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리그] '이럴수가!' 경동고, 우승후보 0순위 덕수고 꺾는 대파란 일으켜
[주말리그] '이럴수가!' 경동고, 우승후보 0순위 덕수고 꺾는 대파란 일으켜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7.05 06: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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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준 4.2이닝 1실점 인생투 … 임태윤, 만루서 2타점 쐐기타
- 손호준, 안지호도 중심타선에서 제 몫
- 우승후보 0순위 덕수고 1패 안으며 서울‧인천권도 안개 속으로

(한국스포츠통신 = 목동, 전상일 기자) 덕수고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강팀의 상징 같은 학교다. 정윤진 감독이 덕수고에 부임한 이후 거머쥔 우승 트로피만 12개. 전국에서 최다 횟수다. 그 외 서울시장기 같은 비공식 대회를 합치면 세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트로피를 수집했다. 당연히 이번 주말리그에서도 우승후보 0순위다.   

물론, 경동고도 전국을 호령하던 시절이 있었다. 1959~60년 백인천 선수가 재학 중이던 경동고는 32승 2무의 전설 같은 기록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너무 오래전 일이다. 1999년 황금사자기 4강에 진출한 이래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국대회 4강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다. 

 

 

서울 경동고 운동장 전경

 

 

또한, 2009년 최동환(LG) 이후 드래프트에서 한 명의 선수도 프로의 호명을 받지 못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에 간 선수는 있지만, 신고선수 외 고졸 직행 프로 선수는 그 이후 아직 없다. 최근에는 대학에 진학하는 선수 숫자도 적다. 그만큼 양교의 전력격차가 크다보니 덕수고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고교야구에서 ‘절대’라는 말은 없듯이 대이변이 일어났다. 7월 4일 신월야구장에서 펼쳐진 주말리그 서울‧인천권 경기에서 경동고가 덕수고에 14-4로 승리했다. 물론 주말리그는 3학년들의 기록을 위한 대회라는 점이 어느 정도는 반영되어야겠지만, 14-4의 점수는 너무 충격적이다.

 

 

4.1이닝 1실점 덕수고전 승리투수 이성준

 

 

올 시즌 경동고 투수진의 핵은 이날 경기에서 4.1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이성준(184/80,우우,3학년). 작년 추계리그부터 팀을 이끌고 있는 2020 시즌 부동의 에이스다. 팀의 명운을 거머쥐고 있다. 130km/h 중후반대의 스피드를 지니고 있는 우완 정통파 투수다. 

이날 안영수(3학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마운드에 오른 이성준은 4.1이닝 3K 1사사구 1실점으로 덕수고의 타선을 잠재웠다. 나승엽(덕수고 3학년)에게만 2안타를 허용했을 뿐, 다른 타자들에게는 2안타 1사사구 밖에는 허용하지 않는 인생 최고의 역투를 선보였다. 

타선도 힘을 냈다. 올해 경동고 타선은 짜임새가 있다. 특히 손준호-임태윤-안지호라는 짜여진 3-4-5번이 있는 것이 크다. 다른 타순은 변동이 있지만 시즌 초반부터 세 명의 선수는 고정이다. 충암고나 신일고 등 서울권 팀들과의 연습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었던 것도 이 세 명의 존재가 크다.

 

 

이날 2타점을 수확한 주장 손준호

 

 

손준호(179/81,우좌,3학년)는 팀의 주장으로서 우투좌타의 3루수다. 2018년 0.333, 작년 0.339의 타율에서 알 수 있듯이 정확한 타격을 하는 선수다. 이날도 안타는 없었지만 밀어내기 사사구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개의 타점을 얻어냈다.

임태윤(181/85,우우,3학년)은 가끔 마운드에도 올라오지만, 현재 유격수이자 4번 자리에 집중하는 중이다. 배팅 파워가 있고, 마운드에서 140km/h에 근접한 공을 던질 만큼 강한 어깨도 있다. 전문유격수가 아니라서 빠르지 않다는 것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 임태윤은 4회 만루 상황에서 장쾌한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이날 3타수 2안타를 때려낸 안지호

 

 

안지호(180/78,우우,3학년)는 갑자기 튀어나온 선수다. 체격은 작지만, 경동고의 숨은 장타자다. 손준호‧임태윤을 견제하다가 안지호에게 걸려 큰 것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경동고 타선의 소위 지뢰 역할을 맡고 있다. 연세대와의 연습경기 등에서 홈런을 펑펑 때려내며 단숨에 5번 자리를 꿰찼다. 이날도 3타수 2안타로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승리와 별개로 경동고는 여전히 많은 불안요소가 있다. 특히 마운드가 약하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안영수가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볼 스피드도 130km/h 초반에 머무르고 있어서 김 감독의 고민이 크다. 임태윤은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가 아니어서, 사실상 이성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버겁다. 이성준 또한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이 아니라서 앞으로 어떤 경기력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팀의 유격수이자 4번 타자 임태윤
쐐기 2루타의 주인공...  팀의 유격수이자 4번 타자 임태윤

 

 

현재 경동고는 축제분위기다. 
비록 주말리그 1승에 불과하지만, 이번 승리가  선수들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선수‧학부모 모두가 생각한다. 언제가 마지막인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적어도 최근 몇 년간은 단 한 번도 덕수고를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승후보 0순위를 물리친 경동고의 반란 탓에 서울‧인천권 주말리그도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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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규 경동58 2020-07-06 17:32:29
오랬만에 경동야구. 50년대 후반 초고교급으로 무적일때 결승인가 디자인센터자리에 있던 야구장에서 경기고와 대결할때 전교생이 가서 응원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졸업후 백인천선수가 나와서 전성기를맞았 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