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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 '현재까지 대박' 삼성 지명 뒷이야기 … "지명 하루 전 허윤동으로 변경"
[현장이슈] '현재까지 대박' 삼성 지명 뒷이야기 … "지명 하루 전 허윤동으로 변경"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7.06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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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통신 = 목동, 전상일 기자) 황금사자기가 한창이던 6월의 어느 날.
불볕더위에 경기가 이어지던 중 잠시 쉬는 시간에 목동야구장 기자실에서 NC‧삼성 스카우트 관계자와 자리를 함께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한 여러 이야기가 오가던 중 작년 드래프트에 관련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왜 삼성이 갑자기 박시원(광주일고-NC)에서 허윤동(유신고-삼성)으로 전환했을까 하는 것이었다. 드래프트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삼성은 호타준족의 광주일고 외야수 박시원의 1라운드 지명이 유력했기 때문이다. 

 

 

작년 드래프트 현장 삼성라이온즈 스카우트 팀

 

 

삼성 스카우트 관계자는 “드래프트 전날 허윤동으로의 교체를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 팀에서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본 경기에서도 안 좋았지만, 대표팀에 합류한 직후에도 박시원이 정말 많이 안 좋았다. 우리는 그 기간 집요하게 박시원을 쫓아 다니며 관찰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마음을 바꿨다.”라고 밝혔다. 

지명 직전에 대상 선수를 교체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 옆에 있던 NC스카우트 관계자는 “우리가 덕을 봤다. 정말 좋은 유망주더라.”라며 웃었다. 작년 최대어 정구범을 손에 넣은 NC는 외야수 영입을 최우선으로 바라고 있었다. NC가 임종찬(북일고-한화)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외야수 랭킹 No.1 박시원이 내려오자 주저 없이 그를 지명했다. 

최근 박시원은 2군에서 순조롭게 미래를 위한 수업을 쌓고 있다. 하지만 '구위'에 의문이 있었던 허윤동은 한술 더 떠 1군에서  25이닝을 던지며 2승 0패 방어율 3.60으로 팀 상승세에 톡톡히 한몫하고 있으니 양 구단 모두 윈윈인 셈이다. 

 

 

작년 황금사자기 당시 허윤동
작년 황금사자기 당시 허윤동

 

 

삼성 관계자는 김지찬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만면의 미소가 가득했다.  
“김지찬은 어차피 우리가 지명하지 않았어도, 분명히 다른 팀에서 데려갔을 자원”이라며 '뽑고 싶은 선수라면 절대 놓치지 말고 미리 뽑자'는 마음으로 빠른 순번에 지명했다고 밝혔다. 사실, 처음 드래프트 장에서 김지찬의 이름이 불렸을 때 많은 이들이 우려를 나타냈다. 체격이 작은 선수를 발만 보고 대주자용으로 뽑았다는 비난 여론도 거셌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김지찬은 타고난 수비 센스와 청소년대표팀 타격왕을 차지한 컨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팀의 비타민 역할을 하고 있다.

무려 48경기에 출장해 21안타를 생산해내며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몇 일 전에는 오승환을 패전의 위기에서 구해내는 그림같은 수비로 삼성 팬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삼성 스카우트 관계자는 “우리는 소신대로 뽑았다. 무엇보다 체격이 작은 선수들이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 뿌듯하다.”라며 김지찬의 맹활약을 대견스러워했다. 
 

 

라온고 시절 김지찬의 모습

 

 

삼성은 작년 독자적인 노선의 드래프트를 시도했다. ‘체격’이라는 요소를 과감히 배격하고 팀에 필요한 선수를 수급했다. 그 결과 삼성은 신인들의 활약을 발판삼아 '왕조시대' 이후 가장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드래프트는 한 해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까지라는 전제하를 두면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삼성은 최근 몇 년 간 투수와 포수, 키스톤 내야에 젊은 피를 양껏 수혈했다. 투수 쪽에는 원태인, 최채흥이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간에도 젊은 투수가 다수 포진해있다. 좌완 투수는 신인 허윤동-이승민 그리고 올해 1차지명 가능성이 큰 이승현(상원고 3학년)까지 충분하다는 것이 외부의 시각이다. 포수 쪽에도 김도환(신일고-삼성)이라는 좋은 유망주가 있다. 김도환은 드래프트 당시 전국 포수 랭킹 No.1의 특급유망주다. 

키스톤자원도 마찬가지다. 김상수, 이학주, 김지찬, 양우현, 박계범 등 좋은 2루수‧유격수 자원이 많다. 올해 정민규(부산고 3학년), 고명준(세광고 3학년), 최현욱(마산고 3학년) 등 좋은 3루 자원이 많은 만큼, 이원석의 뒤를 이을 '우타거포' 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하지만 예상은 예상일 뿐. 성공적인 스카우트로 명가재건의 초석을 쌓은 삼성이 올해는 또 어떤 과감한 지명으로 팬들을 놀라게 할지 지켜볼 일이다. 

 
전상일 기자(nintend9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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