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황사기] 눈물과 환희의 16강... 강원고에게는 모든 것이 첫 경험이었다
[20황사기] 눈물과 환희의 16강... 강원고에게는 모든 것이 첫 경험이었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6.16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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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순간 직후 그들은 그라운드로 뛰어나가 부둥켜안았다.

그리고 목청이 터져라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누구에게는 흔한 16강이겠지만 누구에게는 평생의 훈장이 되기도 한다. 그것이 전국대회의 묘미다.  첫 승, 첫 무실점, 첫 3안타 등 강원고 선수들에게는 이날의 모든 것이 낯설었고, 그래서 더욱 달콤하게 느껴졌다.

 

 

 


창단 6년째.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강원고의 총원은 20명이다. 관내 중학교도 춘천중뿐이지만 그나마 뛰어난 선수들은 서울이나 강릉 쪽으로 빠져나간다. 신입생 정원 15명을 모두 채울 가능성은 없다. 무엇보다 매년 투수가 약해서 쉽사리 무너져버린다. 작년에 그들이 거둔 승수는 고작 1승. 그리고 무려 15패를 했다. 2016년 에이스 이빈을 앞세워 대통령배 8강에 진출한 영광의 시대가 있지만, 계속된 패배 속에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2020년 6월 15일 황금사자기. 그들은 생애 잊지 못할 짜릿한 경험을 하게 된다. 서울 우신고를 7회 콜드로 물리치고 황금사자기 16강에 진출한 것이다. 

 

 

이날 완봉승을 수확한 신동화

 

 

선발 투수 신동화(강원고 3학년)의 역투가 팀을 이끌었다. 신동화는 7이닝 동안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점수를 몇점 허용하던지 마운드 위에서 버텨주기만 해도 고맙다는 말이 나왔던 강원고 투수진의 환골탈태였다. 그는 경기 후 "이틀 전에 선발 통보를 받았다. 내 인생에서 아직 7이닝 무실점을 한 적이 없다. 볼카운트를 불리하게 가져가지 말자고 생각을 하고 경기에 임했다.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라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마운드에 신동화가 있었다면 타선에서는 이창현(강원고 3학년)이 있었다. 
이날 5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이창현은 3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특히, 5회에 터진 2루타는 4-0을 만드는 사실상의 쐐기타점 다름 아니었다. 그는 “공식전 3안타는 내 인생 처음이다. 전국대회는 더더욱 그렇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잘 지도해 주신 덕분이다. 실수해도 즐겁게 하자는 마음으로 들어왔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 16강 부경고 전도 자신 있다.”라며 가쁜 숨을 헐떡인다. 

 

 

3안타를 때려낸 이창현

 

 

김정수 강원고 감독은 작년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지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이 더 힘들었다. 학교의 사정이 좋지 않으니 좋은 선수를 오라고도, 어렵게 입학시킨 좋은 선수를 가지 말라고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조금씩 희망이 보인다. 작년 말 협회장기에서 강호 진흥고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작년 전국소년체전 동메달을 획득했던 춘천중에서 좋은 신입생들이 수급되었고, 학교  운동장이 정비되는 등 팀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수확의 결실이 이번 황금사자기 16강이다. 

김정수 감독이 팀을 맡은 이래 시즌 첫 경기를 전국대회로 치른 것도 처음이지만, 그 경기를 콜드게임으로 이기고 16강에 진출한 것도 처음이다. “아직 얼떨떨하다”며 애써 냉정을 되찾으려는 김정수 감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붉게 상기된 그의 얼굴에는 믿기지 않는 승리의 흔적이 짙게 스며있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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