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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2019년 5월 정기공연
서울시향, 2019년 5월 정기공연
  • 한국스포츠통신
  • 승인 2019.05.1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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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 웨이의 생황 협주곡(5.18)
- 유카페카 사라스테의 라벨(5.23/24)

 

우 웨이의 생황 협주곡(5.18)

 

동서양 음악의 교차로, 오스트리아 빈

음악도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클래식의 미래

서울시향은 5월의 첫 정기공연을 클래식 음악의 중심 도시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클래식의 과거와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로 준비한다. 2019518() 롯데콘서트홀 <우 웨이의 생황 협주곡>공연은 안톤 폰 베베른의 파사칼리아 작품 번호 1’ 연주로 시작한다. 베베른은 20세기 현대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아놀드 쇤베르크의 제자로, 전통적인 음악의 형식을 기반으로 혁신을 작품에 담아낸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파사칼리아는 그가 작품 번호를 붙인 31곡 중 첫 작품으로 비로소 새로운 음악적인 도전을 시작한다는 결심을 담아낸 작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곡은 압축된 작곡 기법으로 마치 한 편의 시를 떠올리게 하며 짧은 주재를 반복하는 20여 개의 변주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끈끈한 음악적 유대감을 확인하는

아시아의 소리’, 생황 연주자 우 웨이와의 만남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생황 연주자 우 웨이는 생황은 한국과 중국, 일본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악기로 나는 생황이 중국의 악기라기보다는 아시아의 소리를 담아내는 악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생황은 신라시대 상원사 동종과 조선 후기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 그리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벽면의 부조상 등 우리 일상 속에도 함께 해온 악기이다. 우 웨이는 수차례 서울시향의 유럽과 북미 투어, 아르스노바 시리즈 등에 함께하며 평단의 갈채를 이끌어 낸 음악적 동반자이다. 그는 2011년 진은숙의 생황 협주곡 를 서울시향과 함께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연주해 헤럴드 앤젤스상을 수상했으며, 진은숙의 협주곡이 포함된 서울시향의 도이치 그라모폰 발매 음반으로 2015년 국제클래식음악상(ICMA)BBC 뮤직 매거진상을 수상했다.

 

1977년생인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베른트 리하르트 도이치는 우 웨이가 협연할 생황과 관현악을 위한 음악 현상을 지난해 완성했다. 생황이라는 악기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도이치는 연주자 우 웨이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며 이 악기에 대해 서서히 그리고 더 깊이 접근해 이 곡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에서 출발해 무한한 생황의 가능성을 악보에 펼쳐낸 것이다. 4개 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서울시향 공연에 앞서 55일 스위스 바젤에서 바젤 신포니에타의 연주로 초연되었다. 이번 공연의 관객들은 아시아 최초로 이 곡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음정을 기본으로 대중음악과의 경계를 넘나들며 청중의 반응까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도이치의 작곡 방식이 이 곡에도 유지될는지 주목된다. 이 작품을 서울시향과 함께 공동 위촉한 바젤 신포니에타의 수석지휘자로 활동하며 탁월한 현대음악 해석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지휘자 발두어 브뢰니만이 포디엄에 선다.

 

음반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쳄린스키의 인어교정판 연주

알렉산더 폰 쳄린스키는 일생 동안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작곡가이다. 그의 음악적 스승이자 동반자는 브람스와 말러 그리고 쇤베르크였다. 그렇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악보 출판 등 도움을 주었던 브람스는 약속 후 1년 만에 세상을 떠났고, 말러는 쳄린스키가 사랑했던 알마 쉰틀러의 남편이 되고 말았다. 쳄린스키의 인어공주는 그가 겪었던 이 시련의 아픔을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에 투영한 작품이다. 후기 낭만주의의 음색이 다채롭게 담겨있는 팔레트와 같다는 평을 받는 곡이다. 쳄린스키는 쇤베르크와는 사돈관계였지만 그와의 음악적인 경쟁관계에 밀려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빈을 벗어나 더 큰 무대를 향하지 못하는 상황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말러가 20세기 중반에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쳄린스키의 인어를 포함한 작품들이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출판본이 존재하지 않았던 인어는 필사본을 토대로 재구성하여 1981년 출판되었다. 서울시향은 이 출판본에 수록하지 못한 초연판 이전의 초고를 반영해 복원한 2013년 교정판을 연주할 예정이다. 그간 좀처럼 음반으로는 접할 수 없었던 연주를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유카페카 사라스테의 라벨 (5.23), (5.24)

프렌치 레퍼토리에 정통한 서울시향이

핀란드의 거장 사라스테와 뿜어내는 새로운 색깔

2019523()24() 서울시향은 프랑스 관현악의 마법사 라벨과 고전미를 뽐내는 모차르트의 작품을 연주하는 <유카페카 사라스테의 라벨>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라벨의 라 발스는 20117월 서울시향이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한 첫 음반에 수록된 곡이기도 하다. 왈츠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한 슈트라우스를 향한 라벨의 존경심을 담아낸 이 곡의 제목인 라 발스는 왈츠의 프랑스어 표현이다. 목관과 하프의 감각적인 사용과 점점 더 맑고 밝은 소리를 향하는 현악군의 효과를 위해 순차적으로 약음기를 제거하는 장면 등에서 관현악법에 있어 라벨의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이날 지휘봉을 잡는 유카페카 사라스테는 지휘 명문 핀란드를 대표하는 거장이다. 2011, 2013, 2015, 2017년 등 격년마다 서울시향 팬들을 찾았던 그는 프로코피예프, 쇼스타코비치, 차이콥스키 등 러시아 거장과 베토벤의 작품을 지휘한 바 있다. 2010년부터 쾰른 서독일 방송교향악단의 수석 지휘자를 맡고 있는 그가 해석할 라벨의 프렌치 레퍼토리는 과연 어떤 색깔일지 기대된다.

 

한국인이 떠올리는 네덜란드를 모두 품은

유센 형제의 네 손에 쏠리는 주목

많은 한국인들은 네덜란드에 대한 이미지로 국가대표 축구 감독 출신의 히딩크를 떠올린다. 반면에 클래식 팬들은 암스테르담의 로열 콘세르트허바우를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이다. 두 가지의 공통분모가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는 루카스 유센, 아르투르 유센의 유센 형제. 두 사람은 2014년 첫 내한 공연 시 히딩크와 함께했던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영상의 주요 메시지는 히딩크의 음악적 스승이 이 두 형제이고 히딩크는 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쳤다는 것이다. 진실은 알 수 없지만, 실제 형인 루카스 유센이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축구 경기 시청 중 국가를 연주하고 싶었던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니 그 연관성은 충분해 보인다. 이날 연주할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피아노 협주곡은 이들이 크게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던 2012년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서 연주했던 곡이기에 큰 의미가 있다. 2014년과 2015년 독주회를 위해 내한했던 유센 형제는 이번 서울시향과의 협연이 한국 무대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첫 연주이다.

 

모차르트는 교향곡과 오페라뿐 아니라 다양한 악기를 위한 협주곡을 작곡했는데, 그중 피아노 협주곡은 총 21곡을 남겼다.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피아노 협주곡은 두 대의 피아노가 서로 대화하듯 주고받는 유쾌함이 담겨 있는 곡으로 비교적 단순한 구성이지만 오케스트라 관악기의 역할이 두드러지게 표현되었다. 이는 모차르트 잘츠부르크 시대의 이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에서 빈 시대로 넘어가 효과적으로 관악기를 사용하게 된 계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치밀한 음악적 설계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두 대의 피아노와 두 명의 피아노 연주자가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유센 형제 중 과연 누가 더 나은 기량의 연주를 펼칠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안무가 있는 교향곡이라 불리며 발레 작품이면서 발레보다 더 유명한 교향곡으로 알려진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1번과 2으로 서울시향은 이날 공연의 막을 내린다. 라벨이 작곡했던 발레곡 3곡 가운데 절정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 곡 중 특히 2번 모음곡은 라벨의 작품 가운데 가장 널리 그리고 자주 연주된다. 오케스트라의 역할과 음악적인 표현방식이 복잡해지고 음악도 마치 그림과 같은 회화성이 중요시되던 시기의 작품으로 관객들은 음악에 실린 감각적이고 화려한 색채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곡은 서울시향이 199510월 세종문화회관에서 한국 초연으로 연주한 기록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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