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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통 기획] 드래프트에서 金값 - 빅4 외 주목할 만한 좌완 투수 누가 있나
[한통 기획] 드래프트에서 金값 - 빅4 외 주목할 만한 좌완 투수 누가 있나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4.29 2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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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중, 김명재, 조건희 등 이미 알려진 좌완 많아
- 전라권 진흥고 박민서, 2021 드래프트 떠오르는 좌완 다크호스
- 경기권 송승기, 서울 박건우, 경남 장민기 등도 주목해볼 필요 있어

김진욱(강릉고 3학년), 이의리(광주일고 3학년), 이승현(상원고 3학년), 김건우(제물포고 3학년)는 이미 작년부터 ‘좌완 빅4’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1차지명 자격이 안 되는 김진욱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1차지명이 매우 유력하며, 김진욱도 2차 최상위지명이 유력하다. 

하지만 올해 빅4를 제외하고도 좌완 투수 자원은 꽤 많은 편이다. 
좌완 투수는 드래프트에서 금값이다. 재작년 고졸 투수 1번은 이상영(LG)이었고, 작년은 정구범(NC)이었으며, 올해는 김진욱의 가능성이 크다. 모두 좌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유신고 3학년 김기중

 

 

경기권은 올해 드래프트에서 최고의 황금어장으로 꼽힌다. 
빅4 외 좌완 최대어도 경기권에서 나왔다. 빅4를 제외하면 첫손가락에 꼽히는 좌완 투수는 유신고 김기중(187/90,좌좌, 3학년)이다. 김기중은 팬들에게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올해 2월  대구리그 영동대전에서 3이닝을 던지며 충분한 쇼케이스를 했다. 구속도 140km/h까지 올라왔고 제구도 나쁘지 않았다. 모 구단 관계자는 "팔이 나오는 것이 상당히 빠르다. 폼도 부드럽고 내가 보기에는 좋아보인다”라고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유신고 투수들이 대체로 그렇듯 신장이 크면서도 폼이 부드러워 김기중의 가치는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kt위즈의 1차지명 후보이자 전국권 1차지명 후보군에도 포함된 투수다. 2019시즌 기록도 23.1이닝 방어율 3.13으로 매우 준수했다.

 

 

 

 

유신고에 김기중이 있다면 라이벌 학교인 야탑고의 송승기(183/89,좌좌,3학년)에도 관심을 가져봄직 하다. 올해 kt의 1차지명 후보로 꼽히고 있는 신범준(장안고 3학년), 오장한(장안고 3학년)과 같은 매향중학교 출신으로서 3학년 당시 협회장기, 수원시장기, U-15 우승을 이끈 투수였다. 

작년에도 6이닝을 던져 방어율은 ‘0’이었다. 2019 성남시장기에서 140km/h가 넘는 빠른 공을 선보인 바 있다. 주무기는 체인지업. 거기에 슬라이더를 새로 장착하며 레퍼토리를 다양화했다. 신장에 비해 체중이 다소 많이 나가는 편이라, 몸의 순발력 향상을 위해 체중 감량을 하는 것이 과제다.  

 

 

 

 

서울권에서는 서울고 조건희(184/83,좌좌,3학년)도 있다.
조건희의 장점은 운동능력이 좋아서 허리를 잘 쓴다는 것이다. 허리를 잘 쓴다는 것은 골반이 유연하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여기에 허벅지 뒤쪽에 공을 숨기고 나오는 디셉션 동작도 좋다. 공격적인 피칭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1학년 때부터 최고 141km/h 정도의 공을 던졌다. 

하지만 그는 작년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작년 3월 명문고열전(위 영상)까지만 해도 상당한 수준의 스터프를 선보였으나 시즌 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관계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2019년 6.2이닝 7실점 10피안타가 전부였다. 스피드도 130km/h 초반까지 떨어졌고, 팔도 스리쿼터 수준까지 내려왔다.   

모 스카우터는 “팔 스윙이 이상하다. 저런 식으로 던지면 스피드가 나오기 힘들다”라며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작년 서울고가 부진했던 것은 최우인(서울고 3학년)이 한 경기도 던지지 못한 것도 크지만, 조건희의 부진도 직격탄이었다. 하지만 조건희는 절치부심 미국 동계 훈련을 통해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고, 야심차게 올 시즌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시절 조건희(왼쪽)와 박건우(오른쪽)

 

 

조건희에 관심을 갖는다면 신일고 좌완 박건우(183/83,좌좌,3학년)에게도 당연히 관심이 쏠린다. 건-건 브라더스는 1학년 때부터 서울권에서 꽤 유명했다. 박건우는 아직 공식경기 경험이 없어 검증이 필요하지만, 명문고 주축 투수라는 점에서 관찰대상이다. 과거 박재민(롯데)은 “나는 박건우를 굉장히 높게 본다. 좋은 선수가 될 자질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야구뿐만 아니라 공부도 잘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박민서가 누구인지 아무도 몰랐다(사진은 2019 기장대회 당시)

 

 

전라권에도 다크호스가 한 명 있다. 광주진흥고 박민서(186/88,좌좌,3학년)다. 지난  겨울 진흥고 오철희 감독은 기자에게 “우리 팀에 정말 괜찮은 왼손투수가 한 명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때 당시 이를 새겨듣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그는 전혀 공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박민서는 6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좌완 투수로서 신장이 큰 데다, 스피드도 140km/h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드래프트 전체 판도를 흔들 수 있는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실전에서 선배 김윤식(LG 트윈스)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준다는 전제하에서다. 아직 실전경험이 없어 시즌 활약은 미지수다. 하지만 김윤식 또한 주말리그 광주일고전 13K 완투승을 거두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투수였다. 그런 선수가 전체 3번까지 치고 올라갔다. 김윤식의 사례가 재현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부산권에서는 개성고 김명재(186/85,좌좌,3학년)가 가장 돋보인다. 
정원욱 감독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우리 팀에서 제일 많은 관심을 받는 투수다”라고 말하는 선수다. 신장이 크고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가을부터 공을 거의 던지지 않았고, 부산리그부터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130km/h 중반에 그쳤던 패스트볼 구위와 구속을 얼마나 끌어 올리느냐가 관건이다.  

롯데기에서 139km/h의 스피드를 기록해 주목을 받았던 부산공고 왼손 에이스 김희준(182/93,좌좌,3학년)도 한 번쯤 살펴볼 만하다. 저학년 때 41.1이닝이나 던지며 경험을 쌓았다. 체격이 작고 다소 거친 투구를 하는 선수지만, 이명우 코치의 지도를 받아 성장세가 가파르다.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선수다.   

경남권에서는 용마고 장민기(182/83,좌좌,3학년) - 이기용(182/78,좌좌,3학년) 듀오를 주목해볼만 하다. 두 명 모두 올 시즌 용마고의 핵심 투수이며, 특히 장민기는 140km/h을 뿌리는 좌완투수다. 모 구단 스카우터는 “이 지역 좌완 중에서는 장민기가 가장 좋아 보이더라.”라는 개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기용은 이미 1학년 때부터 굵직굵직한 경기에 워낙 많이 등판하며 좋은 제구력과 운영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좋은 메커니즘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소 약한 스피드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용마고 왼손 투수 이기용
용마고 왼손 투수 이기용

 

충청권에는 왼손이 거의 없다. 굳이 따지자면 공주고의 오세준(184/88,좌좌,3학년) 정도를 꼽을 수가 있지만, 활약 여부는 미지수다. 오세준은 지난 부산리그 개성고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구속은 133~5km/h정도로 아직 구속이 회복되지 않았다. 작년 팔 신경쪽 작은 수술을 받고 현재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공주고 오중석 감독은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다. 왼손 치고 체격이 좋아 몸이 올라오면 기대해볼만 하다"라고 간략하게 말했다. 

 

 

부산리그에 등장한 오세준
부산리그에 등장한 오세준

 

 

2차지명까지는 이제 겨우 5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시간이 너무 촉박해 코로나19의 여파는 2학년때 부터 맹활약했던 투수 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많은 이닝을 던졌기때문에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각 구단이 모험보다는 '보수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커지기때문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 된 투수들은 몇 명을 제외하고는 실전 경험이 거의 없다.  

연습경기를 예년과 비교하면 1/10수준 밖에 소화하지 못해 대회에서 얼마나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예년에 비해 불확실성이 높아 전국 대회 한 경기, 한 경기 투구에 따라 지명 순번이 요동칠 가능성도 매우 커질 전망이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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