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 취소? 지원금 대폭 삭감에 "공연 불가능" 한목소리
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 취소? 지원금 대폭 삭감에 "공연 불가능" 한목소리
  • 배윤조 기자
  • 승인 2020.04.02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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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 증액신청 했으나 오히려 7억 원에서 4억5천만 원으로 예산 반 토막
- 오페라단들 “이 예산으로 현실적으로 공연 못 한다” 탄식
- 공연 횟수 줄이고 오페라단들이 직접 티켓 파는 등 궁여지책 강구

“이 지원금으로 어떻게 공연을 하라는 것인가요. 차라리 공연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맞는 이야기 아닌가요?” 

지난달 13일 ‘2020년 대한민국공연예술제’ 지원심의 결과가 발표되자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 참가키로 한 모 오페라단 단원들은 분노에 찬 탄식을 쏟아냈다. 지난해 7억2천만 원과 비교하면 3분의 1이 축소 지원되었기 때문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고한 이번 공모사업은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 등 4개 분야에 총 169억 890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그중 ‘대한민국오페라발레축제추진단’이 추진하는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는 4억5천만 원의 지원금이 결정되었다. 그러잖아도 해마다 예산이 부족해 매년 지원하던 7억보다 더 많은 금액을 신청했지만, 오히려 금액이 대폭 삭감된 것이다. 


# “공연하지 말하는 것이냐. 이 예산으로 공연 불가능” 오페라단 탄식

 

 

오페라페스티벌 공연 사진(출처 : 2018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홈페이지)

 


이 소식을 접한 모 오페라단 단원들은 도저히 공연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탄식했다. 
하나의 오페라가 만들어지는데 얼마나 많은 돈이 투자되는지 아는 관계자들은 매우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당초 계획된 예산은 지난 5년간 받아왔던 7억 원. 이 지원금은 각 참가단체에 약 1억 3천 만 원씩 배정하는데 대관료를 빼면 거의 7천여만 원으로 공연을 진행해야 한다. 대본, 작곡, 조명, 연출, 무대, 의상, 분장, 성악가 개런티, 오케스트라 등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7천만 원은 사실상 소극장 규모의 예산일 뿐이다.

그런데 올해 지원금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대관료 할인 등의 혜택도 전혀 없기에 2~3천만 원 정도로 공연을 진행하라는 의미가 된다. 

‘대한민국오페라발레축제추진단’은 사실 최소한 예년의 지원금은 확보할 줄 알았다가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사업공모에 신청할 때 그동안 오페라페스티벌 예산이 부족해 힘들었음을 이해하기에 두 자릿수까지 증액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예술의전당 측의 노력도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 

지원금은 한번 축소하면 다시 회복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점을 잘 알고 있는 문체부로서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담당자는 예술의전당의 대관료라도 할인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이야기다. 4억5천만 원의 지원금이라면 예술의전당이 대관료를 공제해주어도 공연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모 오페라단 단장은 “국립오페라단 정기공연은 작품 당 8~9억 원에 달한다. 오페라페스티벌은 오페라극장에서 4작품, 소극장 2작품, 시민 참여형 야외 공연 2편 등 총 8편의 작품이 한 달 이상 펼쳐진다. 이 모든 공연에 대한 지원금이 7억2천만 원이다. 국립오페라단 정기공연의 한 작품을 올리는 비용보다 적은 금액이다. 민간오페라단 3개 단체와 소극장오페라단 2개 단체는 7억2천만 원을 쪼개야 한다. 사실상 공연이 불가능한 예산 구조”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업공모 심사, 오페라 이해하지 못하는 심사위원 많아” 지적  

 

 

본 연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출처 : 2018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홈페이지)

 


지금까지는 문체부의 예산이 집행되면 예술의 전당은 그 돈을 받아 공동 주최 측인 ‘한국오페라단 연합회’와 함께 매년 오페라페스티벌을 펼쳐왔다. 

그런데 올해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문체부는 기획재정부의 요구로 그동안 지속적으로 집행해오던 오페라페스티벌의 예산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업공모에 포함하고 일체의 예산을 심사위원들이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오페라는 기본적으로 다른 페스티벌에 비해 엄청난 인원과 장비가 동원된다는 기본적인 지식을 가진 전문가들이 심사를 해야 하는데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심사위원들이 대거 들어갔다는 것. 

다른 공연에 비해 ‘왜 이렇게 돈이 많이 드는지’에 대한  감을 잡지 못하면 지난해 7억은 물론 올해 신청한 금액은 그저 턱없이 과다해 보일 뿐이라는 것이 오페라단 사람들의 지적이다. 

모 오페라단 A관계자는 “우선 심사위원에 오페라 전문가를 반드시 투입해야 한다. 최소한 오페라 전문가 한 사람이라도 배정돼 오페라페스티벌을 객관적으로 심사할 수 있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 “그래도 공연은 계속되어야 한다” … 오페라인들, 공연 횟수 줄이기 등 궁여지책 강구 

 

 

"오페라인들, 그래도 공연은 해야한다"(사진은 제 8회 오페라페스티벌)

 


오페라 인들은 대한민국의 유일무이한 ‘오페라 페스티벌’인만큼 궁여지책으로라도 행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누오바 오페라단 강민우 단장은 “아무리 예산이 없더라도 어떻게든 공연은 지속하여야 한다. 그동안 3, 4회 하던 오페라 공연 횟수를 2회 정도로 줄이고라도 공연을 펼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인건비라도 줄일 수 있는 궁여지책”이라고 말한다. 

서울오페라앙상블 장수동 감독 또한 세 번 공연을 두 번으로 줄이면 적자폭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오케스트라 합창단 발레단의 순수 개런티만 해도 4천만 원을 훌쩍 상회한다. 대관료를 합하면 5천만 원이 넘는다. 하루라도 공연을 줄이면 어떻게든 해나갈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 장 감독의 의견이다. 

B오페라단 관계자는 “이미 정해진 보조금 4억5천만 원으로 어떻게 축제를 꾸려나갈지 축제추진단의 고민은 깊어지겠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이렇게 된 마당에 오페라 인들도 이 행사를 치르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금만 바라볼 게 아니라 기업후원, 서울문화재단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지원금 확보에 나서야 한다.”라며 오페라 인들의 분발을 요구하기도 했다.

 

 

8월로 연기된 오페라페스티벌, 과연 정상적으로 개최 가능할까 

 

 

한편 좀 더 근본적인 다른 해결책을 제시하는 오페라 인들도 있다.  
C오페라단 관계자는 “한국 최초의 오페라 ‘춘희’와 한국 최초의 창작오페라 ‘춘향뎐’도 모두 민간오페라단이 제작했다. 이 기회에 대한민국 오페라역사에서 민간오페라단의 역사성과 역할을 인정하고 협업을 단행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협업은 지금 지원금 삭감을 구해달라는 차원이 아니라, 국립과 민간의 협업으로 한국오페라의 저변확대와 세계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술인들의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한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5월 2일 개최가 예정되었던 제11회 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은 8월 4일 ~ 23일로 연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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