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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사 논란’ 女 농구 이문규 감독 “거취 여부 말할 상황 아냐”...12년 만에 올림픽 무대 밟는 여자농구 대표팀
‘혹사 논란’ 女 농구 이문규 감독 “거취 여부 말할 상황 아냐”...12년 만에 올림픽 무대 밟는 여자농구 대표팀
  • 김민아 기자
  • 승인 2020.02.11 2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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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올림픽 본선진출 쾌거..구시대적인 전술 등 부정적인 여론 속 현실을 직시할 때
이문규 감독"혹사는 있을 수 없는 얘기"
박혜진 “감도 안 오는 올림픽..1승 올리도록 노력할 것”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은 도쿄로 간다.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최종예선이 시작되기 전 부상으로 인해 선수가 교체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갑작스럽게 개최지가 변경됐다. 장거리 비행으로 인한 피로누적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은 목표했던 바를 이루고 돌아왔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끝난 2020년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서 1승 2패를 기록, 전승을 거둔 중국과 스페인(2승 1패)에 이어 3위로 도쿄행 막차에 올랐다. 최종예선이 끝남과 동시에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진출팀이 확정됐다.

본선은 진출했지만,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침체된 여자 농구의 인기로 선수층은 얇아졌고, 감독의 전술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2차전 영국과의 경기에는 6명의 선수로만 경기를 치렀고, 그 여파는 중국전에 영향을 끼쳤다. 체력적인 문제로 중국에 대패를 당했다. 짧은 기간 이뤄지는 대회이니만큼 감독의 전술은 중요하다. 특히 선수들의 체력안배는 기본이었다. 그러나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간절함 때문이었을까 감독은 정신력 ‘만’을 강조했다.

 

 

이문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감독과 선수들은 팬들과 대한민국농구협회 관계자들의 축하를 받았다.

단체 사진촬영 후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작년 11월부터 2월까지 3차에 걸쳐 예선을 치러 올림픽 티켓을 획득했다. 우리 선수들이 영국을 상대로 마지막 대회에 총력전을 벌여 얻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최종예선 소감을 밝혔다.


구시대적인 전술에 대한 비판여론에 대해 “영국을 타깃으로 훈련을 해왔다. 영국은 돌파력에 의한 농구를 하는 팀이기에 선수로 하여금 돌파를 못하도록 하는 것과 3점 슛을 많이 넣어 득점하는 쪽으로 훈련했다. 사실 연습 기간이 매우 짧았고, 부상 선수가 속출했다. 소집 첫날 연습을 하는데 3명이 연습했다. 그러다 보니 12명이 함께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목표를 향해 하나가 되어 경기를 치렀고,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감독의 선수 기용 방식에 ‘혹사 논란’이 불거졌다. “혹사라는 것은 있는 수 없는 얘기다. WKBL에서도 선수들은 1경기 40분을 다 뛴다. 장기전도 아니고 올림픽 출전권을 위해 한 게임만은 꼭 이기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도 죽기 살기로 뛴 것이다. 마지막 좁혀오는 상황에선 맘을 졸였다. 분위기 변화를 줘야 하나 고민을 했으나 6명의 선수가 다행스럽게도 잘 뛰어줬다.”라고 해명했다.

영국전은 큰 점수 차로 앞서고 있었기에 적절한 교체로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6명의 선수만으로 경기를 마쳤고, 아쉬운 교체 타이밍에 대해 이 감독은 “ 농구에서는 10점이 3분 안에 나온다. 김정은 선수가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적었다. 그래서 그냥 뛰고 있는 선수로 분위기를 가져가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에 대해 “핸드폰이 고장 나 기사를 읽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여자 농구는 좋은 성적을 보이다가 침체에 빠졌다. 올림픽 참가를 못한 문제도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이를 악물고 싸웠다. 올림픽 진출로 여자농구 붐을 일으키자는 각오도 다졌다. 비교해선 안되지만 여자배구가 올림픽 티켓을 따오면서 선수들도 정신적으로 부담을 많이 가졌다.”라고 말했다.  재신임 관련해선 “지금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1팀을 이겨야 8강에 간다고 본다. 그러나 벅차다. 영국을 이겼던 것처럼 우리는 맞춤형 농구를 해야 한다.  12년의 한을 풀자는 생각으로 선수들이 뭉쳤듯, 올림픽 때도 타깃을 잡아 집중적으로 훈련할 것이다.”라고 올림픽 각오를 밝혔다.

 

 

영국전 풀타임을 소화하며 승리를 견인한 박혜진은 최종예선 베스트5에 선정되며 국제 대회에서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개인적으로 처음 나가는 올림픽이고, 여자 농구도 12년 만에 본선 무대에 나가게 됐다. 그래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주위에서 ‘여자농구가 위기’ 이런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 티켓을 따서 조금이나마 여자 농구 인기가 올라가는 것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박혜진은 정규리그 MVP를 4차례나 수상한 국내 최정상 가드다. 그러나 국제 대회에서는 매번 부진에 빠져 ‘국내용’이란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오명에 대해 “그 부분을 항상 알고 있고 ‘이번엔 꼭 보여줘야지, 잘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 독이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마음 편히 해보자는 생각으로 왔는데 그 부분이 잘 됐다. 개인적으로 큰 소득을 얻게 됐다.” 

제일 많이 뛰어 힘들지 않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솔직히 국제대회를 하면 경기를 하면 다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코트 안에서 뛰는 선수는 몇 분이 주어져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때문에 힘들다는 문제는 이야기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어릴 땐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이 컸다. 그러나 국제 대회에서 여러 번 벽에 막히면서 생각을 내려놓게 됐다. 이번에도 잘했다기보다는 내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던 거라 생각한다.”라고 해외 진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올림픽이 어떤 무대인지 감이 없다 보니 설렌다. 솔직히 1승조차 주변에서도 그렇고 선수들끼리도 쉽지 않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쉽지않다는 것은 도전해보라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꼭 1승을 달성해보도록 준비할 것이다.”라고 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을 표했다.

 

한국스포츠통신 = 김민아 기자(flyhigh_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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