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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중탐방] “중학생을 좀 못한다고 벤치에 넣는다고요?” … 서울 영동중, 그들이 성장하는 법
[명문중탐방] “중학생을 좀 못한다고 벤치에 넣는다고요?” … 서울 영동중, 그들이 성장하는 법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5.08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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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지, 주승우, 김도완, 이병헌 등 우수선수 다수 배출 … 작년 우리은행장기 준우승

최근 서울은 갈수록 야구환경이 안 좋아지고 있다. 
경기를 할 수 있는 운동장이 부족하고 워낙 땅값이 비싼 관계로 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하다.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잇따. 대표적으로 영동중학교도 그렇다. 서초구에 위치해있으면서도 학교 내에서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운동장이 너무 작아 외야 수비훈련은 언감생심이고 배팅 훈련도 못한다. 조금만 쳐도 공이 저 멀리 밖으로 넘어가버리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교육청의 지시로 학교 버스도 없애버렸다. 그러다보니 외부로 나가기도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수수급이 힘들다. 운동 환경이 안 좋다보니 학부모들이 영동중학교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1. “중학생들을 야구 좀 못한다고 벤치에 넣는다고요?”

 

 

작년 가을 우리은행장기 준우승 당시 김상모 감독 

 



김상모 감독은 대구 토박이다. 대구의 경상중 - 대구상고(현 상원고)를 나왔다. ‘타격왕’ 양준혁과 고교동기다. 하지만 대학을 홍익대로 진학한 탓에 그때부터 서울시에서 소위 지도자밥(?)을 먹기 시작했다. 홍익대 코치, 영남중 코치 등을 거쳐 올해로 영동중을 맡은 지 벌써 10년이 되어간다. 

김상모 감독은 성적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잘하던, 못하던 고르게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맞는다는 것이 김상모 감독의 지론이다. LG트윈스기를 한다고 하면 아예 선수들에게 선발등판하고 싶은 학교를 알아서 정하라고 한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미리부터 선발일자를 프로팀처럼 정해준다. 선수들을 알아서 그 시간에 맞춰 몸을 만들고 준비한다. 어지간히 무너지지 않는 이상은 그 할당량을 채워준다. 그 할당량을 투수들이 채워주면 성적이 나는 것이고 안 나도 어쩔 수 없다.  

“나는 작년에도 병헌이만 조금 더 던지고 3학년들 이닝 수는 거의 비슷하게 맞춰줬다. 똑같은 돈 내고 야구를 하는데 아이가 좀 못한다고 경기에 못 나가면 부모 마음이 어떻겠는가. 양천중과의 경기에 던지고 싶다면 너 그날 선발. '최강 영남중전? 오케 너 던져봐'라는 식으로 그렇게 정한다”  

김상모 감독은 외강내유 형이다. 겉에서 보면 굉장히 거칠다. 거친 발언을 쏟아낼 때도 있다. 하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에게 잔정이 많다고 표현한다. 그의 이런 운영방식도 그런 한 단편이다.  

 


2. 2019 영동중의 핵심 라인업을 소개합니다 

 

 

팀의 3번타자이자 외야수 김동현

 

팀의 4번타자이자 외야수 박진우

 


야수들은 아무래도 3학년들이 주축이 된다.  
그중 김동현(174/74, 우우, 3학년, 광명시리틀)은 작년부터 경기에 출장했던 선수다. 작년 우리은행장기에서도 포수를 봤었다. 다만 최근에는 외야수로 전향을 선택했다. 포수로서 송구에 다소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직 외야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아 수비는 다소 미지수지만 타격은 좋다. 이 선수가 영동중의 3번타자다. 

참고로 김동현이 빠진 포수자리는 2학년이 들어간다. 김지완(178/65, 우우, 2학년, 방배초)이 그 주인공이다. 김지완은 포수치고는 매우 큰 키를 자랑한다. 원래는 투수를 하려고 중학교에 입학했으나 어찌어찌하다 포수로 자리를 잡은 선수다. 김지환은 “최근 포수도 재미있다”라고 밝게 웃는다. 아직 몸이 마른데다 포수 구력도 길지 않아 여러 가지로 부족하지만 체격이 좋아 앞으로가 기대되는 자원이다. 팀에서는 9번 타자를 맡고 있다. 

4번은 박진우(177/88, 우우, 3학년, 방배초)가 맡는다. 좌익수다. 작년에는 지명타자를 소화했었다.  이 선수 또한 수비보다는 공격형이다. 체격을 보면 알 수 있듯 팀에서 김동현과 더불어 장타툴을 맡고 있다. 현재는 공격력 강화를 위해서 좌익수를 맡고 있지만 장래 희망은 3루수다. 기본적으로 힘을 지니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신장만 더 크면 고교에서 충분히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모 감독은 박진우에 대해서 욕심이 많다. “방망이 하나를 놓고 보면 괜찮은데 치고 던지고 받고 하는 부분에서 나머지는 좀 부족하다. 이 부분을 잘 메워야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팀의 유격수 이형석

 

유일한 2학년 포수 김지완

 

팀의 리드오프 전현도

 

 

전현도(170/64, 우우, 3학년, 역삼초)는 팀의 리드오프다. 대부분의 리드오프가 그렇듯 이 선수 또한 빠른 발을 지니고 있다. 센스도 나쁘지 않은 선수이기는 한데 김상모 감독은 더 나아질 수 있는 선수라며 다소 아쉬워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팀의 핵심이 되는 유격수는 이형석(177/70, 우우, 3학년, 영등포리틀)이 맡고 있다. 김상모 감독은 “사실 이 학교에서는 정확하게 학교에서 온 유격수가 없었다. 그래서 리틀에서 야구하던 애들을 데리고 왔다. 그 중 팀에서는 괜찮은 수비력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다”라고 이형석에 대해서 설명한다. 신장이 워낙 좋아 소위 말하는 스타일이 좋다. 타격능력도 상당한 수준이다. 팀의 중심타선에 포함되기도 하는 선수다. 다만 최근 어깨쪽이 다소 안좋아 송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다. 아프지만 않으면 무조건 잘 할 수 있는 선수라고 김상고 감독이 믿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팀의 유일한 좌타자 임영준

 

팀의 3루수 이지원

 

팀의 우익수 정성운

 

 

임영준(172/65, 우좌, 3학년, 광명시리틀)은 팀에서 매우 희소한 좌타자다. 올해 영동중은 라인업에 좌타자가 한명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임영준의 존재는 매우 고맙다. 팀에서 현재 2루수를 맡고 있다. 정성운(166/67, 우우, 3학년, 분당리틀)은 우익수다. 체구는 작지만 다부지게 야구하는 선수다.  박진우, 김동현과 함께 광활한 외야를 책임지고 있다.

이지원은 팀의 2번타자이면서 3루수다. 아직 몸이 왜소하기는 하지만 팀의 핫코너와 상위타선을 동시에 맡는 다는 것 자체가 자질이 있다는 증거다.  

 


3. “지면 지는 거죠. 하지만 쉽게 지지는 않습니다”   …  영동중, 그들이 성장해나가는 법

 

 

 

 

 


운동장이 없어서 일주일에 두 번 외부로 나갈 수밖에 없는 환경. 운동장이 하도 작아 그물을 치고 그물을 향해 타격연습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 우수한 선수를 받기 힘들어서 리틀 야구에서 받을 수 밖에 없는 환경. 이런 파편적인 조건들을 모아놓고 보면 왠지 서울시 최약체의 분위기가 강하게 난다. 

하지만 절대 아니다. 영동중이 결코 약한 팀이 아니다. 올해 3월 서울시소체대회에서도 8강까지 올랐다. 상명중에게 3대0으로 앞서다가 4-3으로 뒤집히기도 했다. 그뿐 아니다. 작년 서울특별시 우리은행장기 준 우승팀이 영동중이다. 유민‧이유민 등이 버티고 있는 대치중에게 패했지만 기대이상의 성적이었다. 

 

 

"지면 할 수 없죠. 하지만 쉽게 지지는 않습니다" 

 

 

선배들도 빵빵하다. 두산베어스의 미래 박신지와 삼성라이온즈의 미래 김도환이 이곳 영동중 출신이다. 거기에 더해 2년 후 1차지명 강력후보인 성균관대 주승우, 올해 연세대학교 포수로서 지명후보인 정진수도 영동중 출신이다. 꽤나 많은 좋은 선수들이 영동중에서 나왔다. 딱 봐도 나오는 선수들의 씨알이 상당히 굵다. 

김상모 감독은 다소 무뚝뚝한 얼굴로 말한다. 
모든 것을 이기는 것에 맞추지 않는다고.... 지면 지는 것이지만 그렇게 운영을 해도 절대 선수들이 쉽게 지지는 않는다고.... 그것이 영동중이라는 팀이 지니고 있는 문화고 숨은 저력이라고 말이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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