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3-28 20:20 (목)
[심층 인터뷰] 사상 최초? 차명석 LG 단장이 밝히는 1차지명 그리고 신인 드래프트 (1)
[심층 인터뷰] 사상 최초? 차명석 LG 단장이 밝히는 1차지명 그리고 신인 드래프트 (1)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7.07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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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 1차지명 투수로... 강효종, 김동주 관찰 중
- 선수 볼 때 어설픈 4가지 능력보다 확실한 2가지 능력을 더 선호
- 대학 선수 몇몇도 1차지명 후보군에 올라
- 프로야구 1차지명 8월에 개최 예정

(한국스포츠통신, 목동 전상일 기자) 7월 4일 서울권 주말리그가 펼쳐지고 있었던 폭염의 목동야구장. 그곳에 낯익은 얼굴이 나타났다.

LG트윈스 차명석 단장이 목동야구장에 나타난 것이다. 최근 고교 선수들이 ‘즉시 전력감’으로 편입되는 경우가 많아 결승전 등 빅매치에 각 팀 단장이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 황금사자기 결승전에는 롯데 성민규 단장이 직접 경기를 관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1차지명 후보가 있는 팀 간 경기가 아니었고, 결승전도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고교야구 주말리그 였을 뿐이다.   

한적함 마저 느껴지는 목동 야구장에 그는 왜 나타났을까. 기자 특유의 돌격 정신으로 무례한(?) 인터뷰를 요청했다. 차 단장은 예고되지 않은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받아주었고, 프로야구 단장과의 사상 첫 ‘아마야구’ 관련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 “단장은 원래 이런 일 하는 사람” - 홀로 아마야구 보러 돌아다니는 프로야구 단장

< 아마야구는 중계가 거의 없어 전국을 순회하는 스카우트가 아니면 아마야구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직접 가서 보고 듣지 않으면 그 선수에 대해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 단장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아마야구 지식과 정보를 보유하고 있었다. 도대체 그 바쁜 프로야구 단장이 어떻게 아마야구 선수들에 대해서 이렇게 잘 알고 있을까.>   

 

 

홀로 잠실야구장을 방문한 차명석 LG트윈스 단장

 

 

Q) 일단 이렇게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목동 야구장에서 차 단장님을 뵙게 되어서 많이 놀랐습니다. 차 단장님은 평소에 아마야구를 보러 자주 다니시는지요.   
A) 틈날 때마다 자주 다닙니다. 내일은 경기권 주말리그가 펼쳐지는 곤지암에 다녀올 생각입니다.

Q) 그런데 오늘은 서울권 1차지명 대상 선수가 있는 팀 간 경기는 아닌데요.  
A) 1차지명 대상자들은 스카우트 팀이 보는 것이고요. 저는 좀 무작위로 다닙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혹시 못 보거나 놓친 선수들 혹은 숨겨진 진주가 있나 경기를 보면서 살피는 것이죠. (오늘 신월에도 덕수고를 비롯해 강한 팀들이 많이 나온다고 이야기하자) 에이~ 뭐 쳐다보지도 못할 선수(장재영, 나승엽 지칭) 속만 쓰릴 텐데 뭐하러 가나요. 그리고 성남고에도 아주 좋은 투수가 있다고 해서(성남고 김준형을 지칭) 직접 던지는 것을 보려고 왔습니다. 

 

 

성남고 코치진과 인사하는 차 단장 

 

 

Q) 프로야구 업무만으로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실 텐데 시간이 허락하시는지요.  
A) 바쁘지만 시간 날 때마다 보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일 아닌가요. 이 선수들이 우리 팀의 근간이 됩니다. 당연히 아마추어 선수들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경기를 보고 또 6시까지는 잠실에 가봐야죠. 프로야구도 봐야 하니까요.  

Q)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단장님 고교 시절은 어떠셨나요? 
A) 성적이 별로 안 좋았습니다. 그렇게 잘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최근 모교인 성남고가 잘하더라고요. 프로 지명도 많이 되고요. 아마추어가 프로를 얼마나 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매년 몇 명씩 프로 선수를 배출하는 것을 보면 많이 성장한 것 같습니다. 
 

 

# 차 단장이 밝히는 LG의 1차지명 …  “투수 우선 , 강효종‧김동주 등이 후보, 몇몇 대졸 선수도 1차후보에 포함” 

< 현재 서울권 1차지명은 혼전이다. 키움이 장재영(덕수고 3학년)을 사실상 확정 지었을 뿐, 나머지 두 구단은 윤곽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차 단장은 팬들의 알 권리를 위해 현재까지 진행 된 LG트윈스의 1차지명 방향을 속 시원하게 밝혔다. 투수 우선, 그것이 현재까지의 1차지명 방향이다.>   

 

 

작년 LG트윈스의 1차지명 이민호

 

 

Q) 팬들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질문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서울권 1차지명이 대 혼전입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저희는 투수를 보고 있습니다. 야구에서는 투수가 가장 기본이고, 또한 다다익선이기도 하죠. 충암고 강효종, 선린인터넷고 김동주 선수가 후보군에 들어가있습니다. 

Q) 올해 1차지명 대졸 선수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대졸 몇몇 선수도 1차지명 대상자로 포함시켜 관찰 중입니다. (대졸 선수는 반드시 출신 고교가 서울이어야 하기에 대상이 많이 좁혀진다) 

Q) 혹시 1차지명 날짜는 정해졌나요. 
A) 일단 잠정적으로는 잡혔는데 아직 언론에 공표되지 않았습니다. (알려주시면 안 되겠냐고 요청하자) 날짜는 KBO가 발표하는 것이 맞는 것 습니다. 8월에 진행되리라는 것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스카우트 팀장님들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선수를 많이 못 봐서 좀 더 보고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신 것 같더라고요. (1차지명 날짜가 생각보다 많이 남았고, 강효종과 김동주가 1차 유력 후보에 포함된 것으로 보아 새로운 후보군의 약진보다 기존 후보의 부상회복이 중요해 보인다.) 

< 인터뷰 도중 마침 이왕건(3학년)이 앞을 지나갔다. 저 선수가 배명의 핵심 투수라고 소개하자 차 단장은 학교에 직접 가서 관찰한 적이 있다며, 이미 그를 알고 있다고 했다.>  

Q) (깜짝 놀라며) 정말이신가요? 단장님이 학교에 가서 저 선수를 관찰하셨다고요?
A) 맞습니다. 왜 그렇게 놀라시나요.(웃음) 저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강효종
최근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강효종

 

 

Q) 그럼 혹시 김동주-강효종 선수도 학교에 가서 직접 던지는 것을 보셨는지요?
A) 예. 학교에 가서 직접 봤습니다. (어떠셨느냐는 질문을 추가로 하자) 학교에서 보는 것만으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시합 때 던지는 것을 봐야죠. 스카우트는 시합과 학교에서의 연습 과정을 동시에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좀 다른 질문인데 1차지명에서 야수는 소외되는 느낌이 강합니다. 투수가 90% 이상을 차지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A) 간단합니다. 투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매년 프로야구에서는 투수가 없어서 현장 감독들이 힘들어합니다. 이는 저희 구단뿐 아니라 다른 구단도 그렇고요. 그래서 투수 위주로 뽑을 수밖에 없는 거죠. 투수는 다다익선입니다. 설령 많아도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야수는 만약 입단하면 기존의 선수를 넘어서야 합니다. 주전을 잡는 것이 굉장히 힘들죠. 하지만 투수는 남아도 ‘잉여전력이’ 됩니다. 

 

 

1차지명이 사실상 확정된 덕수고 장재영
1차지명이 사실상 확정된 덕수고 장재영

 

 

Q) 1차지명이 올해는 세 번째 순번이고, 내년은 두 번째라서 조금 아쉬우시죠?    
A) 키움 같은 팀이 부럽죠(왜냐고 묻자) 1번이 되었을 때 장재영같은 큰 선수가 나오는 것이 부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딱 맞춰서 1번에 들어가기 쉽지 않거든요. 좋은 선수에 대한 아쉬움은 모든 단장이 다 갖는 것으로 생각합니다.(웃음)  

Q) 에이~ 단장님. LG야말로 다른 구단에게 부러움의 대상 아닌가요. 고우석, 이민호 등 1차지명에서 좋은 선수를 많이 선발하지 않으셨습니까. 
A) 고우석은 정말 빠르게 1군에서 자리를 잡은 정말 잘 된 사례고, 이민호는 아직 더 봐야 합니다. 현재까지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꾸준하게 잘해야죠. 이정용은 아마 7월에는 (1군에) 한 번 올라오지 않을까 싶네요. 

 

 

# 프로야구 단장이 최초로 밝힌다. LG 트윈스의 신인 선발 기조는? 

< 신인 드래프트를 할 때는 각 팀별로 기조가 있다. 고교에서 모든 것을 갖춘 선수는 없기에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선수를 선발할 것인지에 대한 철학이 필요하다. 과연 LG 트윈스는 어떤 기조를 갖고 신인 선수를 선발하는 것일까. 차명석 단장은 이 부분에서도 확고한 철학이 자리 잡고 있었다. >

 

 

작년 2차지명 직전 긴장된 모습을 보이는 차명석 단장과 LG 스카우트팀
작년 2차지명 직전 긴장된 모습을 보이는 차명석 단장과 LG 스카우트팀

 

 

Q) 팀별로 신인을 보는 눈은 다르죠. LG에서도 신인 선수를 뽑는 ‘기조’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단장님은 드래프트를 할 때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A)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투수가 중심이 됩니다. 그리고 투수라면 구속이 어느정도 확보되는 선수가 일단 우선시 되겠죠. 그래야 희소성이 있고, 경쟁력이 있으니까요. 야수 같은 경우는 멀리 칠 수 있는 선수가 우선시되고, 발이 아주 빠르거나, 어깨가 아주 강한 선수도 좋습니다. 너무 복잡하게 모든 것을 생각하기보다 그 선수의 확실한 강점을 보고 판단을 합니다. 저는 어설픈 4가지 능력보다 확실한 2가지 능력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 단장님께서도 투수 출신이십니다. 그렇다면 단장님은 프로에서 자리 잡기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구속’이라고 생각하시는 걸까요. 
A) 아닙니다. ‘구속’은 스카우트의 조건이죠. 1군에서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제구’입니다. 구속은 많이 스카우트들이 생각하죠. 프로에서는 구속이 빨라야 경쟁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뽑힌 선수 중 1군에서 올라오는 선행조건은 제구죠. 시합에서는 제구가 좋은 투수가 쓸모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Q) 최근 드래프트에서 좌완 돌풍이 거셉니다. 프로 구단에서 이렇게 좌완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A) 아마 희소성 때문이겠죠. 하지만 저는 그 부분은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잘 던지는 투수를 선호합니다. 좌완이나 우완을 구분하기보다 잘 던지는 투수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프로 최단신 김지찬 선수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단장님은 체격이 작은 선수도 충분히 프로에서 성공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A) 저는 야수는 체격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야수는 용도가 다르니까요. 내야를 봐야 할 선수, 외야를 봐야 할 선수, 3루를 봐야 할 선수, 1루를 봐야 할 선수 등 각 용도가 다르고, 작게 치는 선수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김선빈, 정근우, 이용규 등 좋은 사례들이 많습니다. 다만, 투수는 체격이 좋은 선수를 선호합니다. 아무래도 프로에서 와서 성장했을 때 구속이나 체력, 공의 무게감 등과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Q) 그렇다면 단장님은 최근 주목받는 장신 내야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꼭 장신이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장신 내야수는 분명 장점이 있죠. 단, 하나는 분명하게 말씀드리면 장신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고, ‘빠르고’ 커야 합니다. 내야수는 크기만 한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작년 LG트윈스가 뽑은 신인 선수들

 

 

Q) 잠실을 홈으로 쓰는 팀이기 때문에 LG 트윈스는 멀리 치는 야수보다는 정확하게 치는 야수들에 좀 더 집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A)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는 크게 치는 선수를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타자에게 좀 불리한 구장인 것은 맞죠. 그것으로 인해서 크게 치는 타자들의 성장이 더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래도 저는 멀리 치는 타자를 선호합니다.  

Q) 최근 고교야구에서는 포지션 전향이 대세입니다. 일례로 올해 고교 양대 거포로 알려진 부산고 정민규가 유격수로 전향했고, 덕수고 나승엽 선수도 다른 포지션으로의 전향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A) 정민규는 타격이 정말 좋은 선수죠. 그 포지션으로 1군에서 뛰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전향을 시도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이건 나승엽 선수도 마찬가지겠죠. 워낙 타격이 좋은 선수니까 타격을 살리기 위해 전향을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원래 포지션에서도 충분히 성공 가능할 것 같은데요? 두 명 모두 롯데의 1차지명 후보니까 롯데에 간다고 가정해봤을 때 성 단장님 스타일 상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드래프트 관련해서는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어떤 아마야구 독자분이 질문을 주셨습니다. 올해 메이저리그 드래프트가 축소되면서 혹시 한국도 그런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문의를 하신 분이 계십니다. 
A) 아닙니다.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은 없습니다. 원래대로 진행합니다. 
 

 


<에필로그>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드림즈 백승수 단장은 “단장은 원래 이런 데 다니는 사람”이라며 배팅볼 투수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공사장을 직접 방문한다. 이렇듯 팀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어디든 가는 것이 단장의 역할이라는 그의 철학은 많은 야구팬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아마야구에 많은 관심을 두는 차 단장도 마찬가지다. 이 또한, 조금이라도 좋은 팀을 만들고자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백 단장의 철학과 일견 맞닿아있다.  

차 단장은 독서가로도 유명하다. 드래프트를 넘어 고교야구, 대학야구, 제도적인 측면 등 아마야구 전체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기자의 독단으로 감히 사장할 수 없어, 아마야구 전반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계속하기로 한다. 


전상일 기자(nintend9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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