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4-23 13:11 (화)
[인터뷰] ‘충암고전 6.1이닝 8K 피날레’ 성남고 이종민과의 솔직 야구대담
[인터뷰] ‘충암고전 6.1이닝 8K 피날레’ 성남고 이종민과의 솔직 야구대담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5.09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록 경기에는 패했지만 5월 5일 어린이날 성남고 vs 충암고전에서 가장 빛나는 투구를 한 선수는 단연 이종민이었다. 
이종민은 서울시우승팀 충암고를 상대로 6.2이닝동안 무려 8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호투했다. 이주엽에게 단 한 개라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05개의 투구를 모두 하고 내려왔다. 주말리그 첫 경기 덕수고와의 경기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는 투구였다.  

덕수고전 이후 절치부심한 이종민은 서울디자인고전 3이닝 1피안타 2K 무실점, 선린인터넷고전 3.1이닝 1피안타 7K 무실점, 충암고전 6.1이닝 6피안타 8K 1실점을 기록하며 1차지명을 앞두고 급격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3경기 12.2이닝 1실점 17K의 폭발적인 상승세다. 이종민은 성격이 시원시원한 편이다. 곤란한 질문에도 머뭇거리거나 스스로를 숨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인터뷰 제목을 솔직 야구대담이라고 지은 이유이기도 하다.   

 


1. “최악의 모습 바닥까지 싹 다 보여줬다” 이 앙다문 이종민, 충암고전 폭염 속 부활 역투 

 

 

폭염속 선발등판 105구
"최악의 모습 바닥까지 보여줘서 더 떨어질데도 없다" - 폭염속 선발등판 105구

 


Q) 한여름이라고 봐도 되는 높은 기온속에서도 아주 잘 던졌다. 
A)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초반 1~2회때 투구수가 너무 많아서 3회 끝날때가 76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선발투수가 이닝을 많이 끌고가야하는데 투구수가 너무 많아서 걱정을 했는데 후반부에는 삼진잡기보다 맞춰잡는 피칭을 했더니 투구수가 많이 줄어들어서 그나마 6.1이닝이라도 던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런데 갑자기 왜 커터에서 슬라이더로 다시 바꾼것인가.  
A) 제가 커터를 주말리그때 사용을 해봤는데 생각보다 피칭에서 했던 것처럼 안나오더라고요. 슬라이더가 안되는 것은 아닌데 제가 슬라이더를 안쓰는 이유는 슬라이더를 던지면 커브가 안되고, 커브를 많이 던지면 슬라이더가 안되는 경우가 있어서 커터를 사용한 것인데 커터가 워낙  생각한대로 안되니까 안정적인 슬라이더를 선택한 것이고 무엇보다 좌타자에게는 슬라이더가 무조건 있어야겠더라고요. 이날도 충암의 좌타자들을 상대로 슬라이더가 괜찮게 들어간 것이 호투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  

 

 

 

 

Q) 상황이 이렇다보니 첫 경기 덕수고전이 더 아쉽다. 덕수고라 부담되었었던 것일까.  
A) 일단 덕수를 잡아야 조 1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경기를 했던 것이 독이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경기 끝나고 화도 많이 났습니다. 솔직히 덕수고와 우리 팀이 세 번해서 다 져서 열이 많이 받더라고요. 탄천리그에서 졌고, 주말리그에서도 제가 대량실점해서 졌고... 코치님이 똑같은 고등학생인데 쫄지말고 붙으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제가 괜히 주눅든 것 같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덕수가 잔야구를 잘하더라고요. 주자를 내보내면 1점은 무조건 주다보니까 많이 힘들었습니다.  

Q) 팬들이 많이 궁금해하실 것 같다. 이종민 선수의 구속은 많이 올라오고 있는가.
A) 충암고전에서 저희 스피드건으로는 최고 140km/h가 나왔습니다(스카우터 스피드건 139km/h).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도 시즌 초반보다는 나아진 것 같고 앞으로도 계속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페이스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12.2이닝 17K 1실점이다. 
A) 사실 시작이 워낙 안좋아서 마음도 안좋고 그랬는데 코치님들께서도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니까 좀 마음이 편해진 것 같습니다. 덕수고전 때 워낙 못해서 안좋은 모습을 바닥까지 싹 다 보여준 마당에 더 이상 떨어질 데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은 마음 편하게 던지고 있습니다. 

 


2. “작년 겨울 어깨 안좋아 공 못 던졌지만 그 덕분에 몸상태 매우 좋아져 … 구속기복은 극복해야할 문제” 

 

 

"구속 기복이 심한 것.. 내 스스로 극복해야할 문제" 

 


Q) 작년에 추계리그때 마지막으로 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당시어깨가 안좋았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A) 추계리그 끝나고 어깨가 불편함이 있어서 MRI를 찍고 검사를 했는데 큰 문제는 아니고 많이 던져서 휴식이 필요하다고 진단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동계훈련에서 공을 아예 놓았죠. 개인스케쥴을 따라 운동을 했습니다. 그래도 준비를 잘한 덕에 몸의 스피드도 붙고 어깨 아픈곳도 전혀 없고 상태는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Q) 스카우터 분들도 오시면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시지 않나. 무슨 이야기를 해주시나.  
A) 체인지업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습니다. 체인지업이 조금 더 밋밋하지 않나. 체인지업을 꺾어서 던져야 하는데, 너무 직선으로 나가니까 밋밋하다. 슬라이더가 안돼서 커터를 던지는데 끝에서 꾹 눌러줘야 한다 등 이런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고요.(최근에는 SK스카우터 분들이 오셔서 좋은 말씀도 해주셨다고 이종민은 첨언한다). 

Q) 본인의 중학교 시절은 어땠나. 청원중 박재민하고 최고의 좌완을 다투던 사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A) 저는 초등학교 4학년때 성동초에서 야구를 시작했습니다. 덕수중시절에는 타자도 같이 하다가 고등학교에 와서는 투수만하고 있죠. 재민이는 워낙 좋은 친구라.. 청원중 때 재민이가 저보다 더 나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까 대표님 룸메이트도 같이했었네요(웃음). 

Q) 사실 이종민 선수를 평가할 때 구속이 너무 들쑥날쑥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A) 제가봐도 기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을때는 좋았다가 안좋을때는 또 안좋고... 제 스스로가 멘탈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반성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3. 높은 탈삼진율을 선보이고 있는 성남고 이종민, 그 비결은? 

 

 

"나의 장점은 높은 탈삼진율"

 


Q) 이종민 선수보고 서울특별시장기의 닥터K라고 하더라. 서울시장기만되면 엄청난 활약을 선보이기 때문으로 안다. 
A) 음.. 그런가요? 작년 신일이랑 서울시장기 결승에서 붙었을 때 6.1이닝동안 11개의 삼진을 잡았고, 올해도 4강에서 배명이랑 4이닝 8삼진을 잡았던 것같습니다. 딱히 서울시장기라서 컨디션이 좋은 것이라기보다는 그냥 우연의 일치입니다. 그런데 친구들은 “시장기 너만의 그것이 왔다”라고 이야기를 하긴하더라고요(웃음). 

Q)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본인 투구폼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설명이 듣고 싶다. 
A) 제가 생각할때는 부드러운 것입니다. 제 스스로가 파워풀한 투구폼이 아니어서 제 폼은 부드럽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죠. 단점은 이번 겨울 지적받은 것인데 대부분 투수들이 팔꿈치가 어깨보다 안 올라오거든요. 그런데 저는 팔꿈치가 어깨위로 올라와서 그것이 부상에 위험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작년 다소 안좋았던 것도 그것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Q) 본인의 가장 자신있는 변화구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역시 커브죠. 초등학교때부터 던졌었기 때문입니다. 슬라이더는 초등학교때부터 슬라이더를 못던져서 중학교때부터 고교 1학년때까지 안 던지다가 작년에 불펜피칭할때만 던져봤습니다. 그러다가 올 겨울 연습해서 서울시장기와 탄천리그에서 던져봤는데 아직은 미완성입니다. 

Q) 단순 명료하게 물어보겠다. 본인이 갖고 있는 최고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위기 상황에서 탈삼진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인 것 같습니다.(그 비결을 묻자) 일단 저는 바깥쪽 직구를 많이 던집니다. 우타 바깥쪽을 던지면 우타자는 잘 못치죠. 제가 볼이 좀 더러운 편인데 아무래도 좌투수다보니까 우타 바깥쪽을 던지면 공이 흘러나가기 때문에 멀어보입니다. 거기다가 제가 체인지업과 커브가 나쁘지 않아서 더더욱 그렇죠. 체인지업도 흘러나가는 구종입니다. 다만 올시즌은 몸쪽도 많이 던져야합니다. 그래서 체인지업으로 유인하고 바깥쪽 직구를 배합하면 많이 속더라고요. 그게 저의 기본적인 패턴입니다. 

 

 

4. “1차지명 라이벌은 박주홍, 이민호, 강민, 이주엽 … 마음 편하게 붙어보겠다”  

 

 

"나에게는 고3병이 안 올 줄 알았다" 

 


Q) 고3 스트레스는 모든 고3 선수들에게 오는 일종의 심병이다. 잘해야겠다는 강박관념이 선수의 몸을 굳어지게 만들고 긴장되게 만든다.  
A) 저에게는 고3병이 안올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고3이 되니까 자연스럽게 오더라고요. 지난 주 (손)동현이형이 학교에 왔었고 최근에도 동현이형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중학교때 은사님 찾아가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아직 작년 동현이형에 비하면 심한편은 아닌데... 저에게도 이런 심리적인 압박감이 심하게 오긴하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1차지명 이런 것을 의식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예전까지는 1차지명이 가장 큰 목표였는데 지금은 2차에 뽑혀서 프로가서 잘하면 된다라고 마음편하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Q) 본인이 현재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선수가 있을까. 
A) 라이벌이라기보다 제가 본받아야할 선수는 박재민이나 야탑고의 오원석입니다. 두 선수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죠. 1차지명의 라이벌이라면 박주홍이나 이민호, 강민, 그리고 우리 팀의 이주엽입니다. 특히 주엽이가 페이스가 너무 좋습니다. 옛날에는 저보다 스피드도 안나왔는데 지금은 저보다 더 치고 나가고 있습니다(웃음). 

 

 

 

 

 

Q) 마지막 질문이다. 1차지명 이전 또 이종민 선수를 인터뷰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후반기 주말리그는 이종민이 못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면을 빌려서 본인이 1차지명이 되어야 하는 이유~ 팬들에게 PR 좀 해달라.   
A) (매우 부끄러워 하며) 솔직히 아직까지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위기관리 능력이 괜찮은 것 같고, 신체조건이 좋은 편이며 좌완투수가 흔치않은데 왼손으로 던지는 것은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