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장기] '감동의 역투’ 대전고 이재희, 우완 저평가 속 1라운드 가능할까
[협회장기] '감동의 역투’ 대전고 이재희, 우완 저평가 속 1라운드 가능할까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8.30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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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수고전 7이닝 7피안타 5K 3자책점... 고교 시절 마지막 투구 마쳐
- 큰 신장, 146km/h의 패스트볼, 운영능력 등 강점 지닌 투수
- 우완 저평가 속 희소성 크지 않아 지명 순번은 아직 미지수

“꼭 1라운드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이재희(대전고 3학년)가 지난 황금사자기 당시 본지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이재희는 대전고가 오랜만에 품은 진짜 에이스다. 김의수 대전고 감독이 “가능성은 홍민기가 좋지만, 경기하기에는 이재희가 훨씬 낫다”고 말하는 이유가 있다. 대전고는 이재희를 중심으로 두 번의 전국대회 4강을 일궈냈다. 김 감독이 고교 시절 마지막 역투를 마친 그를 꼭  안아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대전고를 두 번이나 4강으로 끌어올린 이재희(사진 : 전상일)

 

 

사실 이재희는 중학교 유급이 아니었다면, 1차지명이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큰 선수다. 
황금사자기 당시에는 지금보다 평가가 더 높았다. 한화 정민혁 스카우터는 “유급 여부를 세 번이나 본인에게 직접 물어봤다.”라고 말했다. 이상군 팀장 또한 “내가 연고 고문으로 있을 당시 1학년 때는 사실 투수라고 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2학년 때부터 급격하게 발전하더니, 3학년 때는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라며 입맛을 다시기도 했다. 

이재희를 평가할 때 많은 관계자가 마운드에서의 싸움닭 근성, 운영 능력 등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프로에서도 쓸 수 있는 확실한 변화구(슬라이더)가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고교 선수가 제구가 되는 변화구가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또 하나는 우 타자 몸쪽에 깊숙이 박히는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다. 덕수고와의 경기에서도 몸쪽 공은 위력을 발휘했다. 비록, 그 공을 던지다가 장재영에게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몸쪽 공은 프로에서 살아남는 데 중요한 덕목이다. 모 구단 관계자는 “맞더라도 몸쪽을 적극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투수”라고 그에 대해서 평가하기도 했다.  

아쉬운 점은 다소 뻣뻣한 투구폼. 신장이 크지만 다른 우완 투수들과 비교했을 때 뻣뻣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 현장평이다. 모 관계자는 “투구폼이 부드럽지 못하면 다칠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다소 뻗뻗하다 평가받은 이재희의 투구폼(사진 : 전상일)

 

 

또한, 투구 시 강약 조절보다는 힘으로 승부하는 단순한 패턴이라 피안타율도 꽤 높은 편이라는 점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9.2이닝 동안 12안타를 허용했다. 볼넷으로 주자를 보아주는 타입은 아니지만, 최고 146km/h의 구위에 비해 상당히 많은 피안타를 허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타점도 높은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이재희에 대한 평가는 꽤 높은 편이다. 올해 이재희 정도 되는 투수 자체가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A스카우트 관계자는 “나는 이재희를 충분히 1라운드에 나갈 선수라고 본다.”라고 말하기는 했다. 하지만 반대하는 관계자도 있었다. 올해 고교 기준 상급은 맞지만, 몇 년의 드래프트를 비교해 봤을 때 희소성이 큰 선수가 아니라는 것이 그 이유다. 

따라서 현재 이재희의 지명 순번은 3라운드 이내는 ‘확실’, 2라운드 이내도 ‘무난히 가능’ 정도라는 대략적인 하한선만을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조용히 마운드를 응시하는 이재희(사진 : 전상일)
조용히 마운드를 응시하는 이재희(사진 : 전상일)

 

 

‘우완’은 2차지명에서는 저평가되는 경향이 크다. 희소성이 큰 좌완, 포수, 유격수 등이 앞 순번을 차지하는 것이 최근 드래프트의 경향이다. 

이런 경향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마야구에서 재능 있는 선수가 대부분 투수로 빠지면서 투수는 기량 차이가 줄었지만, 야수는 앞 순번과 뒤 순번의 차이가 너무 벌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신고 민유기 야구부장은 “야구를 좀 한다는 선수들은 전부 투수를 하려고 한다. 우완 185cm정도는 프로 지명에서 평균 아닌가. 190cm도 많다. 그러다 보니 재능이 있는 야수가 씨가 말랐다. 앞으로 고교야구는 야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안재석(서울고 3학년), 손성빈(장안고 3학년) 등 야수가 1차지명에서 조차 강세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작년 송명기(NC), 작년 남지민(한화) 등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150km/h에 가까운 투구를 한 극소수만이 1라운드 그것도 하위권에 지명을 받았다.

 

 

이재희, 1라운드 티켓 얻을 수 있을까(사진 : 전상일)

 

한편, 이재희의 지명 순번은 우완 투수에게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만약, 이재희가 작년 한승주(19, 한화)처럼 2라운드까지 밀린다면 대부분 우완 투수가 뒤로 밀린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8월 31일 협회장기가 끝나면 9월부터 각 구단은 본격적인 지명 회의에 들어간다.

이재희의 마지막 역투가 1라운드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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