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르 빠른 공 던지는 사이드암의 매력
- 임홍열, 좋은 밸런스와 중심이동 돋보이는 우완 정통파 투수
- 이지민, 제구와 무브먼트 주무기로 하는 또 다른 매력의 사이드암
고교야구에서 마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단판 승부로 진행되기 때문에 마운드와 수비에 따라 경기의 향배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한 이유로 올 시즌 안산공고는 다른 팀들이 쉽게 볼 수 없는 팀이다.
팀 전체로 보면 야수 쪽에 3학년이 적어서 경험이 부족하다. 하지만 마운드의 높이만큼은 절대 낮지 않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3학년 우완 4인방이 존재하고 있다.
# ‘내리 꽂히는 포심’ - 좋은 체격과 타점을 지닌 정통파 오현석
오현석(186/93,우좌,3학년)은 팀의 주장이다. 투‧타를 모두 소화한다. 오현석은 서울 선수다. 홍은중을 나왔고, 서울고에서 안산공고로 전학을 왔고 1년 유급을 했다.
투수 오현석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높은 타점에서 꽂히는 패스트볼.
일단 신장과 몸무게가 있어 공이 묵직한 편이다. 최근 KBO는 타점이 높은 선수를 선호한다. 모 스카우터는 “낮은 곳에서만 볼이 놀면 아무리 공이 빨라도 타자의 시각에 쉽게 걸린다. 하지만 높은 곳에서 찍히면 변화구의 각도 살고, 타자의 시각에 쉽게 걸리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최근 신장이 큰 선수들이 상위 순번에서 많이 지명되는 이유도 비슷하다.
오현석도 그런 관점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하나만 확실히 뒷받침되면 충분히 프로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송 감독은 보고 있다. 작년에도 21.1이닝에 평균자책점 2.14의 훌륭한 기록을 낸 실적이 있다.
조심해야 할 것은 부상. 팔이 많이 높다 보니 부상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석 달 동안 압축적으로 많은 이닝을 던져야할 것으로 보여 더더욱 그렇다. 키킹 동작도 마찬가지다. 현재 오현석은 현재 발을 덜그럭거리는 키킹 동작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몸이 자꾸 앞으로 나가는 고질적인 단점을 잡기 위한 코칭스테프의 조치다. 그런데 이것이 투구 폼으로 굳어져 버리면 세트 포지션 시 스피드가 급감할 수 있다는 단점이 제기되기도 했다.
# 사이드암 기근 속 또 다른 광속 사이드암의 등장 - 김미르
김미르(181/78,우우,3학년)는 투수를 시작한 지 채 몇 개월 되지 않았다.
원래 외야수였다. 본인은 안산공고에 와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있다. 제물포고-비봉고에서는 투수를 하지 않았다. 투수를 하고 싶어서 전학을 선택했고, 1년 유급을 선택하면서 마음껏 자신의 공을 던지고 있다.
원래 오버핸드였는데 사이드로 전향을 했다. 김미르는 다른 안산공고 투수들과는 약간 다르다. 와인드업을 한 후 몸을 살짝 뒤튼 후(힘을 모은 뒤) 허리회전과 팔스윙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날카로운 패스트볼이 주무기다. 빠른 공을 던지기 위해서는 빠른 허리 회전과 그에 동반되는 빠른 팔 스윙이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네 명 중 와인드업을 하는 투수도, 몸을 비트는 투수도, 다리가 정면이 아닌 크로스로 들어가는 투수도 김미르 뿐이다. 적어도 빠른 공 하나만큼은 프로 기준으로 봐도 어필할 만 하다는 것이 송원국 감독의 말이다.
올 시즌은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이 많지 않아, 실전 경기에서 140km/h 이상의 스피드를 증명할 수 있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전망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투수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기본기가 부족하다. 가장 고쳐야 할 점으로 꼽히는 것은 변화구 제구력. 제구도 문제지만, 직구와 투구 폼 차이가 크게 난다.
사이드암 출신인 장성재 투수 코치는 “아직 기본기가 부족해서 그렇다. 자질은 훌륭하다. 특히, 커브가 명품이다. 구질은 참 좋다. 그런데 그 커브를 갖고 본인이 살살 놓으려고 하는데 그러다보면 투구 폼이 바뀌어버린다. 반드시 고쳐야할 점.”이라고 말했다. 아직 좌타자를 상대로 할 수 있는 체인지업이나 포크볼 같은 무기가 없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 좋은 밸런스로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정통파 - 임홍열
안산공고는 전학생 혹은 유급생이 주축을 이룬다. 하지만 임홍열(184/87,우우,3학년)은 유급도 하지 않았고, 전학을 온 것도 아닌 몇 안 되는 선수다.
임홍열의 강점은 투구 시 공을 끌고 나가는 밸런스가 아주 좋다는 점.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고, 팔 스윙도 예쁜 편이다. 신장이 큰 편이 아니지만, 공이 찍히는 각도가 좋다. 임홍열 스스로 “나의 가장 큰 강점은 언제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안산공고 투수들은 불펜 피칭을 할 때 하체의 움직임에 신경을 많이 쓴다. 특히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임홍열은 “투수 코치님이 하체 움직임을 많이 강조하신다. 절대 몸이 앞으로 쏠리면 안 되고, 뒤에서 잡아놓고 하체를 이용해 앞으로 나가서 때리라는 것을 많이 강조하신다.”라고 말한다. 임홍열은 그런 조언을 가장 잘 실행하고 있는 투수다. 그런 장점을 바탕으로 팀 내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임홍열이 스스로 밝힌 본인의 최고 구속은 145km/h다)
아쉬운 것은 역시 신장. 임홍열은 우완 정통파이고 포심과 스플리터를 주무기로 한다. 주로 빠른 계열의 변화구들이며 힘으로 하는 스트라이크 승부를 주로 한다. 이런 스타일의 경우 신장이 크면 클수록 유리하다. 그런데 임홍열은 신장이 큰 편이 아니라 우완 정통파 투수의 홍수 속에 프로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빠른 스피드 혹은 확실한 구위를 어필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코칭스테프의 견해다.
# 지저분한 볼 끝과 움직임을 무기로 한 또 다른 매력의 사이드암 - 이지민
고교 투수들은 지금 당장이 기대되는 선수가 있고, 나중이 기대 되는 선수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지민(183/78,우우,3학년)은 지금 당장 좀 더 기대할 수 있는 유형에 속한다. 무엇보다 송 감독은 이지민과 김미르의 동반 상승효과에 주목했다. 김미르가 힘으로 밀어붙이는 타입이라면 이지민은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오히려 기교파에 가깝다.
송 감독은 “지민이는 미르보다 제구나 변화구의 각이 낫다. 따라서 둘을 함께 기용하면 상대의 머리가 꽤 아플 것이다”라며 웃었다.
이지민은 김미르보다 신장이 조금 더 크고, 구속은 약간 느린 편이다. 하지만 무브먼트가 좋고, 변화구의 각이 예상보다 까다로워 고교 무대에서 선발로 활용할 수 있는 사이드암 투수로 꼽힌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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