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고탐방] '3학년 고작 7명' -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경기고가 출격한다
[명문고탐방] '3학년 고작 7명' -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경기고가 출격한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2.06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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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해 전 징계로 올해 3학년들 고작 7명... 1·2학년들 대거 투입
- 포수 김경률, 중견수 박정빈, 투수 홍무원 중심
- 내야의 핵 박지성, 투수 김찬기 등도 핵심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경기고에는 세 가지가 없다. 
이른바 3無 원칙이다. 첫 번째 장학금이 없다. 두 번째 전학이 없다. 세 번째 유급이 없다. 이것은 신현성 감독이 팀을 맡은 이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지켜왔던 원칙들이다. 여기에 항상 고학년들을 우선시한다. 성적을 내기 위해 잘하는 선수를 데려와서 기존의 그 포지션 선수를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고 신 감독은 생각한다.  

따라서 힘을 줄 때 주고 뺄 때는 확실하게 뺀다. 어설프게 걸치지 않는다. 그것이 신 감독의 철학이고 지론이고 야구 스타일이다. 

 

 

경기고를 이끌고 있는 신현성 감독

 

 

그러다보니 경기고는 소위 '도깨비 팀'으로 불린다. 어떨때는 1회전 탈락을 하지만, 어떨때는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성과를 보인다. 재작년 경기고는 황금사자기 4강, 대통령배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작년에는 전반기 주말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진학 및 프로진출도 마찬가지다. 재작년 박주성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서울 1차지명을 받았다. 작년에는 장규빈(두산 1라운드)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2차 1라운드에 지명되었고, 2라운드에서는 김성민(SK 2라운드)이 지명되었다. 조경원이 고려대에, 이용헌이 성균관대에 합격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는 다소 새로운 경기고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공립학교는 임의배정을 받기 때문에 보통 신입생이 30명이 훌쩍 넘게 들어오는 것이 보통이라 한 학년이 30명 이상이 보통인데, 올해는 3학년이 7명밖에 되지 않는다. 몇 해 전 전지훈련 관련 교육청에서 징계를 받아 신입생을 해당 인원의 20%밖에 받지 못한 탓이다. 

신 감독 체제에서는 처음으로 1·2학년이 다수 경기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강제적인 리빌딩이 시행되는 셈이다. 신 감독은 “나도 이런 적이 없어서 너무 어색하다. 경기고에서는 꿈도 못 꿀일”이라고 말하며 웃는다. 

 

 

2020 새로운 경기고의 주장 포수 김경률

 

 

올 시즌 경기고의 주장은 포수 김경률(180/78,우좌,3학년)이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올 시즌 신 감독이 가장 기대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장)규빈이도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에는 그저 그런 선수였다. 이 연령대 고졸 선수는 운이 따라줘야 한다. 당시 우리 포수들을 지도하려고 최승환 코치를 불러왔는데, 그때 실력이 팍팍 늘더라. 고등학생은 어느 순간 ‘팍’ 하고 튀어 오르는 시기가 있다. 경률이도 충분히 그런 자질을 가진 포수”라고 신 감독은 말한다. 올 시즌 주장이자 4번 타자이자 포수다. 작년에 총 37타석을 나서 0.267의 타율을 기록했다.  

여기에 박정빈(183/77,우우,3학년)이라는 선수도 있다. 박정빈은 올 시즌 경기고의 핵심이 될 선수다. 경기고에서는 정말 드물게 1학년 때부터 경기에 출장한 선수다. 1학년 때 8타석에 들어서 0.286을 기록했고, 2학년 때는 풀타임을 출전해서 0.190을 기록했다. 올 시즌 큰 이변이 없는 한 김경률과 중심타선을 형성할 전망이다. 비록 작년 기록은 매우 좋지 않았지만, 발이 빠르고,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생산해내는 중장거리 형 타자다.

 

 

경기고 중심타자 박정빈

 

 

발이 빠르고, 요새 희귀한 우투우타 외야수다. 작년에는 우익수에서도 수비를 잘했지만, 올해는 중견수 수비가 더 쉽다고 하더라.”  

박정빈은 현재 경기고 코칭스테프가 기대하는 프로지명 후보 중 한 명이다.  

투수 중에서는 홍무원이 핵심이 된다. 사실상 2020시즌 경기고의 에이스다. 7명의 선수를 받는 과정에서 경기고는 스카우트를 하지 못했고, 교육청에서 지정해주는 선수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들어온 보석이 홍무원이다. 

작년보다 신장이 많이 커서 이제는 187cm에 이른다. 홍무원의 장점은 성장 가능성이다. 키가 지금도 크고 있다. 박창근 수석코치는 홍무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홍무원은 아직 아기 같은 선수다. 내가 볼 때 고3 때는 소위 포텐(?)을 터트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런데 2~3년 정도 지나면 150km/h를 충분히 던질 수 있는 자원이다. 스카우터들도 그런 부분을 집중해서 보더라. 고3에 올라가면 어느 정도 힘이 붙기 마련인데 무원이는 아직 계속 키가 크고 있고 뛰고 드는 것이 아직 고1 수준이다. 근력이 생기지 않았고, 젖살도 빠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작년에 141km/h까지 던졌다. 처음 들어왔을때 구속이 120km/h 초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성장폭이 엄청나다. 젖살이 빠지고 몸에 힘이 붙으면 공이 엄청나게 빨라질 것이다.”  

 

경기고 핵심투수 홍무원
경기고 핵심투수 홍무원

 

 

홍무원의 가장 큰 장점은 체인지업. 중학교 때부터 던지기 시작한 체인지업이 이제는 완숙의 경지라고 코치진은 말한다. 작년 경기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할 예정이었지만, 부상으로 전반기 주말리그 이후 거의 던지지 못했다. 

홍무원과 함께 팀을 이끌어나갈 투수로는 김찬기(179/73,우우,2학년)가 있다. 김찬기 또한 주축 투수로서 올 시즌 많은 경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주성(178/69,우우,3학년)은 1년 선배 박지성의 동생이다. 올 시즌 핵심 내야수로 활용될 전망이다. 건실한 수비를 바탕으로 상위 타선과 내야 수비의 핵으로서 경기고를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아쉬운 것은 역시 작은 체격. 최근 프로 내야수들의 체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점이다. 

 

 

경기고를 이끌어갈 3학년들

 

 

신현성 감독은 선수에 집착하지 않는다. 누가 유망주라고 소개도 아예 하지 않는다. 3학년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프로’라는 이야기도 꺼내지 않는다. 그저 이런 선수가 있다고 소개만 할 뿐이다.  

“중학교 때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고교는 다르다. 일례로 키움에 1차지명이 된 박주성은 송명기(NC다이노스)나 정구범(NC다이노스 1라운드 지명)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선수였다. 장규빈(두산 베어스 1라운드 지명)은 2학년 말까지는 이름도 안 나왔던 선수였고, 김성민(SK 와이번스 2라운드 지명)도 마찬가지다. 정말 강백호 정도의 누가 봐도 대물인 선수라면 모를까 중학교 때의 명성에 전혀 집착할 필요 없다는 의미다” 

작년 5월 경기고를 방문했을 당시 경기고 코칭스테프는 김성민이나 장규빈 등을 보며 아쉬워했다. 이들이 1~2학년 때 조금 더 기회를 얻었다면 훨씬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 코치진의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1·2학년들은 천운을 타고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1월 21일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날 분주하게 짐을 싸는 경기고 선수들

 

 

경기고는 대만으로 서울 학교 중 가장 늦은 1월 22일 출발했다. 사실 올 시즌 경기고에 거는 기대치는 최하다. 하지만 항상 ‘최악’에서 ‘최상’을 만들어내는 경기고이기에 그 힘이 올해도 발휘될 수 있을 것인지 많은 아마야구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로운 경기고의 모습은 3월 초 부산 ‘명문고야구열전’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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