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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인터뷰] 차명석 LG 단장이 꼬집는 아마야구의 현실 그리고 LG의 방향성 (2)
[심층 인터뷰] 차명석 LG 단장이 꼬집는 아마야구의 현실 그리고 LG의 방향성 (2)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7.23 2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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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통신 = 목동, 전상일 기자) LG는 최근 가장 성공적인 드래프트를 한 팀 중 하나로 꼽힌다. 무엇보다 중간 에이스 정우영(21, LG)과 차기 1선발 이민호(19, LG)를 지명한 것만 해도 이미 부러움의 대상이다. 여기에 좌완으로서 148km/h를 기록하는 김윤식(20, LG)도 있고, 아직 출격하지 않은 호타준족의 대명사 이주형(19, LG)도 있다.

차 단장은 과연 작년 드래프트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 작년 LG 드래프트의 성과 - 차 단장이 말하는 이민호, 김윤식, 이주형  

 

 

LG트윈스 1차지명 이민호 그리고 차명석 단장

 


Q) 단장님께서는 이민호가 이 정도까지 잘할 줄 예상하셨는지요.  
A) 아직은 잘했다고 말하기는 좀 이른 것 같습니다. 잘하는 중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겠죠. 이제 겨우 1년 차라 끝까지 잘해야 합니다. 이민호 같은 경우는 보호 차원에서 열흘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데, ‘반짝’ 하는 선수가 아니라 10년, 20년 오래 활약할 수 있는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2차 1라운드에서 지명한 김윤식 선수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A) 저는 굉장히 좋은 선수라고 봅니다.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잘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선발과 구원 어느 쪽이 어울리는 선수라고 생각하시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저는 선발이 좋다고 보는데, 현장에서는 어떻게 보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류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부분인 것 같습니다. 

Q) 작년 드래프트의 최대 성과인 이주형 선수 근황은 어떻게 되나요? 
A) 이주형은 발목을 다치고 나서 9월이면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될 것 같습니다. 이제 빨리 준비를 시켜야 합니다. 어느 정도 급의 선수인지 확인을 할 것 같습니다. 오지환과 이주형이 11년 차이가 납니다. 6~7년 정도 뒤에 아마 LG의 내야가 또다시 변화할 텐데, 그때 이주형이 어떤 포지션에 어느 정도 해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계산이 서야 합니다. 아마에서는 충분히 좋은 유망주라고 생각하지만, 프로에서는 또 다르니까요. 

Q) 그러고 보니 LG는 현재 내야가 잘 돌아가고 있지 않나요. 
A) 오지환(30), 김민성(32)을 비롯한 확고한 주전이 있고, 백승현, 손호영 등 백업요원들도 어느 정도 있어서 다른 팀보다는 그나마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그래도 단장은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준비시켜야 합니다. 그것이 제 역할이죠.  

 

 

작년 LG 트윈스 지명 선수들

 

 

Q) 그렇다면 단장님께서는 4~5년 후를 바라봤을 때 드래프트에서 어떤 포지션의 선수를 보강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A) 매년 바뀝니다. 어디가 메워야 하는 위치인지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모든 팀은 일단 투수를 우선시해서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투수가 워낙 귀하기 때문이고, 투수만 많이 갖고 있으면 설령 자원이 없어도 야수 트레이드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좋은 투수가 금값이죠. 여러모로 활용하기가 좋습니다. 

Q) 내후년부터 전면드래프트로 바뀌는데 아쉽지 않으신지요.  
A) 크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거기에 맞춰서 잘하면 되는 거죠. 또한, 전력평준화에 대한 명분이 분명히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LG라면 충분히 잘할 것이다’라는 덕담을 건네자) 스카우트팀이 현장에서 워낙 잘해줘서 그렇죠 뭐(웃음)

Q) 좀 뜬금없는 질문입니다만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1~10라운드 선수의 최종결정은 단장님이 하시는 것인가요. 
A) 최종 결정은 단장이 하게 됩니다. 다만, 보고가 들어오죠. 스카우트팀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듣습니다.  

Q) 현재 LG트윈스의 스카우트팀 시스템은?  
A) 현재는 백성진 팀장님의 체제로 일원화되어있습니다. 스카우트에 관한 모든 것을 백 팀장님이 총괄하십니다.  

 

# 차명석 단장, 아마추어 야구의 현실을 매섭게 꼬집다

< 차명석 단장은 대졸 신고선수 테스트를 할 정도로 아마야구에 관심이 많다. 당연히 아마 관련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을 터이다. 그에게 아마야구의 현실과 정책에 관한 평가를 부탁하자 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리고 언제나 차분한 차 단장 답지 않게 현실과 괴리된 각종 아마 정책에 대한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   

 

 

작년 서울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동의대 선수들

 

 

Q) 최근 LG의 이정용 선수를 포함해서 대졸 선수들이 고졸  선수에 비해 자리를 잡는 빈도가 너무 적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린 선수들이 대학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단장님의 솔직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A) 어쩔 수 없는 일 같습니다. 엘리트 야구가 사회체육으로 바뀌어 가니까요. 일본도 그렇게 갔다가 다시 엘리트 야구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엘리트야구가 아닌 사회체육 야구를 하려면 체육 인구가 몇 억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인구가 많아야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최근 저출산으로 중‧고 학급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체육 인구도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사회체육으로 가면 결국 하향 평준화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기량저하는 당연하죠. 대학도 야구부를 운영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제는 우승해도 기사 한줄 안 나가고 프로 지명도 잘 되지 않는데, 대학이 운동부를 운영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Q) 그래도 작년에 차 단장님께서 대졸 신고선수 자체 테스트를 해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A) 혹시나 못 보고 지나친 선수가 있나 싶어서 하게 되었다. (혹시 올해도 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합니다. 제가 단장으로 있는 한은 매년 할 것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계획은 잡아놨습니다.  

Q) 전면드래프트로 바뀌게 되면 연고 학교들에 대한 지원이 많이 적어지게 되고 그것에 대해서 걱정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이에 대한 단장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A) 지원이  안 좋아질 것이라고 이야기를 많이들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다고 지원을 안 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프로가 꼭 돈이 아니라도, 지식을 도움을 준다거나 코치들이 가서 도와준다든가 하는 식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기전에서 승리한 연세대 선수들의 모습
정기전에서 승리한 연세대 선수들의 모습

 

 

Q) 혹시 구체적으로 지원이 논의된 부분이 있나요.  
A)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부분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마 각 구단들이 자기 지역의 팀들에게는 지원을 하려고 할 것입니다. 우리 팀 선수가 안 될지도 모른다고 연고팀을 지원 안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Q) 사실 기자 입장에서는 1월 1일 이전에 출석 일수를 모두 채운 선수가 1월 1일 이전에 프로팀에서 훈련 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됩니다. 프로 지명 선수는 이제 학생이라기보다 직업 야구선수입니다. 그 기간 선수는 훈련할 곳이 없어서 레슨장을 전전하고요. 구단에서 훨씬 좋은 시설을 무상으로 지원할 텐데 말이죠.
A) 그렇습니다. 그 부분 또한 현장과 괴리되는 부분이죠. 현장을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요. 
A) 스포츠계는 비전문가가 전문가에게 훈계 하는 유일한 곳 인 것 같습니다. 비전문가들이 정책 결정을 할 때 현장을 배제하는 것이 저는 안타깝습니다.(프로 구단이 나서주면 좀 낫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아마 쉽게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행정을 보면 너무 현장과 동떨어진 정책들이 많죠. 가장 큰 예로 당장 코로나19에 대처해서 체육계와 학생 운동 선수들에게 내려지는 대응 방안도 그렇지 않은가요.  

Q) 저는 개인적으로는 하위라운드는 대학도 함께 바라보면서 가는 문화가 형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처럼 맹목적으로 프로만 바라보는 것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A)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부모님들과 선수들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하시는 것 같습니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차명석 단장이 생각하는 LG트윈스의 방향성은? 

< 전 세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 다시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우리네 생활이 바뀌면서 프로 스포츠도 변화 하고 있다. 중계, 관중동원, 팬서비스, 전력 보강, FA 등 모든 부분에서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런 격동의 시기에 차 단장은 서울을 연고로 하는 인기 구단의 단장으로서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 것일까.>  

 

 

코로나19 시대... 차명석 단장이 생각하는 LG트윈스의 방향성은?

 

 

Q) 최근 코로나19로 인해서 어려움이 많으시죠?
A) 이미 몇백 억 적자는 감수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우리 야구단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힘든 것이니까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 국제대회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나갈 때, 들어올 때 ‘자가격리’를 해야 하니까요. 

Q) 코로나 19로 인해서 올해 FA의 빙하기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A)  아마 팀마다 생각이 다를 것 같습니다.이런 시국이라도 잡겠다는 팀이 있을 것이고, 아닌 팀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얼어붙지 않을까’라는 생각에는 저도 공감합니다. 아무래도 모기업이 어려워지면 그만큼 투자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니까요.  
 
Q) 내년이면 단장님이 3년째 아니신지요. 3년째 되는 해에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단장님의 말씀이 기억 납니다.  
A) 우승은 매년 도전을 합니다. 항상 부족한 부분을 보강해서 류 감독님께서 우승할 수 있게 만들어드려야 합니다. (우승 하면 차 단장님의 역할이 크겠다는 질문에) 우승하면 감독님과 현장이 잘하시는 것이지 프런트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웃음) 아직 한국야구에서 프런트는 현장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감독님을 뒤에서 지원해드려야 하고, 선수보강을 계속해드려야 하니까 많이 보러 다닙니다. 지금 목동에 나와 있는 것 또한 그런 일환이고요.  

 

 

(이미지 출처 : LG트윈스 제공)

 


Q) 임기의 절반을 향해서 가고 있습니다. 단장님이 계획하신 것은 얼마나 진행되셨는지요. 
A) 아직 임기의 절반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평가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우리 나라는 너무 급합니다. 일희일비가 많은 것 같습니다. 성민규 단장님이 그러시는 것 같더라고요. 롯데가 초반에 5연승 했을 때는 그렇게 많은 찬사를 받았는데, 요즘은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있는 것이 같은 단장 입장에서 안타까웠습니다. 두 달 만에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한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것을 부추기는 언론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못한다고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조금 더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최근에 LG가 조금 힘에 부치고 있습니다.  
A) 모든 구단이 힘든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까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Q) 지금 단장님 앞에서 플레이 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학생 야구는 즐겁게 해야 한다’ , ‘기본기를 착실히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물론 좋은 이야기지만, 그런 이야기가 프로의 기준에서는 통용되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학생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습관’을 잘 만드는 것입니다. 어디에서 본 내용인데 사람은 15살이 넘어가면 잘 안 바뀐다고 하더라고요. 프로에 들어와서 습관을 바꾸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따라서 학생 때부터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마지막은 개인적인 질문으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차 단장님은 언론하고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데 그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반문). 언론이 질문하면 답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언론과 인터뷰도 잘해야 하는 직업이 단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차 단장은 비록 프로야구단 단장이지만 많은 고교 선수를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아마야구 각종 현안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몇 달 전에는 경동고에서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본인이 단장으로 있는 동안 대졸 신고 선수 테스트를 계속 할 것이고, 전면드래프트가 시행되어도 연고팀을 위한 지원 대책도 좀 더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아마 구장을 자주 방문 할 것이라고 했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고, 아무도 봐주지 않는 곳에 눈길을 돌리는 차명석 단장. 그가 진짜 야구인인 이유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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