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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고 탐방] 창단 첫 전국대회 8강 - '경남 최약체' 김해고의 반격이 시작되다
[명문고 탐방] 창단 첫 전국대회 8강 - '경남 최약체' 김해고의 반격이 시작되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2.12 11: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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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만에 처음으로 전국대회 16강 … 박무승 감독 부임 후 2개월 만에 쾌거
- 전국급 에이스 김유성 보유, 가용 투수 5명
- 박진영, 서준교, 황민서, 정종혁이 야수진의 중심
- 김해고 박무승 감독, 2020 윈나우 선언 … 경상A 다크호스로 떠오를까

늘 지는 학교.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경남·창원지역에서도 가장 전력이 약한 학교. 
2003년에 창단해서 16년 동안 전국대회 16강 한 번이 전부인 학교. 그것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김해고의 서글픈 현실이다. 

그래서 작년 7월 31일은 절대 잊을 수 없는 하루가 아닐 수 없었다. 창단 이래 처음으로 전국대회 8강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강자들이 빠진 B급 대회라고 폄하할지 모르지만, 그들에게는 모든 것을 다 가진 역사적인 하루 다름 아니었다.

박무승 감독이 부임한지 고작 2개월 만에 일궈낸 쾌거였다. 
 

 

# 리틀 덕수? 박무승 감독, 덕수고의 시스템을 김해고에 이식하다

 

 

 

작년 포항 협회장기 사진

 

 


박무승 감독은 현재 모든 감독 중에서 가장 늦게 감독 타이틀을 달게 된 지도자다. 해태에서 박지영이라는 이름으로 3년을 뛴 뒤 아마에서 오랜 기간 코치를 했다. 용마고에서 7년, 홍대에서 7년, 성심학교 3년, 덕수고에서 3년 등에서 코치생활을 하다가 2019년 6월 22일 생애 첫 사령탑 정식 발령을 받았다.

그날 이후 박 감독은 아예 김해에 눌러앉아버렸다. 아이들의 숙소 옆에 박 감독의 숙소가 있다.

나는 남들과 다르게 코치생활을 소위 빡센(?) 곳에서만 했다. 홍익대 장채근 감독과 덕수고 정윤진 감독님은 유명하시지 않는가. 그런 곳에서 코치생활을 오래한 덕에 지금의 내가 있다. 성심학교는 나에게 새로운 지도 방식에 눈뜨게 해준 곳이다.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방법을 배웠다. 그곳에서의 3년이 있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작년 6월 김해고에 부임한 박무승 감독

 

 

박무승 코치는 최근 3년 덕수고에 적을 두고 있었다. 나승엽, 장재영, 정구범 등이 박 감독의 애제자들이다. 기자와 처음 연을 맺은 것도 덕수고 수석코치로 있을 당시였다. 강성 지도자들을 감독으로 모신 탓에 대표적인 강성 감독으로 꼽힌다. 훈련의 강도는 상당히 센 편이다. 

“내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아이들이 너무 방치되어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강한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방치는 더더욱 아니다. 이 아이들은 지는 것에 익숙하고, 타이트한 경기에서는 스스로 무너져버린다. 그것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강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포수 정종혁을 혹독하게 조련시키고 있는 박무승 감독

 

 

박 감독은 덕수고에서 수석코치로 있으면서 배운 훈련들을 하나둘씩 김해고에 접목시키기 시작했다. 입에 단내가 날 정도의 강훈련이 이어졌다. 

다행스럽게 김해고는 좋은 선수는 없었지만, 운동 환경은 좋았다. 김해 한적한 곳에 위치한 삼계 야구장은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야구장이었고, 넓은 실내 연습장도 있었다. 학교의 간섭도 없었다. 박무승 감독이 자신의 뜻을 펼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 초특급 에이스 김유성 보유, 어성길·천지민 등 5인 로테이션 가동

 

 

 

 

올 시즌 김해고의 도약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큰 자신감의 원천은 역시 투수력이다. 김유성(188/93,우우,3학년)을 보유하고 있고, 김유성을 받쳐줄 투수가 4명 정도가 있다. 

가장 먼저 어성길(1736/78,우우,3학년)이 있다. 어성길은 가장 눈부신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다. 사이드암으로서 구속이 136~7km/h까지 올라왔다. 여기에 투심과 커브 등 변화구 구사능력도 좋아, 꼭 이겨야할 경우 선발 투수로 기용될 전망이다. 

“올해 사이드암이 많지 않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조금만 더 발전하면 프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라고 박 감독은 말한다. 

여기에 천지민(175/81,우우,3학년)이 있다. 천지민은 언더핸드다. 느린공과 제구력을 바탕으로 승부하는 타입이다. 어성길과 천지민이 선발 투수로 들어간다. 김준수(177/85,우우,3학년)와 박시현(170/55,우우,2학년)은 중간 계투로 힘을 보탠다.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선수가 총 5명이면 충분히 승부가 가능하다고 박 감독은 판단하고 있다.  

 


# 4할 유격수 박진영, 특급 내야 서준교, 총알 황민서, 안방마님 정종혁 

 

 

작년 타율 무려 0.468 김해고 박진영

 


김해고는 단도직입적으로 포수는 정종혁(173/83,우우,3학년), 1루수는 김민성(175/90,우우,3학년), 2루는 서준교(180/78,우우,2학년), 3루는 정기영(신입생) 혹은 홍정현(175/85,우우,2학년) 유격수 박진영(180/82,우우,3학년),  좌익수 김정호(176/80,우우,2학년), 우익수 허지원(164/64,우좌,2학년), 중견수 황민서(181/73,우좌,3학년)로 라인업이 꾸려질 가능성이 크다. 시즌 중 바뀌기는 하겠지만, 큰 변화는 힘들다. 가용 폭이 넓지 않기 때문이다. 
 
핵심이 되는 선수는 주장 박진영이다. 김해고 공수의 핵이다. 유격수로 시즌을 소화할 예정이다. 컨택 능력에서 만큼은 전국 최고급이다.

박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컨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작년 타율이 무려 0.468이다.  작년 타율이 그의 컨택능력을 입증하는 최고의 근거다. 마산고 최현욱과 더불어 경남권 최고의 3루수를 다투고 있다. 올 시즌 유격수 자리에서의 수비능력 향상과 장타력 향상이 과제로 꼽힌다.  

 

 

김해고 수비의 핵 서준교

 

 

서준교는 수비에서만큼은 팀 내에서 독보적인 No.1이다. 내년 유격수를 볼 선수다. 강한 어깨를 보유하고 있고, 공을 빼는 동작도 상당히 빠르다. 수비에서의 핵이다.  

황민서는 팀에서 제일 빠르다. 기동성의 핵이다. 요즘 기준으로 4초대 초반이라면 특급 스피드다. 황민서는 번트를 대고 뛰었을 때 3초 74초 정도의 스피드가 나오고, 타격을 하고 뛰었을 때 1루까지 4초정도의 스피드가 나온다. 어깨도 준수하다. 적어도 중견수 앞의 안타를 홈에서 투바운드로 송구해 주자를 아웃시킬 수 있는 정도는 된다. 방망이는 평범하지만 워낙 뚜렷한 강점이 있는 만큼, 코치진이 프로행을 기대하고 있는 선수다.  

 

 

 

 

정종혁은 박 감독이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선수다. 박 감독이 포수 출신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신장도 좋고 어깨의 강도는 충분하다. 다만, 공을 빼는 것이 다소 느리다. 백스윙을 좀 더 간결하게 만들고, 어깨를 단련시켜서 팝 타임을 줄이는 것에 전념하고 있다.

우익수 허지원은 2학년 주장이다. 발이 빠르고 야구 센스가 좋다. 김민성은 4번 타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3루수. 현재 1학년 정기영이 조금 더 앞서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해답이 없다. 박진영을 3루, 서준교를 유격수로 이동시키고, 새 얼굴을 2루로 내세우는 라인업도 고려하는 이유다. 


 

# “올해 무조건 승부를 보겠다”  박무승 감독의 강력한 선전포고

 

 

 

김해고, 올 시즌 경상A에서 약진할 수 있을까 

 


김해고는 경상권A에 속해있다. 서울권A와 더불어서 가장 강력한 권역이다.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물금고도 만만하지 않고, 나머지 팀들은 전국에서 통용되는 팀이다. 김해고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수준이다. 

그래도 박 감독은 전진이다. 아니 전진할 수밖에 없다. 언제 또 김유성 같은 투수를 품을지 알 수 없다. 투수진도 괜찮고, 무엇보다 센터라인이 괜찮은 편이다. 김해고는 스카우트에서 찬밥이다. 같은 권역에 명문 용마고가 있고, 신흥 강호 마산고가 있다. 역사도, 재정도 좋은 편이 아닌 김해고에 좋은 선수가 올 리 만무하다. 그래서 올해가 중요하다. 전국무대에서 성과를 낸 3학년들이 있을 때 전진해야 한다. 

늦은 밤 9시. 김해고 훈련시설이 있는 삼계 야구장 근처에서 선수들의 스윙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어디에선가 선수들이 모여 스윙연습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숫자는 두 명, 세 명 계속 늘어간다. 

사령탑의 목표와 선수들의 목표가 하나가 될 때 기적이 일어난다. 그리고 고교야구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박무승 감독은 희망한다. 올해 김해고의 도전이 결코 헛되지 않기를. 겨우내 흘린 엄청난 땀의 보상을 김해고의 성적으로 받을 수 있기를. 

경남권 최약체 김해고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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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백지 2020-02-12 22:46:05
물금이 작년에 김해고한테 패했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