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전국체전의 영웅 내야 한태양, 외야 박윤기‧유정택 핵심 멤버로 청룡기 출격
황금사자기와 청룡기의 라인업이 확정되었다. 조 추첨 행사중 덕수고가 어느 권역에 들어가는지는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덕수고는 그 이름만으로도 경외의 대상이다. 많은 우승을 하고, 많은 프로 진출을 이뤄내고 서울권 대학에도 다수 진학하는 등 최근 몇 년간 성과가 워낙 우수한 학교이기 때문이다.
2020시즌 덕수고의 얼굴은 역시 장재영(3학년)과 나승엽(3학년)이다. 이들이 투타의 핵이다. 하지만 이들이 전부는 아니다. 모 스카우터는 기자에게 “덕수고에 안 좋은 선수가 있어요?”라고 물어볼 정도로 출중한 2학년(당시 1학년)들이 팀에 많다. 덕수고의 진짜 무서운 점은 2학년들이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성장은 내년까지도 고스란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들을 살펴보는 것은 덕수고의 올해 전력을 재단함과 동시에 내년의 프로지명 후보들을 미리 살펴본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일단 투수 쪽에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조원태(185/87,좌좌,2학년)다.
올 시즌 덕수고의 좌완 랭킹 No.1이며, 이미 이병헌(서울고 2학년)과 프로 구단의 레이더에 포착되어 집중 관찰대상에 포함된 선수다. 보통 우수한 건대부중 선수들은 대부분 장충고로 진학하는데(송명기, 박주홍 등) 홀로 덕수고로 진학을 선택한 선수이기도 하다. 2016년 중1 당시 모 방송사에서 중계된 리틀 월드시리즈에서 K행진을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던 ‘야구 신동’이며,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졸업까지 전 학년 연령별 국가대표를 지냈다.
조원태의 장점은 자신의 특유의 폼을 지니고 있어 타자들이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 또한, 왼손 투수치고 보폭이 크고, 릴리스 포인트도 상당히 앞으로 끌고 나와서 던지는 장점이 있다. 이병헌과 조원태의 라이벌전은 내년 시즌 서울권 1차지명 판도에도 매우 중요하다. 내년은 서울권에서 아직까지 두각을 나타내는 좌완 투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반대로 현재 1학년들은 역대 최고의 좌완 천국이라는 평가다).
모 프로 관계자에 따르면 조원태는 최고 구속이 142km/h까지 올라왔다는 후문이다.
포수에서도 좋은 재목이 숨어있다. 문현진(184/90,우우,2학년)이다.
그의 가치는 올 시즌부터 드러나게 될 전망이다. 건장한 체격에 포수로서 갖춰야 할 많은 것을 갖춘 선수다. 정윤진 감독조차 올 시즌 한상훈(3학년)과 더불어서 중용하겠다고 선언할 만큼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강한 어깨를 지니고 있다. 타격만 좀 더 올라오면 훨씬 많은 주목을 받게될 전망이다.(위 조원태의 경기 영상에서 문현진의 수비를 어렴풋이나마 볼 수 있다.)
덕수고 동료들 또한 그에 대해 “상명중 시절 서울시에서는 최고 포수였다”라고 입을 모았다. 덕수고가 작년 상대적으로 많이 취약했던 포수 수비에 큰 힘을 보태줄 전망이다. 최근 좋은 포수는 금값이다. 강현우의 전체 2번 지명 등 1라운드에 무려 3명의 포수가 포함되었다. 올해 어떻게 성장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내야수는 역시 한태양(183/75,우우,2학년)이 가장 눈에 띈다.
굳이 스타일을 따진다면 작년 프로에 진입한 장충고 출신 김병휘(키움)와 비슷한 느낌이라는 모 스카우터의 평가도 있다. 야구를 무척 예쁘게 하는 스타일이다. 2루수와 유격수가 모두 가능하다. 송구 동작이 예쁘고, 풋워크도 부드럽다. 한태양 역시 조원태와 마찬가지로 중학교때부터 전 학년 연령별 국가대표를 지냈다. 중학교 졸업 당시 서울고에서도 한태양을 원했으나 그는 결국 덕수고를 선택했다.
1학년이던 2019시즌 풀타임 주전으로 팀을 이끌었다. 0.397의 고타율을 기록했고, 올 시즌 유격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작년 서울 전국체전 대구고와의 결승전 연장 10회에 결승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주인공이기도 하다. 유격수 또한 야수 중에서는 드래프트에서 금값 포지션이다. 키는 작지 않지만 몸이 워낙 말라 장타 능력 향상이 과제다.
외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두 명은 유정택과 박윤기다.
유정택(170/70,우좌,2학년)은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시즌 중반부터 당당하게 덕수고의 리드오프 자리를 꿰찼다. 굳이 느낌을 표현하자면 '고교생 버전' 이용규 정도로 표현이 가능할 듯 하다. 성장이 멈추며 체격이 많이 크지 않은 것이 아쉬운 점이지만, 공을 맞히는 능력 하나만큼은 타고난 선수라는 평이다. 만나는 관계자마다 “치는 것 하나만큼은 타고난 선수”라고 말할 정도로 타격 능력이 출중한 선수다. 올 시즌 당당히 덕수의 중견수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작년 1학년임에도 주전 1번타자로 나서 무려 0.368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선수인만큼 자신의 장점을 어떻게 극대화 시키는지가 중요한 과제다.
박윤기(185/79,우우,2학년)는 수비형보다는 공격형 외야수다. 작년 서울 전국체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과거 덕수고에서 수석코치를 역임했던 박무승 현 김해고 감독은 “지금 2학년 중에는 정말 좋은 아이들이 많다. 늘 나에게 혼나기만 했던 녀석 들이다.(웃음). 나는 그중 윤기가 참 좋다고 생각이 되었다. 향후 프로에 갈 수 있는 외야수라고 생각한다.”라며 그에 대한 기대치를 드러냈다. 올해 우익수를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전국체전부터 경기에 출장하기 시작한 박윤기는 체전에서 16타석 14타수 6안타 8타점 2도루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전국체전 4경기만 놓고 보면 MVP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타율이 곧 전국체전의 타율이고 0.429의 기록을 남겼다.
이 다섯 명은 현재까지는 모두 프로 구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지명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내년 드래프트를 대비해 이들의 성장과정을 체크하겠다는 의미다.
덕수고에서는 밤늦게까지 나무배트와 공이 닿아 생기는 파열음이 끊이질 않는다. 전국에서도 연습량이 가장 많기로 소문난 학교이기 때문이다. 모 선수는 "연습량이 너무 많아서 살이 찔려야 찔 수가 없다.”라고 투정을 부릴 정도다.
그들은 내부에서도 경쟁한다. 모 덕수고 관계자는 “선수들 자체의 수준이 워낙 높다. 종이 한 장 차이의 실력인 것 같다. 특히 2학년들의 실력이 어마어마하다.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 경기에 못 나가고, 경기에 못 나가게 되면 전학을 가야할 지도 모른다. 따라서 주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 내부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우선”이라고 귀띔할 정도다.
올 시즌도 역시 서울권에는 서울고, 충암고, 신일고 등 좋은 팀들이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덕수고가 가장 먼저 우승후보로 꼽히는 것은 장재영‧나승엽이라는 주축 이외에도 팀을 받치고 있는 무서운 2학년 5인방이 그 근간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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