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3-28 20:20 (목)
[기자의 눈] KT 소형준의 명품 투심, 작년 1월부터 준비되고 있었다
[기자의 눈] KT 소형준의 명품 투심, 작년 1월부터 준비되고 있었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5.15 22: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인이 2경기에 선발 등판해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단순히 신인왕이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에이스의 탄생을 기대한다. kt 위즈의 슈퍼루키 소형준(19)의 이야기다. 

그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가진 능력치가 워낙 좋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발투수로서 필요한 것을 다수 갖추었다. 빼어난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능력, 투구 자세가 워낙 예뻐 긴 이닝을 버티기에 좋다. 무엇보다 중심이동이 훌륭하다. 몸이 빨리 나가며 팔이 벌어지거나 고개가 돌아가는 등의 고질적인 단점도 없다. 

 

 

소형준, 시즌 2승 달성(이미지 출처 kt위즈)

 

 

KT 스카우터 진이 2학년 당시부터 “소형준은 선발투수 재목”이라고 결론을 내려놓은 것도 그 때문이다. 모 스카우터는 “고교 전체 모든 선수를 통틀어도 장재영 다음이라고 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소형준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은 무엇보다 그의 명품 투심이다. 그는 투심과 포심을 거의 동등한 비율로 가져가며 타자들의 현혹하고 있다. 공이 워낙 지저분하다 보니 타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5월 15일 삼성전에서도 마찬가지다. 수비실책이 겹치며 비록 많은 실점(5실점)을 했더라도 7회까지 투구 수가 고작 90개가 채 되지 않았던 것은 투심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손쉽게 끌어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투심은 이미 재작년 겨울부터 준비되고 있었다. 사실 소형준은 2학년 때까지만 해도 투심은 거의 던지지 않았다. 오히려 각이 큰 커브나 슬라이더가 주무기였다. 

그러나 작년 1월 유신고를 방문했을 당시 소형준은 다른 공은 전혀 던지지 않았다. 그가 불펜피칭 내내 던진 공은 오직 두 개. 포심과 투심뿐이었다. 프로에서 통하기 위해서는 투심을 반드시 익혀야 한다는 유종겸 유신고 투수 코치의 지론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소형준은 집요하게 투심을 파고들었다. 

소형준은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손재주가 좋아서 변화구를 좀 빨리 배우는 편이다. 유종겸 코치님이 10년 이내 최고의 선발투수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투심을 연습해야 한다고 해서 열심히 연마하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유종겸 코치에게 조언을 받고 있는 소형준

 

 

그리고 소형준은 투심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불펜피칭 내내 공이 거의 존을 벗어나지 않았다. 영상 촬영이 지겨울 정도였다. 불펜피칭만으로 투수를 재단할 수 없지만 소형준은 달랐다. 

그의 투심은 시즌에 들어가자마자 빛을 발했다. 많은 타자가 가장 치기 힘든 공으로 소형준의 투심을 꼽았다.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던 광주일고와의 황금사자기 4강전에서 한지운을 삼진으로 잡은 공이 바로 그 투심이었다. 대구고 현원회는 “그걸 어떻게 쳐요. 140km/h가 넘어가는 데 공이 막 떨어져요.” 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프로도 고전하는 공을 고교에서 던졌으니 사실상 반칙(?)이었던 셈이다. 

 

 

고교시절 소형준의 투구폼

 

 

그의 투심은 고교 시절보다 더욱 빠르고 날카로워졌다. 스피드가 145km/h를 상회하고 있고, 제구도 최상급이다. 타자들이 노려 친다고 해도 쉽게 칠 수 없는 구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준비된 자는 미래가 두렵지 않다. 소형준의 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확신하는 이유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