NC의 지명을 받았다. 내 공을 제대로 던지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김웅은 믿는다.  

몇일 전 해외전지훈련을 떠나있는 김웅에게 연락이 왔다.

"여기는 날씨가 엄청 따뜻해요. 연습경기 하기도 좋고, 훈련 환경도 매우 좋습니다." 

대만에서 뛰고 달리고 있는 김웅은 간절히 소망한다. 
올 시즌 아버지 앞에 부끄럽지 않은 피칭을 할 수 있기를. 언젠가 당당하게 ‘김상진’이라는 대 투수를 뛰어 넘어 제1의 '김웅'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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