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4-19 16:01 (금)
‘142km 3K 무력시위’ 민승기, 10년 만에 경동고서 고졸 프로선수 배출할까
‘142km 3K 무력시위’ 민승기, 10년 만에 경동고서 고졸 프로선수 배출할까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5.16 2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 끝이 뻗어나오는 매력적인 직구와 슬라이더 지녀 … 서울시장기서 장충고 꺾은 장본인

경동고등학교는 대한민국 유일의 4할타자 백인천을 배출한 역사가 깊은 학교다. 
고교야구의 역사 그자체라도 해도 틀린말이 아니다. 1960년은 그 해 30승 2무를 기록하며 전설적인 팀으로 군림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그러나 현재 경동고는 그리 강한 학교가 아니다. 아니 매우 약한 학교라고 하는 것이 정확할지 모른다. 성적은 거의 서울시 최하급이고 프로야구 선수를 배출한 것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물론 구자형, 최승민 등 대학을 거치면서 프로에 입성한 경우는 최근에도 있었지만 경동고에서 곧바로 프로에 입성한 경우는 긴 역사 속에서도 1997년 김일경, 2006년 신창호, 2009년 최동환 딱 세차례 뿐이다(백인천의 경우는 제외하고). 그마저도 무려 10년이 됐다. 그러나 오랜만에 경동고 출신의 고졸 프로야구 선수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그 가능성을 잉태한 주인공은 2019년 경동고의 에이스 민승기(182/87, 우우, 3학년)다. 

 

 

경동고등학교 에이스 3학년 민승기

 

 

사실 올시즌을 시작하기전까지 경동고는 여러 가지 내홍이 있었다.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김철 감독이 새로 부임한 이래로 경동고는 다시 태어나고 있다. 훈련장도 새로 짓고 시설을 정비하는 등 좋은 조점이 보이고 있다. 거기에 덕수, 연세대, 경기 등 강팀들과의 계속적인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강해지고 있다. 아직 전력자체가 강한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년과 같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는다. 

그 결과는 성적으로 바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특별시장기 1회전에서 장충고를 잡아낸 것이다. 주말리그 서울권B에서는 선린인터넷고를 꺾으며 당당히 4위를 차지했다. 누구에게는 4위가 아무것도 아니지만 경동고에게는 의미가 있는 순위다. 연습경기에서는 서울권A 우승팀 경기고를 1점차로 꺾기도 했다. 경기고가 조경원 - 이경원 - 유준하 등 주축 투수들을 투입했는데도 불구하고 역전승을 일궈낸 것이다.  

 

 

 

 

그러한 경동고의 상승세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 민승기다. 특히 서울시장기 1회전에서 장충고전에 선발등판해 4이닝 2실점을 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선수가 민승기였다. 민승기는 가치는 경기고와의 연습경기에서도 제대로 드러났다. 민승기는 서울A권역 우승팀인 경기고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1이닝동안 볼넷 1개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무려 3K를 잡아내며 경기장을 방문한 기아, 두산, kt 스카우터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최고구속은 경동고 스피드건 143km/h, 경기고 스피드건 142km/h로서 양 팀 통틀어서 최고 스피드였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조경원과 함께 투수쪽에서는 가장 주목받는 선수이기도 했다.   

사실 민승기는 2017~2018 기록이 거의 없다. 고작 1.2이닝이 전부다. 아무래도 경동고가 워낙 전력이 약한 학교다보니 3학년들의 기록을 맞추기 위해 2학년들은 경기에 거의 나설 기회가 없다. 전국대회 성적이 안 좋아 게임수가 적다보니 경기마다 최대한 3학년들을 가용해야 겨우 대학진학에 필요한 이닝 수 및 타석수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부상으로 고생한 민승기

 

 

거기에 작년에 민승기는 어깨부상 때문에 고생을 했다. 
“제가 작년에는 투구 폼이 안좋아서 어깨가 너무 아팠습니다. 팔에 부담이 많이 가는 투구폼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 동계때는 팔에 부담을 좀 줄이고 이를 온 몸이 나눠 갖도록 하는 투구폼으로 코치님과 함께 바꿨습니다. 몸의 회전력을 더 주고 팔은 약간 내려오는 형태로 바꿨는데 그것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가 던지는 구종은 직구, 슬라이더(커터), 커브 이렇게 세 가지다. 슬라이더가 빠르기는 한데 각이 크질 않아 스스로는 커터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가장 자신 있는 구종 또한 이 커터다.  사실 민승기는 전반기 주말리그 기록이 그다지 좋지 않다. 8.1이닝 9피안타 10볼넷 5실점 방어율 5.63은 그다지 좋은 기록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직 제구도 완전치않고 예기치못한 이두부상도 발목을 잡았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고와의 연습경기는 민승기에게는 좋은 부활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일단 우완 오버핸드 기준으로 프로행의 기준이 되는 것은 140km/h / 180cm 이상의 신체조건이다. 비록 1이닝에 불과했지만 민승기는 140km/h를 훌쩍 넘어가는 스피드를 기록했다. 최저 구속이 139km/h였기 때문이다. 거기다 경기고 4번타자 장규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예리한 슬라이더(본인은 커터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도 있기 때문에 하위라운드에라도 충분히 프로행 문을 두드려 볼만한 자격은 갖추고 있는 셈이다.  

 

 

경기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민승기

 

 

“올해의 목표는 관리를 잘해서 프로에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조건 전국대회 16강에 들어서 올해 3학년들의 진로가 잘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누구에게는 매우 쉬운 목표지만 누구에는 간절한 목표다. 과연 경동고는 10년 만에 고졸 프로선수를 배출 할 수 있을까. 에이스 민승기가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제대로 폭발시킬 수 있다면 그 희망은 경동고의 '전국대회 16강'과 '10년만의 고졸 프로선수 배출'이라는 보다 선명한 형태로 세상에 드러나게될 지도 모른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