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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리포트] '광주일고전 8이닝 13K' - 광주진흥고 좌완 에이스 김윤식
[유망주리포트] '광주일고전 8이닝 13K' - 광주진흥고 좌완 에이스 김윤식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6.01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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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권 최고의 좌완투수로 떠올라.... 최고 146km/h 구속 찍으며 스카우터들에게 눈도장

전라권에서 야구를 하는 유망주들에게 광주일고는 꿈의 학교다. 무등중, 충장중을 졸업한 선수들은 더욱 그렇다. 김윤식(182/83, 좌좌, 3학년)도 당연히 그랬다. 그는 유달리 광주일고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광주일고 유니폼을 입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나 광주일고는 김윤식을 외면했다. 매년 14명 정도 밖에 갈 수 없는 학교인데 무등중 졸업 당시 김윤식은 체격도 작았고 기량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는 눈물을 뿌리며 진흥고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교에 올라와서 본격적으로 투수를 시작하며 야구 인생의 전기를 맞은 김윤식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팔꿈치 통증이 찾아온 것이다. 결국, 2017년 5월 MCL(내측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유급을 하며 1년간 공백기를 가졌다. 김윤식이라는 이름은 대중들의 뇌리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진흥고 3학년 좌완에이스 김윤식

 


 
그로부터 2년 후 2019년 4월. 김윤식은 조용히 감독실을 찾았다. “감독님, 광주일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시켜주십시오.” 

고심 끝에 오철희 감독은 김윤식을 광주일고전 선발로 낙점했다. “윤식이가 광주일고와의 1차전에서 자원등판을 하더라. 일고를 상대로 반드시 설욕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해 보였다. 독기를 품고 경기를 준비했다”라고 당시를 회고한다.  

김윤식은 자신을 믿고 기용해준 오 감독에게 인생 최고의 투구로 화답했다. 4월 14일 전라권A 주말리그 광주일고와의 첫 번째 경기에서 김윤식은 8이닝 3실점 2자책점 13K로 팀의 4-3승리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경기 내용만 좋았던 것이 아니다. 스카우터들 스피드건에 최고구속 146km/h가 찍혀 나왔다. 진흥고 투수코치가 기록지를 SNS에 올려 화제가 된 그 경기다. 김윤식에 대한 소문은 광주를 넘어 서울 전역까지 퍼졌다. 서울권 주말리그를 하고있는 구의구장까지 진흥고 김윤식의 이야기가 들릴정도였다.    

2018년 황금사자기 - 전국체전 2관왕이자 전국 최고 명문 팀 중 하나인 광주일고에 일격을 가한 김윤식의 역투는 드래프트 전체의 판도를 뒤흔들 만큼 화제성이 대단했다. 공식전에서 146km/h를 뿌렸다고 알려진 좌완은 현재까지 김윤식이 유일하기때문이다.

 

 

 

 

 

 

“처음에는 마음가짐을 다르게 먹고 경기에 들어갔습니다. 첫 회에는 잘 막았었는데 2회에 홈런을 맞는 등 많이 흔들려서 오래 못 갈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맞기는 많이 맞았지만, 최대한 포볼을 안주고 끝까지 붙다 보니 일고 선수들이 뭘 잘 치는지 알 것 같아서 3회부터는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날 커브와 체인지업이 잘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김윤식의 현재 주말리그 기록은 24이닝 20피안타 2피홈런 7볼넷 33K 방어율 3.38.
아주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다. 하지만 드러난 기록 이상으로 김윤식은 스카우터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윤식의 가장 큰 장점은 왼손을 사용하는 투수로서 빠른 공을 던진다는 점이다. 스피드만 빠른 것이 아니다. 오철희 감독이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던 나는 윤식이의 제구력이 결코 정구범에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호언장담을 할 정도로 제구도 나쁜 편이 아니다. 확실하게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커브를 지니고 있다는 점도 김윤식의 장점이다. 

 

 

불펜에서 투구를 하고 있는 김윤식

 

 

우타자 몸쪽 승부도 잘한다. 오른손타자 기준 바깥쪽보다 몸쪽에 확실히 강점이 있다. 오른 다리가 약간 크로스로 나가는 편인데 이런 유형의 투수들은 우타자의 몸쪽에 확실히 강점이 있다. 몸의 순발력도 좋은 편이고 어깨도 부드럽게 잘 넘어온다. 투구폼 자체가 가볍고 날렵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그래서다. 

물론 단점도 있다. 일단 정구범 - 홍민기 등 라이벌들에 비해 신장이 다소 아쉽다. 또한 아직은 조금 더 몸을 잡아놓고 늦게 몸통 회전이 되어야 하는데 상체가 빨리 열린다는 점, 그리고 하체를 잘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 등도 단점이다. 특히 공을 끌고 나가는 익스텐션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제가 다른 좌완투수들보다 좋은 점은 빠른 팔 스윙을 바탕으로 한 속구 스피드입니다. 단점은 아직 하체를 잘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아직은 공을 놓는 위치가 높습니다. 조금 더 끌고 나가서 팔로스로우를 끝까지 해주면서 공을 눌러주면 공 끝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해서 코치님과 이 부분을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공을 좀 더 끌고 나가서 눌러주고 싶습니다"

 

 

현재 광주권역은 1차지명이 혼전이다. 오히려 충청권보다 더 혼전인 느낌이다. 1차지명은 기본적으로 투수가 우선시되는데 예상보다 정해영의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서 선뜻 기아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A구단 스카우터는 “만약 김윤식이 유급생이 아니었으면 왼손이고 145km/h 이상을 뿌리는 투수이기때문에 예상보다 결정이 매우 쉬웠을 수도 있다”라고 대놓고 말할정도로 김윤식은 매력적인 투수로 성장했다. 김윤식이 정해영에 비견되는 광주권역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윤식은 광주일고와의 2차전(전라권은 팀별로 두 번씩 경기 한다)에서 5이닝 5실점 4자책점의 부진한 투구를 선보이며 전반기 우승을 광주일고에게 넘겨줬다. 아직 우승은 하지 못했기에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그러나 반전의 기회는 아직 있다. 황금사자기에서 그나마 무난한 조 편성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32강전에서 부산공고와 배재고의 경기 승자와 격돌한다. 어떤 팀도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서울-부산-광주-경기의 최강팀들을 피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나은 편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다. 이미 많은 실패를 딛고 일어선 김윤식에게 이 정도는 시련이라고 할 수 없다. 주말리그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김윤식은 나머지 절반을 황금사자기에서 풀어내겠다며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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