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황사기] ‘이민호와 맞짱 떴던’ 경기상고 이준기, 인천고 잡고 기어이 첫 승
[20황사기] ‘이민호와 맞짱 떴던’ 경기상고 이준기, 인천고 잡고 기어이 첫 승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6.12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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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17일. 
목동야구장에서는 대이변이 일어나고 있었다. 경기상고가 첫판에서 휘문고라는 대어를 낚기 일보직전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경기 전에는 압도적인 휘문고의 우세였다. 그도 그럴 것이 휘문고에는 1차지명 서울권 1순위 후보인 이민호(LG,19)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민호는 당시 최고구속 151~2km/h의 엄청난 패스트볼로 상대를 윽박질렀다. 서울권 모 스카우터는 “그날 이민호는 정말 대단했다. LG에서 그날 이민호를 보고 최종 결정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제대로 긁었다.”라고 당시를 회고하기도 했다. 

 

 

5.1이닝 1실점 역투 이준기

 

 

하지만 그날 이민호는 질 뻔했다. 먼저 1점을 상대에게 헌납했고, 9회까지 2-6으로 뒤졌다. 상대 선발 이준기가 워낙 대단한 투구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준기는 6.1이닝 동안 2안타 4볼넷 6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휘문고 타선을 틀어막았다. 소위 전국무대에 이준기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드러난 시점이었다. 

그로부터 1년 후. 황금사자기에 또 다시 이준기(184/86,우우,3학년)가 등판했다.

상대는 인천권의 최강자 인천고. 경기 전 경기상고 최덕현 감독은 “상대도 우리 선발이 이준기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출사표를 내던졌다. 

 

 

 

 

그리고 이준기는 10개 구단 스카우터 앞에서 '피칭 ability'를 마음껏 드러냈다. 
최고 140km/h에 달하는 패스트볼과 110km/h의 커브, 그리고 125km/h정도의 체인지업을 조합하며 인천고 타자들을 상대했다.(인천고 스피드건 기준).

특히 인천고의 3,4,5번을 잘 막아낸 것이 컸다. 이준기는 상대 클린업(장재식, 강현구, 장규현)을 상대로 모두 삼진을 뺏어내는 좋은 제구력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1회 무사12루의 위기에 몰렸으나 포수 안진의 2루 송구로 1루 주자를 잡아낸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이날 이준기는 경기상고에서 핵심관찰대상이었다. 모든 팀이 이준기를 보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댔다. 아직 2학년임에도 대회 첫 경기에서 이민호와 당당히 맞붙었던 고교 투수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이준기는 이날 5.1이닝 동안 104개의 투구를 하며 6피안타 2사사구 4삼진 1실점의 무난한 피칭을 선보였다. 

 

 

작년 황금사자기 당시 경기상고 모습
작년 6월 황금사자기 당시 경기상고 모습

 

 

이날 멀찌감치 뒤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롯데 김풍철 팀장은 “아마 훈련을 제대로 못 했을 텐데 전국대회 첫 경기에서 140km/h면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고, 익명을 요구한 모 스카우터는 “확실히 투수로서 갖고 있어야할 좋은 피칭 능력을 지닌 투수다. 하지만 상위레벨 끼리의 경쟁에서 아쉬운 것은 역시 체격과 스피드다. 저런 스타일의 투수가 너무 많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제가 따르지만, 구위가 더 올라와야 한다.”라는 상반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가 벌어지고 있을 시점(15:00)에 LG트윈스의 이민호 또한 잠실 SK전에 선발 등판해서 승리투수가 되었다. 작년 이맘때 목동에서 맞대결했던 두 선수가 같은 시각에 다시 선발 등판을 했으니 이 또한 우연치고는 대단히 운명적이다. 

 

 

이준기, 기어이 황금사자기 첫 승을 수확하다

 

 

이준기는 성남고에서 전학 온 선수다. 김준형, 홍승원, 최지원(이하 3학년) 등 쟁쟁한 투수진에 밀려 경기상고로 전학을 선택했고, 이곳에서 화려하게 자신의 고교 전성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경기상고는 1923년 설립해 96년의 긴 역사를 자랑한다. 그러나 야구부는 재 창단 전까지 두 차례나 창단과 해체를 반복했을 정도로 우여곡절이 있었다. 

과연 이준기가 재창단된 경기상고의 첫 프로 진출 선수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인지 많은 아마야구팬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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