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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정준영 치고 박태강 막고' 서울 장충고, 창교 이래 첫 청룡기 우승컵
[청룡기] '정준영 치고 박태강 막고' 서울 장충고, 창교 이래 첫 청룡기 우승컵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8.12 0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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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통신 = 목동, 전상일 기자) 서울 장충고가 창단 후 처음으로 청룡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장충고는 11일 서울시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에서 2년 전 챔피언이었던 광주동성고를 9-7로 꺾고, 우승했다.

 

 

장충고 창교 이래 첫 청룡기 우승

 

장충고는 올 시즌 전력이 약세라고 평가되었다. 
하지만 그 진짜 힘은 내부에 들어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법. 장충고의 감추어진 진짜 힘은 특유의 응집력과 저학년들의 존재였다. 

장충고가 동성고와 확연하게 차이가 났던 것은 수비력이었다. 
동성고는 초반부터 김시앙(3학년) 등을 비롯해 내야진의 계속된 실책이 동반되었다. 그것이 경기 초반 6점을 헌납한 가장 큰 요인이었다. 하지만 장충고는 김태정, 박건우, 선승준(이상 3학년) 등이 건실한 수비력으로 투수를 도왔다. 반면, 광주동성고 수비진은 무려 3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투수들을 더욱 힘들게 했다. 패스트볼 등 보이지 않는 실책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수비가 장충고와 동성고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역시 저학년의 활약이다. 이번 대회에서 장충고 저학년들의 활약은 눈이 부셨다. 물론 광주동성고에도 김도영(2학년)이라는 출중한 저학년이 있었지만, 장충고는 많은 저학년들이 형들의 뒤를 받쳤다. 정준영(1학년)‧안재연(2학년)이 치고, 투수진에서는 박태강‧박정민‧박상언(2학년)이 막아내는 모양새였다. 

 

 

장충고 2학년 박태강

 

 

사실 장충고 입장에서는 전날 비로 경기가 하루 순연 된 것이 아쉽지만은 않았다. 비가 좌완 에이스 박태강을 살렸기 때문이다. 투구 수 제한으로 더는 나올 수 없었던 박태강(2학년)은 다시 결승 무대에 설 수 있었다.(만약 하루 더 연기되었더라면, 동성고의 김영현(3학년)이 나올 수 있어 경기가 또 달라졌을 수도 있다.)

박태강은 등판하자마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현란한 변화구를 앞세워 광주동성고 타선을 요리했다. 특히 우타자 몸쪽에서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각이 큰 커브가 돋보였다. 커브의 각이 워낙 큰 데다,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오다가 떨어지다 보니 우타자가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이번 대회 불방망이를 휘두르던 김도영을 비롯해 이준범, 박건(이상 3학년) 등이 모두 그의 변화구 앞에 침묵했다. 박태강은 3회 1점을 내주긴 했지만, 7회까지 5⅔이닝을 2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105개의 투구 수를 모두 채우며 7개의 삼진을 뺏어내 우승의 최고 수훈갑이 되었다. 

 

 

장충고 1학년 정준영

 

 

타선에서는 정준영(1학년)이 돋보였다. 신입생 정준영은 이번 대회 팀 내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 또한, 이날도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5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1타점을 올리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신입생이 청룡기 전 경기에 출장해 팀 내 최고 타율을 기록한다는 것 자체가 그가 지닌 자질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증명한다. 정준영은 장충고의 비밀경기 그 자체였다. 그밖에 3번 타자로 출장한 안재연은 4타수 2안타를 때려내며 팀 우승에 공헌했고, 3루수 김태정(3학년)은 그림 같은 수비를 선보이기도 했다.  

 

 

통산 네 번째 전국대회 우승컵을 거머쥔 서울 장충고

 

 

1963년 야구부를 창단한 장충고는 대통령배(2006년), 황금사자기(2006·2007)에서는 우승을 차지했지만, 청룡기에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한편, 결승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한 장충고 3루수 김태정은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박태강은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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