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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통 기획] '평범한 듯 소리 없이 강한' 우완 4인방 … 권지민, 백근영, 전민영, 조민서
[한통 기획] '평범한 듯 소리 없이 강한' 우완 4인방 … 권지민, 백근영, 전민영, 조민서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4.28 13: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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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탑고 권지민, 작년 청룡기 개성고전 8이닝 1실점 역투
- 백근영, 부산고 실질적 에이스 … 포철고전 6이닝 8K 무실점 두각
- 전민영, 동기 홍민기‧한건희에게 가려진 숨은 살림꾼 … 이재희와 원투펀치
- 조민서, 전주고 전북최강으로 이끈 실질적 에이스

프로 지명과 현재의 실력은 별개다. 합치되는 사례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프로 지명은 당장의 기량보다 그 선수의 장래성을 본다. 
일례로 체격, 구속, 희소성(좌완)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정신력과 제구력이 투구에 더 크게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기록이 좋아도 대체로 저평가되기 마련이다. 얼핏 보기에 특징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왼쪽 위 권지민, 오른쪽 위 전민영, 왼쪽 아래 백근영, 오른쪽 아래 조민서

 

 

하지만 감독이 팀을 이끌기 위해서는 쉽게 무너지지 않고 이닝을 끌고 갈 수 있는 ‘계산이 되는’ 투수가 경기에서 꼭 필요하다. 팀을 위해 희생하며 늘 꾸준하게 이닝을 먹어줄 수 있는 이른바 소리 없이 강한 선수들이다.

이런 유형으로는 대표적으로 야탑고 권지민(177/78,우우,3학년)을 꼽을 수 있다.
올해도 야탑고에는 좋은 투수가 많다. 권지민 또한 전혀 떨어지지 않는 투수지만, 체격이 작다는 단점이 있다. 

권지민은 이미 작년부터 전국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다. 8경기 19.2이닝을 던져서 평균자책점이 2.70을 기록했고, 청룡기 개성고와의 경기에서는 8이닝 1실점의 인생투를 선보이기도 했다. 야탑고 김성용 감독은 “권지민은 올 시즌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할 선수다. 팀 내에서 안정감은 최고다. 고등학생들이 정말 치기 힘든 공을 골라서 던지는 선수다.”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다. 

 

 

 

 

부산고 백근영(184/90,우우,3학년)도 마찬가지다.
백근영 또한 구속이 빠른 편이 아닌 제구형 투수라 눈에 띄는 스타일은 아니다. 팀 내에서 야수 정민규(3학년)나 강속구 투수 장원호(2학년)가 내 뿜는 빛이 상당히 강하다. 하지만 한승주가 졸업한 이후 팀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는 것은 단연 백근영이다. 현대자동차배, 롯데기, 부산리그 등에서 꼭 이겨야 하는 경기는 꼭 백근영이 출격했다. 작년 현대자동차배에서는 MVP를 획득하기도 했다. 

 

 

 

 

제구는 원래 좋은 선수였으나, 겨우내 구속이 많이 올라왔다. 작년까지만 해도 135km/h정도에 머물렀던 구속이 140km/h까지 올라왔다. 지난 2월 7일 부산리그 당시 울산 문수구장에는 포철고와의 빅 매치를 보기 위해 무려 10개 구단 스카우터들이 몰려들었고, 백근영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발 6이닝 무실점에 삼진은 8개를 잡아내는 호투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포철고 상대 선발 박성규(3학년)를 압도하는 피칭이었다. 

70%가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을 선보였고, 수준급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선보였다. 특히, 직구처럼 오다가 가라앉는 체인지업은 상당한 완성도를 보였다. 견제 동작이나 세트모션도 무난해 그를 지켜보던 모 구단 스카우터는 “기본기가 훌륭한 투수”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대전고 전민영(182/82,우우,3학년)도 대표적으로 이런 스타일에 끼는 선수다. 
전민영은 과거 동기인 홍민기(롯데)‧한건희(NC)에게 가려져 있었다. 올 시즌도 충청권 최고 우완으로 꼽히는 이재희(대전고 3학년)에게 다소 가려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2018년 7월 29일 대통령배 당시 덕수고를 맞아 장재영과 선발 맞대결을 펼쳐 4.1이닝 2실점으로 덕수고를 무너뜨린 장본인이다. 작년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유급을 하게 되었다. 수술을 한 것이 아니라서 회복이 빠른 편이며 현재 건강한 모습으로 불펜피칭까지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커브가 돋보이는 선수다. 

작년 대전고 김의수 감독은 전민영의 부재를 매우 안타까워했다. 홍민기나 한건희는 가능성이 큰 투수이기는 했지만, 안정감에서는 전민영에 비견할 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큰 경기에서 안정적으로 이닝을 먹어줄 수 있는 선수가 없는 것을 늘 안타까워했다.

 

 

 

 

전주고 조민서(182/84,우우,3학년)도 위 선수들과 비슷한 스타일이다.    
전주고에는 양창열(183/85,우우,3학년)이라는 에이스가 있다. 하지만 현재 실질적으로 팀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은 조민서다. 신장이 크지 않고, 스피드도 130km/h 후반 정도지만 담대한 투구로 팀을 이끌고 있다. 위기 순간에도 잘 무너지지 않는 강한 정신력이 큰 장점이다. 기량 발전 속도로만 보면 단연 팀 내 1등이다. 

기장대회 당시 주창훈 감독은 “현재 팀에서 가장 믿음직한 투수”라는 속내를 살짝 드러내기도 했다. 조민서는 3학년이 된 후 처음 치른 가장 중요한 경기인 전북 전국체전 1차 예선에서 인상고전 2.1이닝 1실점, 군산상고 전에서는 5이닝 완봉승(5회콜드)을 거두는 위용을 선보였다. 기장대회에서도 중간에서 훌륭한 투구를 선보였다. 선수층이 얇은 전주고 입장에서는 천군만마 다름 아니었다. 

위 네 명은 모두 우완이면서 구속이 빠른 편이 아니고, 체격이 크지 않지만 제구가 좋고 변화구에 능숙하며 침착하고 경기 운영이 좋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스카우터들보다는 각 팀의 감독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는 투수들이기도 하다. 

우완 투수는 145km/h를 던지지 못하거나 185cm를 넘지 못하면 프로에 갈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문턱이 높다. 작년에도 2라운드 이내(20번)에 우완 투수는 고작 3명이었다.

지방권 모 감독은 “무조건 신장이 좋고 공이 빠른 선수만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프로에서 다양한 선수들을 봐 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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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 옴므 2020-05-24 19:37:23
조민서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