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예상치 못한 장충고의 전성기 … 이용찬 시대 이후 첫 우승 일궈내나
[청룡기] 예상치 못한 장충고의 전성기 … 이용찬 시대 이후 첫 우승 일궈내나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8.09 0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창단 후 첫 번째 청룡기 우승 도전 … 1994년 결승 진출이 마지막
- 장안고, 세광고 등 강호들 격파하고 결승 진출한 이변의 주인공
- 2년 전 청룡기 4강전 이후 2년 만의 리턴매치 … 김도영-최성민 라인 봉쇄가 관건

(한국스포츠통신 = 목동, 전상일 기자) 이번 시즌 장충고를 주목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시즌은 내부에서조차 ‘전체적으로 약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송명기급 투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박주홍급 타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팀은 오히려 더 강하다. 그것이 올해 장충고의 특징이다.  

사실 준결승 이전까지만 해도 세광고의 승리를 의심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조병현, 박지원(이상 3학년)의 마운드에서나 고명준, 이영빈, 한경수(이상 3학년) 등이 이끄는 타선에서 장충고에 앞선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신일고를 콜드게임으로 이긴 전날의 상승세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이는 오산이었다. 장충고는 1회 안타 5개와 도루 2개로 5득점을 했고, 이를 끝까지 지켜내며 극적인 결승 진출을 일궈냈다. 

 

 

팀을 승리로 이끈 2학년 박태강... 장충고 결승 진출

 

 

이번 대회에서 장충고는 유독 저학년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저학년들이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성장하고 있다. 정준영(1학년·우익수), 안재연(2학년·1루수), 박상언(2학년·투수), 박태강(2학년·투수)이 대표적이다. 신입생 정준영은 이번 대회 14타수 6안타를 때려내며 상위타선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시즌 타율이 무려 20타수 10안타 5할이다. 3도루에 6타점은 덤이다. 주말리그에서 다소 부진했던 안재연은 이번 청룡기에서 16타수 5안타에 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자신의 안타와 타점을 청룡기에서만 쌓는 중이다. 

박태강(2학년)은 청룡기 대부분의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청룡기에서만 9.2이닝을 투구했다. 실점 여하를 떠나서 2학년이 이정도로 마운드를 지켜준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준결승전에서도 5이닝 동안 탈삼진 4개를 잡아내며 4피안타 2실점으로 막아 승리 투수가 됐다. 최근 고교야구에서는 우승하기 위해서는 제구력이 좋고, 커브가 좋은 투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 돌고 있다. 김해고는 황금사자기 당시 이동원(2학년)을 활용해 배명고를 잡아내기도 했다.

 

 

장충고 2학년 안재연

 

 

포수 박건우(3학년)의 활약도 돋보인다. 박건우는 이번 대회에서 12타수 5안타 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순천효천고와의 8강전에서는 두 번의 도루를 저지하며 강견을 뽐내기도 했다. 신장도 좋고, 타격이 좋은 편이라 이번 대회의 활약을 바탕으로 조금씩 주목받고 있다. 그 밖에 김우석(3학년‧중견수)이나 선승준(3학년·유격수)도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결승에서 가장 큰 화두는 상대의 장타력과 기동력을 막아내는 것. 광주동성고는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구사하는 타격의 팀이다. 김도영(2학년)-최성민-이준범-박건(이상 3학년) 라인은 거의 핵 타선이다. 장충고의 마운드가 막아내기는 버겁다. 

 

 

장충고 3학년 김우석

 

 

장충고 3학년 최건희
장충고 3학년 최건희도 맹활약 중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랬다. 장안고와 맞붙은 16강도 그랬고, 세광고과 맞붙은 4강도 그랬다. 대부분 장충고의 패배가 예상되었지만, 송민수 감독 휘하 장충고 선수들은 이를 극복하고 결승까지 올라왔다. 결승전은 김성민, 최건희(이상 3학년)가 주축이 될 전망. 어차피 광주동성고도 김영현(3학년)이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마운드 높이는 비슷하다. 

하늘도 장충고 편이다. 서울팀인 장충고는 컨디션 조절에 이점이 있다. 광주동성고는 호텔 방에서 컨디션을 조절해야한다. 김재덕 감독이 “가장 힘든 점은 컨디션 관리”라고 말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거기다 유신고와의 혈투에서 투수 대부분을 소모했다. 믿을 것은 신헌민(2학년) 한 명뿐이다. 투수 운용이 원활하지 않다. 애초부터 모든 투수를 가동해온 장충고와는 다르다.  

 1963년 야구부를 창단한 장충고는 1994년 청룡기 결승에 올랐지만, 당시 최고 투수였던 휘문고 김선우에게 막혀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2006년과 2007년 이용찬‧최원제라는 특급 투수가 등장하며 다시금 전성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그때가 마지막 우승이었다. 마지막 전국대회 결승진출은 2015년 봉황대기. 당시 장충고는 최충연-박세진이라는 원투펀치를 보유한 경북고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2년전 장충고 vs 광주동성고의 청룡기 4강 장면(김기훈이 투구하고 있다) 

 

 

또한, 장충고는 갚아야할 빚이 있다. 2년 전 청룡기 4강전에서 장충고를 좌절시킨 팀이 광주동성고였고, 그 여세를 몰아 포철고마저 무너뜨리며 청룡기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 일이 쉽게 잊힐 리 없다.  

만일 이번 대회에서 장충고가 우승한다면, 이 또한 황금사자기 김해고의 우승에 견줄만한 이변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All for One, One For All을 실천하고 있는 장충고의 기적은 이제 딱 한 걸음이 남아있을 뿐이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