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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 '괴물전쟁' 에서 승리한 김진욱, 그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왜?
[현장이슈] '괴물전쟁' 에서 승리한 김진욱, 그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왜?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6.15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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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의 맞대결'은 예상외로 싱겁게 끝났다. 김진욱(강릉고 3학년)의 완승. 
김진욱은 6이닝 동안 7개의 탈삼진을 뺏어내며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었지만, 이의리(광주일고 3학년)는 고교 첫 피홈런을 허용하는 등 5.2이닝 5실점 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되었고, 팀은 1회전에서 탈락했다. 

 

 

괴물전쟁에서 승리한 김진욱

 

 

하지만 빅매치에서 승리한 김진욱에 대한 평가도 호평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냉정한 평가도 다수가 존재했다.

'메이저리그 직행' 설까지 돌 정도로 높았던 기대치 탓이다. 전문가들은 두 가지를 전제로 하고 이야기를 했다. 1. 올해 공식전 첫 등판이자 유일한 공식전 경기이기에 이날의 투구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전제 2. 좋은 투수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올해 ‘고교 전체 1번 후보’의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전제가 그것이다.  

그런 기준으로 본다면 광주일고전은 구위와 제구 모두 아쉬웠다고 입을 모은다. 2회‧3회정타를 많이 허용하며 만루 위기가 이어졌고, 작년과 같이 타자를 ‘압도했다’기보다는 운영으로 ‘슬기롭게 넘어갔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12일 김진욱은 최고 구속이 143km/h였고, 거의 139km/h ~ 140km/h 언저리에서 패스트볼 구속이 형성되었다. 슬라이더는 121~123km/h 사이에서 형성 되었다. 다른 구질도 약간씩 섞었으나, 작년과 비슷하게 포심과 슬라이더 두 가지 구질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1회 이의리의 광주일고 스피드건 기준 스피드
1회 광주일고 스피드건 기준 이의리의 구속

 

 

스피드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의리가 1회부터 148km/h(두산 스피드건에는 147km/h가 기록되었고, 롯데 스피드건과 광주일고 스피드건 등에는 148km/h가 기록되었다.)를 기록한 것과 비교가 되며 더 아쉽게 느껴졌다. 

익명을 요구한 모 스카우터는 “(김진욱은) 좋은 투수다. 하지만 전체 1번이라면 올해 모든 고교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 의미 아닌가. 그 기준에서 보면 아쉬웠다. 앞으로 계속 좋아지겠지만, 그날 딱 한 경기만 보면 작년과 비교해 발전이 눈에 띄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작년에는 중심이동을 해서 앞으로 그대로 넘어갔는데, 지금은 자꾸 공을 던지고 뒤로 튕기는 버릇이 생긴 것 같다.”라고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다.  

이러한 평가는 강릉고 최재호 감독도 수긍했다. 경기 후 만난 최 감독은 “지금까지 내가 본 김진욱 중에서는 오늘이 제일 아쉬웠다.”라고 말했고, 김진욱 또한 인터뷰시 “오늘 결과는 맘에 들지 않는다. 피안타가 너무 많았다. 첫 전국대회였고 광주일고라는 좋은 팀을 만나 긴장이 됐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이의리

 

 

물론 긍정적인 평가를 한 스카우터도 많았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경기했던 모든 투수들과 가장 크게 비교되었던 부분은 ‘완급조절 능력’과 ‘경기운영능력’이다. 

이의리는 특히 그런 부분이 아쉬움으로 지적되었다. 1~2회에 오버페이스를 하며 긴 이닝을 던지면 던질수록 스피드가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기아 타이거즈 권윤민 팀장조차 “(이)의리가 4~5회에는 스피드가 많이 떨어졌다. 그래서 홈런을 허용한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투구 수가 100개에 육박하자 이의리의 패스트볼 구속은 138~140km/h 사이에서 형성되었고, 급기야 노성민(강릉고 2학년)에게 큼지막한 좌월 홈런을 허용했다. (이의리는 경기 후 초반에 힘을 빼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진욱은 좋을 때와 나쁠 때의 페이스를 조절할 줄 알고, 상하 위타선에 따라 힘을 조절하며 경기하는 유일한 고교생이라는 평가다. 스피드도  139~140km/h정도가 6이닝동안 꾸준하게 유지되었다. 최고와 최저의 편차도 그리 크지 않았다. 

모 수도권 스카우터는 “야구는 멘탈게임이다. 특히 위기관리 능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프로에가면 그런 부분이 더욱 두드러진다. 그런 면에서 김진욱은 정말 좋은 장점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이날 경기장을 찾은 롯데 성민규 단장의 인터뷰와 궤를 함께한다. 과거에 한화 박종훈 前 단장 또한 대통령배 당시 김진욱을 처음 보며 “마운드에서 하는 행동이 꼭 류현진 같다.”라고 그를 평가하기도 했다. 

야탑고 김성용 감독 또한 “야구는 심리스포츠다. 마운드 위에서 평소에 하던 것처럼 그냥 하면 된다. 그런데 그걸 할 수 있는 선수가 극소수다. 아무리 연구를 해도, 마운드에서 한 대 맞으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 상황에서 정신을 차릴 수 있는 선수가 특A급 선수”라고 말했다. 이의리는 초반 볼 판정 등에 많이 흔들렸지만, 김진욱은 계속된 안타 허용에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하게 이닝을 이어갔다는 점은 모든 관계자가 공통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다. 

 

 

경기 후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진욱

 

 

그날 경기 이후 김진욱은 기자회견을 방불케 하는 인터뷰 시간을 경기장 밖에서 따로 가졌다.  그만큼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대단하다. 김진욱은 "다음번에는 상원고 이승현을 이겨보고 싶다"라며 최고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우승후보들이 조기탈락하며 강릉고는 우승후보 0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민국 No.1을 꿈꾸는 김진욱이 남은 황금사자기 경기에서 고교 전체 1번의 품격을 증명할 수 있을지, 많은 야구팬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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