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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쇼트트랙 유망주’ 김길리 “첫 주니어대회 1등 뿌듯... 태극마크 달고 싶어”
[인터뷰]‘쇼트트랙 유망주’ 김길리 “첫 주니어대회 1등 뿌듯... 태극마크 달고 싶어”
  • 김민아 기자
  • 승인 2020.02.26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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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감에 어깨는 무겁지만 이겨내야 할 부분
첫 국가대표 선발전, 꼭 순위 안에 들어 국제대회 나가고 싶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 1위가 되는 것이 꿈

 

이미 동나이대에는 적수가 없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1위를 휩쓸었다. 그의 이름 앞엔 항상 ‘최고 유망주’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자연스레 팬들은 몇 년 전부터 김길리(세화여고)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에 대해 “저를 알아봐 주신 팬들에겐 항상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부담감이 크다. 계속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조금 있다. 넘어야 될 산이 많다. 그러나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속내를 솔직히 말했다.

 

 

김길리는 여름특강을 듣게 되면서 쇼트트랙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던 순간을 이렇게 기억한다.


“피겨를 하고 싶다고 해서 당연히 피겨인 줄 알고 수업을 들었다. 계속 타긴 타는데 점프는 안 하고 앉아서만 했다.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직선을 배울 때 ‘아 피겨가 아니구나’라는 것을 알았다.”


2019년 사할린 동계 유소년 아시아대회 때 처음으로 주니어 대표에 선발됐다. 그러나 순탄치만은 않았다. 근육통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으나, 발목 인대가 끊어졌다. 첫 국제 대회에 부상을 안고 출전했고, 당연히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었다. 이때 잠시 슬럼프가 찾아왔다.


몸도 마음도 지쳤으나, 쇼트트랙이 제일 좋았다. 김길리는 다시 링크에 섰다. 그러나 시련은 또 찾아왔다. 유스 올림픽 파견선수 선발전 1000m 경기에서 충돌로 인해 넘어졌고, 2분 6초대를 기록하게 되면서 출전이 물거품이 됐다. 그는 “당시에는 아쉬움이 너무 컸다. 그러나 나중에 ‘나는 더 큰 대회에서 메달을 따야지’라고 생각했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지금은 아쉬움은 없다.”라고 말했다.


김길리는 작년 12월 22일에 끝난 세계 주니어 선수권 선발전에서도 충돌로 인해 들것에 실려 나갔다. 세계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그 문턱에서 또 한 번 좌절할 뻔했다. 그러나 진통제 투혼을 보였고, 종합 4위에 자리해 계주 멤버로 선발됐다. 그는 “종합 3위를 목표로 나왔지만, 계주로라도 뽑혀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아쉬움도 잠시 김길리는 이유빈이 월드컵에 출전하게 되면서 개인전 출전 자격을 얻게 됐다.


“개인전에 출전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당황스러웠다. 언니들도 와서 갑자기 개인전 출전 소식을 알려줬다. 그래서 ‘아 나 개인전 가는구나’ 생각했다. 혼란도 잠시, 개인전을 출전할 수 있게 돼서 정말 기뻤다.”


#첫 주니어 세계선수권, 금메달 그리고 세계신기록

 

ISU youtube 캡처
ISU youtube 캡처

 

마음을 다잡았다. 잡은 기회는 절대로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이를 악문 김길리는 첫 출전한 주니어 세계선수권 10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준결승에서 주니어 세계신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첫 주니어 대회인데 1등도 하고 기록도 내서 뿌듯했다. 국제 대회랑 국내 대회랑 약간 분위기부터 달랐다. 설레면서도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탔다. 스타트 라인에 서서 ‘나는 할 수 있다’라고 되뇌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나라를 대표해서 출전했기에 시상대 맨 꼭대기에서 애국가를 들으니 울컥했다.”라고 덧붙였다.

 

 

풍납중 트리코를 입고 뛰는 마지막 동계체전에서 3관왕을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3월에 열리는 종별 선수권에서부터 고등부로 출전한다. 김길리는 심석희(서울시청)의 모교 세화여고로 진학한다. “(심)석희 언니는 한체대에서 같이 훈련해서 많이 만났다. 언니 뒤에 따라서 타는 것 자체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길리의 주 종목은 1500m다. 뒷짐을 지고 여유 있게 타다가도 어느 순간 앞으로 훅 치고 나가있다. 그의 추월 능력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정감을 준다. 김길리는 “자세가 안정적인 것과 지구력이 좋은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약한 부분은 계속 중등부에서만 타서 레이스 할 때 노련미가 떨어진다. 마크가 심하면 그걸 뚫기가 조금 어렵다. 몇 번 겪다 보니 요즘은 스케이팅할 때 충돌이 나지 않게 한 번에 치고 가는 부분을 가장 신경 쓴다.”며 “그리고 스타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계속 연습은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길리는 이번 동계체전을 보며 곽윤기(고양시청)의 레이스 운영과 최민정(성남시청)의 왼발을 많이 배우고 싶다고도 전했다.


#첫 국가대표 선발전

 

 

김길리는 2004년 7월 1일생이다. 작년 대한빙상경기연맹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 자격 기준은 2004년 7월 1일 이전 출생자였다. 하루 차이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설 수 없었다. 그는 “아쉽긴 했다. 그런데 작년에는 몸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었다.”라고 털어놨다.


김길리는 올해 첫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선다. ‘쇼트트랙 유망주’로서 팬들에게 자신을 입증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시니어 데뷔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간 만큼 기대감과 긴장감도 상당할 것이다. 그는 “많이 떨리지만 꼭 국가대표 순위 안에 들어 국제 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선수로서 어떤 꿈을 가지고 있냐고 물었다. 그는 조금의 고민도 없이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세계 1등이 되고 싶다.”라고 답했다. 이어 “가까운 목표로는 이번에 국가대표로 선발되어서 국제 경험을 쌓고,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해보고 싶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쟁쟁한 선수들을 뚫고 김길리가 첫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스포츠통신 = 김민아 기자(flyhigh_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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