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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이미 삼성 투수?' 최무영 팀장 웃게 한 상원고 이승현의 압도적인 구위
[대통령배] '이미 삼성 투수?' 최무영 팀장 웃게 한 상원고 이승현의 압도적인 구위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8.17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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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배 울산공고 전 4이닝 7K 무실점 144km/h 쾅!~
- 삼성 라이온즈의 확실한 1차지명 후보
- 최무영 팀장 “힘 빼고 던지니까 공이 더 좋은 것 같다.” 흐뭇한 미소

(한국스포츠통신 = 목동, 전상일 기자) “삼성 투수 아닌가요? 앞으로 이승현을 부를 때 그렇게 부르세요.” 

8월 16일 목동야구장. 울산공고와의 32강전에서 대구상원고의 이승현(3학년)이 등장하자 모 구단 관계자가 농담을 던졌다. 굳이 관찰할 필요도, 스피드를 살펴볼 필요도 느끼지 않았다. 그저 느긋하게 걸터앉아 그의 투구를 감상하면 그만이었다. 

 

 

이미 삼성 투수? 상원고 이승현의 압도적인 구위

 

 

이승현은 이미 1년도 전부터 삼성 라이온즈 1차지명이 사실상 예약된 선수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때도, 이를 의심하는 사람은 현장에 단 한 명도 없었다. 

사실, 이날은 기록 보다 이승현의 몸 상태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훈련이 늦어졌고, 옆구리 부상으로 황금사자기를 포함해 대부분의 경기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승현의 몸 상태는 상당한 수준이었다. 최고 구속은 중요하지 않았다. 현장에 모인 관계자들이 높은 평가를 했던 것은 캐치볼 하듯이 가볍게 공을 놓았음에도 쭉쭉 뻗는 것 같이 느껴지는 그의 탁월한 구위였다. 그런데도 최고 144km/h의 구속을 기록했다.(KT스피드건 기준) 

전매특허인 커브나 슬라이더도 많이 던지지 않았다. 투구 수 제한에 걸리지 않기 위해 빠른 승부를 선택했다. 쉽게 맞춰 잡으며 순식간에 이닝을 삭제해버렸다. 4.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7K 무실점. 눈 깜짝할 새에 이닝이 끝나버렸다.   

 

 

여유로운 경기운영이 장점인 이승현
여유로운 경기운영이 장점인 이승현

 

 

그의 투구를 지켜본 삼성 라이온즈 최무영 스카우트 팀장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 팀장에게 이승현에 대한 코멘트를 부탁하자 “상대가 강한 팀이 아니어서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오히려 저렇게 슬쩍슬쩍 던지니까 공 끝과 구위가 더 좋은 것 같다. 굳이 온 힘을 짜내서 던질 필요가 없다. 몸 상태가 괜찮은 것 같다.”라면서 흡족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경기장에 있는 사람들도 이승현의 구위를 인정했다. 모 구단 관계자는 “수준이 한 단계 높은 투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상원고의 전력을 정탐하기 위해 일찍 경기장을 찾은 마산고 고윤성 감독 또한 “좋은 투수다. 내 개인 취향은 김진욱보다 이승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1차지명이 유력한 투수이지만 최 팀장은 지나친 기대는 경계했다. “승현이도 프로에 오면 1년 정도는 재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몸도 다시 만들어야 하고, 어깨 및 팔꿈치 검사도 꼼꼼하게 해야 한다. 만약, 아픈 곳이 있다면 동재처럼 수술을 할 수도 있다. 좋은 자질이 있는 선수이기에, 급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승현은 김진욱과 함께 가장 정신력이 뛰어난 투수로 알려졌다. 수비가 실책을 범해도 무덤덤하게 팀을 이끌고 나가는 능력이 좋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모두 잘 던지고, 긴 이닝을 던져도 스피드가 많이 떨어지지 않는 전형적인 선발형 투수다. 타점은 작년보다 더 좋아졌다. 작년에 김진욱(강릉고 3학년), 이의리(광주제일고 3학년)를 제치고 2학년으로서 청소년대표에 선발되기도 했다.     

 

 

작년보다 팔이 더 올라간 이승현
작년보다 팔이 더 올라간 이승현

 

대구상원고 김승관 감독은 “승현이가 타점이 더 좋아졌다. 팔이 워낙 높다 보니까 서클체인지업을 던지는 것이 좀 힘든데, 대신에 스플리터를 하나 추가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승현이에게 이번이 마지막 대회니까 제대로 한번 해보자고 이야기했다. 본인도 머리를 짧게 깎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이승현은 이번 대회가 올 시즌 첫 전국 대회이자 고교 야구 인생의 마지막 대회다.   

삼성은 이미 원태인(20)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가운데, 양창섭(21)도 실전 등판을 시작해 올해 말 1군 복귀를 앞두고 있다. 지금은 숨 고르기 중이지만 작년 1차지명 황동재(19)도 있다. 언제가 복귀일지 알 수 없지만, 최충연(23)이라는 특급 예비자원도 있다. 여기에 이승현이라는 또 한 명의 뛰어난 신인이 가세를 앞두고 있어 내년 이후 상당한 숫자의 젊은 투수를 보유하게 되었다. 

또한, 가장 경쟁이 치열한 투수와 키스톤 내야에 젊은 자원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9월 21일 예정된 2차지명에서 좀 더 유연하고 여유로운 지명이 가능할 전망이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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