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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고 인사이드] 겨우 졸업생 2명 … 서울권 2년 차 막내 우신고를 소개합니다
[명문고 인사이드] 겨우 졸업생 2명 … 서울권 2년 차 막내 우신고를 소개합니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6.06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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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라고는 보기 힘든 고즈넉한 풍경. 
7호선 온수역 근처에 산으로 둘러싸인 소위 ‘숲세권’에 우신고가 자리잡고 있다. 충동적인 방문이었다. 한 번쯤 직접 가보고 싶었으나 기회가 닿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게 되었고, 학생들의 우렁찬 기합소리에 홀려 자연스럽게 학교로 끌려들어 갔다. 그렇게 우신고 '번개 탐방'은 시작되었다.   

 


# 이제 겨우 졸업생 2명. 서울에서도 막내 우신고  

 

 

황금사자기 첫 승에 도전하는 우신고

 


1979년 잠깐 역사가 있었으나 2년 만에 사라졌기에 사실상 창단이라고 봐도 무방한 팀이 우신고다. 2019년 서울고 조태수 투수코치(전 기아타이거즈)를 감독을 선임하고 20명의 학생을 전학 받은 후 야구부를 재창단했다. 2018년 12월에 신생팀 창단을 목표로 선수를 수급했고, 2019년 3월 창단했다.

우신고는 작년에 겨우 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나머지 인원들은 전원 2학년들로 채워졌다. 2019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 청원고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두었고, 청룡기에서는 광주동성고를 상대로 선전했으나 6-9으로 아쉽게 패했고, 협회장기에서는 동산고에 2-3으로 역전패했다. 봉황대기 1회전에서 물금고에게 9-10으로 졌다. 

 


# 서울 막내 감독 조태수, 우신고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다

 

 

조태수 감독이 3학년 선수들을 불러서 지도를 하고 있다 

 


조태수 감독은 서울에서 막내 감독이다. 전국에서도 뒤에서 두 번째인 젊은 감독이다. 조 감독은 우신고에 씨앗을 뿌리는 중이다. 어차피 전력은 거의 최하위급. 우수한 선수들은 지금 당장은 올 리가 없다. 조 감독도 무리하게 선수를 스카우트 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 감독은 현재의 2‧3학년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제공할 전망이다. 지금 있는 선수들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 본인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누군가를 받으면 누군가는 죽는다. 현재 2,3학년 선수들은 나를 믿고 이 학교에 전학 온 선수들이 아닌가. 이 선수들에게는 기회를 주고 싶다. 전학 없이 2‧3학년은 최대한 활용한다.”라고 선언했다.

현재 우신고는 3학년이 10명. 2학년이 10명. 1학년이 18명 등 총 38명으로 구성되어있다. 현재 1학년들은 조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받은 신입생이고, 중학교 시절 유명했던 선수들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가 몇몇 있다. 안지호(1학년) 같은 선수가 대표적이다. 아직 힘은 없지만 폼이 예쁜 좌완 투수다. 프로 투수 출신인 조 감독이 잘 키워볼만한 선수라는 기대가 있다.  

 


# 황금사자기에 나서는 10명의 3학년들 … 2020 우신고의 전력은?

 

 

우신고의 마운드 3인방 왼쪽부터 손수찬, 김진우, 이태희

 

 


아직까지 우신고는 약하다. 그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분명히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투수에서 이태희(3학년), 타자에서 이주영이다. 일단 이태희는 손수찬(3학년), 김진우(3학년)와 함께 우신고 마운드의 중추가 되는 선수다. 신장이 큰 우완 정통파다. 올해 우신고의 핵심 투수다. 작년 28.2이닝을 던지며 팀의 중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얼마 전 연세대와의 연습경기에서 최고 142km/h를 기록했다고 코칭스테프는 전했다. 스피드가 더 오른다는 전제하에 신장이 좋기때문에 더 높은 곳을 노려볼 수있는 투수라고 조 감독은 소개한다. 성남고에서 전학 온 선수다. 

마운드에서 이태희를 보좌해줄 선수는 손수찬과 김진우다. 손수찬은 사이드암스로로서, 역시 작년에 14이닝을 던졌다. 충암고에서 전학 온 선수다. 김진우는 우완 정통파 투수다. 작년 18.2이닝을 던져 4.7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팀 내에서 가장 좋은 기록이다. 김진우 또한 서울고에서 전학왔다. 이 세명이 우신고에서는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질 투수들이다. 

 

 

우신고의 4번타자 이주영

 

 

사실 조 감독의 고민은 투수다. 고교야구는 투수력이 받쳐줘야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투수력이 누가 봐도 약하다. 

“투수가 강하면 수비력이 안 좋아도 이를 만회할 수 있다. 투수력이 좋을수록 더 쉬운 땅볼과 플라이가 가게 되고, 당연히 수비력은 더 좋아진다. 투수가 막아주면 타력은 작전으로 1~2점을 빼낼 수 있지만, 대량실점을 하면 약팀은 방법이 없다.” 

이주영은 우신고의 4번 타자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조 감독이 몸담았던 서울고에서 전학 왔으며, 신장이 187~8cm정도 되는 우타 거포다. 작년 0.385를 기록했고, 홈런도 1개 때려냈다. 강진영 타격 코치는 “아직은 투박하다. 지금 당장은 많이 부족해 보일지 몰라도 갖고 있는 것이 많은 선수.”라고 이주영을 소개한다. 만일 거포 및 전문 1루수를 찾고 있는 구단이 있다면 한 번쯤은 눈여겨볼 만한 자원이라는 것이 강 코치의 말이다. 

 

 

우신고의 키스톤콤비 이기현(왼쪽), 이동후(오른쪽)

 

 

우신고의 중견수 민종현

 

 

왼쪽 이힘찬, 오른쪽 김우중
왼쪽 포수 이힘찬, 오른쪽 3루수 김우중

 

 

우신고의 라인업은 포수는 이힘찬(3학년) 1루수 이주영(3학년), 3루수 김우중(3학년), 2루수 & 유격수 이동후(3학년) ,이기현(3학년), 좌익수 & 중견수 인석우(3학년), 민종현(3학년) 정도가 기본적인 3학년 라인업이다.(3학년 야수 총 7명). 2루수와 유격수는 이기현과 이동후가 번갈아가면서 소화하며, 중견수도 민종현과 인석우가 번갈아가면서 책임진다. 대학 입시에서 포지션 요건을 맞춰주기 위한 조 감독의 배려다. 
 
그중 우신고의 자랑거리는 키스톤콤비인 이동후-이기현이다. 이기현은 타격도 팀 내 상위권이고 수비도 나쁘지 않아 올해 우신고의 주축 선수로 활약할 전망이다. 작년 0.271의 타율에 홈런도 1개 기록했다. 충암고에서 전학왔다.  

이동후는 송구나 포구가 안정되어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배명고에서 전학 왔다. 배명고에서는 2루수였으나 작년에는 주로 유격수를 소화했다. 민종현은 현장에서 말하는 소위 ‘스타일이 좋은’ 선수다. 주로 테이블 세터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역시 충암고에서 전학 온 선수다. 인석우도 마찬가지다. 타격이 좋은 선수로서, 중학교 시절부터 외야를 봐온 보기 드문 전문 외야수다. 서울고에서 전학 왔다. 김우중은 누가 봐도 전형적인 3루수 유형이다. 작지만 땅땅한 몸을 지니고 있고, 온몸을 이용한 풀 스윙을 돌린다. 대치중을 나왔고, 울산공고에 진학했다가 우신고로 전학 온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 서울 서부권의 명문을 향하여...  황금사자기 첫 승 가능할까?  

 

 

 서울의 서부권 끝자락에 위치한 우신고

 


몇 걸음만 옮기면 부천인 서울의 서부권 끝자락. 우신고가 위치한 서울 서부권 지역은 오랫동안 야구부가 없었다. 가까운 곳에 위치한 경기항공고(전 광명공고)가 있지만, 서울권에는 오랫동안 존재하지 않았다. 멀지 않은 곳에 영남중 등 우수한 중학교가 있는 것과는 상반된 것이었다. 

조태수 감독은 “우리 학교는 서울과 경기의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부천, 광명 등 서울 인접 경기권 학생들도 충분히 우리 학교에 진학할 수 있고, 근처에 영남‧신월 등 서울권 좋은 중학교도 있다. 향후 가능성은 충분하다”라고 말한다. 

운동장 사정도 훌륭하다. 서울은 대부분 학교가 운동장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학교 내부에서 운동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이다. 우신고는 넓은 운동장과 실내연습장이 마련되어있다. 주변 환경도 조용하고, 학생들을 유혹하는 상업시설도 전혀 없어 운동을 하기에는 천혜의 환경이다.  

현재 우신고는 차분하게 황금사자기를 준비 중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연습경기를 단 한 경기도 치르지 못했지만, 모두 똑같은 조건이라고 생각하고 묵묵히 경기를 준비 중이다. 

그들의 황금사자기 첫 상대는 강원고. 해볼 만한 상대는 없지만 포기할만한 상대도 아니다. 우신고는 재창단 이후 아직 전국대회 첫 승이 없다. 고교 2년생 우신고가 이번 황금사자기에서 전국대회 첫 승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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