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동주, 조재웅 공백 메꾸며 마운드 이끌어
- 유격수 정주영, 결승타 포함 3타수 2안타 1도루 맹활약
- 8강전 박민서 전격 선발출격... 4강진출 가능할까
(한국스포츠통신 = 목동, 전상일 기자) 이번 황금사자기에서는 유독 전라권이 고전하고 있다. 광주일고-전주고가 1회전에서 탈락했고, 인상고도 16강에서 대전고에 덜미를 잡혔다. 만약 진흥고마저 탈락하면 8강에 전라권은 전멸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진흥고가 전라권의 자존심을 세웠다. 진흥고는 17일 밤 서울 중앙고와의 8강전에서 대역전승을 거두고 8강 대열에 합류했다.
진흥고도 상황이 썩 좋지 않았다. 일단 상대 중앙고의 전력이 작년보다 훨씬 좋아졌다. 사이드암 김도형(3학년)은 팀이 자신 있게 내놓는 에이스다. 132km/h정도의 패스트볼과 싱커,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구사한다. 유격수 이정찬(3학년) 또한 좋은 선수라는 평가다.
상대도 상대지만 진흥고 내부도 문제였다. 3학년 주축 투수 두 명(박지원, 박민서)이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사실, 박지원(진흥고 3학년)은 어느정도 예상되었던 부분이다. 대회 직전까지도 투구폼 수정에 열을 올렸고 오철희 감독도 이를 계산에 넣었다. 작년 기장대회 당시에는 141km/h까지도 구속이 나왔으나, 현재는 구속‧제구가 모두 크게 떨어졌다. 결국, 16강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1.1이닝 만에 교체되었다.
또 한 명의 좌완 박민서(3학년)는 아직 등판조차 하지 못했다. 사실, 박민서는 중앙고전 선발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급격한 컨디션 난조로 등판하지 못했다. 많은 스카우터들이 밤 10시까지 박민서의 등판을 기다렸으나 결국 그는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어떤 이유인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때우는 법. 오 감독이 이들 꺼내든 카드는 우완 문동주(2학년)와 좌완 조재웅(3학년)이었다. 생애 첫 전국대회 등판인 문동주는 강습타구에 허벅지를 맞는 불운 속에서도 4회까지 어렵게 마운드를 끌어갔고, 이어 등판한 조재웅은 7회 2사까지 팀을 끌어줬다. 마운드에서 힘을 내자 운도 따라줬다. 7회 2사 23루 상황에서 좌익수 플라이를 상대가 놓치며 동점이 된 것. 중앙고 입장에서는 통한의 실책이었다. 기세가 오른 진흥고는 2번 타자 정주영의 우전 역전타로 단번에 역전을 시켰다.
8회에는 오철희 감독의 명석한 작전이 돋보였다. 오 감독은 무사 13루 찬스에서 6번 타자 김지성에게 스퀴즈 번트를 지시했다. 3루주자는 홈에 들어오지 못했지만, 타자 주자가 여유 있게 세입 되며 무사 만루. 오 감독은 무사 만루에서 2타자 연속 스퀴즈라는 모험을 강행하며 기어코 1점을 쥐어짜냈다. 중요한 추가을 허용하며 허탈해진 상대에게 마지막 마무리는 신명승(2학년)이 맡았다. 신명승은 2타점 중전적시타를 때려내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경기 최고 수훈갑은 세 번째 투수 조재웅과 유격수 정주영. 조재웅은 지난 상우고 전에서 4이닝 7K 무실점을 기록했고, 이날도 2.2이닝 2실점으로 전국대회에서 팀의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주영은 7회 역전을 시키는 결승적시타 포함 3타수 2안타 1도루를 기록 하며 종횡무진 맹활약했다.
경기 후 오철희 감독은 “동주는 생애 첫 전국대회 등판인데 이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조재웅이 잘 해줘서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8강 소감을 말했다.
한편 8강에서는 박민서가 전격 선발 출격할 예정이다.
진흥고의 8강 상대 율곡고에는 16강에서 투런홈런을 쏘아올린 김민서(3학년)라는 거포 외야수가 있다. 부산고전에서 호투한 이준혁(2학년)도 등판을 준비 중이다.
과연 진흥고가 박민서의 맹활약으로 4강 진출에 성공하며 전라권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목동야구장으로 모이고 있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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