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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 잘하면 됩니다” … 개성고 안경에이스 최세창의 자기반성과 다짐
“저만 잘하면 됩니다” … 개성고 안경에이스 최세창의 자기반성과 다짐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6.01 2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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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 잘하면 됩니다"


최세창(190/95, 우우, 3학년)은 기자를 만나자마자 자책으로 시작했다. 25.2이닝 31탈삼진 3승 1패 방어율 3.81로 부진했다고 보기는 힘든 성적이지만 부산고, 경남고에 뒤진 순위표를 받아든 것이 흡사 본인의 책임인 것 같다. 개성고 에이스라는 무거운 책임감 때문이다. 

 

# 최준용, 남지민과 더불어 트로이카를 이루고 있는 개성고 장신투수 최세창

 

 

개성고 최세창 - 안경이 부서져 렌즈를 끼고 나오니 약간 날카로워 보인다 

 

 

부산에는 최준용, 남지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절대 최세창(190/95, 우우, 3학년)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세 명이 현재까지는 부산권 트로이카다. 최세창도 김풍철 팀장이 직접 언급한 1차지명 후보군에 있는 투수이기 때문이다. 

사실 최세창은 이번 전반기 많은 이닝을 소화했지만 좋은 컨디션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특히 부산고전에서는 1.2이닝 동안 2개의 피홈런을 허용하기도 했다. 최고구속도 아직은 143km/h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느린 구속은 아니지만, 최세창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다소 아쉽다. 김풍철 팀장이 “최근에 페이스가 약간 처지고 있다”라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5월 29일 부산정보고와의 연습경기에서 만난 최세창은 조금 달랐다. 구속도 많이 회복했고, 무엇보다 마운드 위에서의 열정이 살아있었다. 연습경기이지만 9회 마무리, 10회 승부치기 상황에서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두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에서 최근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경기 후 만난 최세창은 다소 의기소침해 있었다. “오랜만이다”라는 기자의 안부 인사에 “최근 밸런스가 안 맞아서 많이 안 좋았습니다. 스피드도 제 예상보다는 많이 올라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라는 자책과 함께 인터뷰를 시작한다. 

 

# "1차지명 마음 비웠습니다. 하지만 청룡기에서 최세창을 기대해주세요" 

 

 

 

 


최세창은 작년보다는 힘이 많이 붙었다. MCL수술을 받은 팔도 많이 회복했고 다소 뻣뻣하게 느껴지던 폼도 부드러워졌다. 최세창은 작년에 몸의 밸런스가 안 맞아서 몸이 기울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몸이 기울어지다 보니 공을 일정한 릴리스포인트에서 때리지 못했다. 때로는 왼쪽 어깨가 빨리 열리는 경향도 보였다. 최세창도 이런 부분을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기자님이 말씀하신 단점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왼팔을 너무 못 잡아서 중심이 안 잡혀서 많이 왔다 갔다 했는데 지금은 그래도 왼팔을 많이 잡아서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라고 그는 웃으며 말한다. 그나마 작년에 다소 아쉽다고 느껴졌던 변화구(슬라이더, 스플리터)가 조금 더 힘이 붙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최세창은 카운트용으로 슬라이더를, 승부구로 스플리터를 많이 사용한다.)

빠른 계열의 승부구를 많이 구사하는 만큼 구속이 상승하면서 변화구의 위력도 상승한 느낌이라고 자평한다. 최세창은 올해 나온 1차지명 후보군 가운데에서 가장 신장이 좋다. 신장이 좋다는 의미는 발전성이 크다는 말과 비슷하다. 비슷하면 신장이 좋은 투수를 뽑는 것이 요즘 드래프트의 경향이다. 

 

 

1차 1번 마음비운 최세창  "청룡기를 기대해달라"

 

 

 

 

최세창은 한 달 남은 1차지명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웠다. 
“제가 너무 못해서 1차지명은 마음을 비웠습니다. 아마 (최)준용이가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며 웃는다. 1차지명은 마음을 비웠지만, 청룡기만큼은 놓칠 수 없다.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몇 안 되는 기회기 때문이다. 컨디션도 많이 올라왔다. 비록 연습경기지만 142km/h가 기록되었다는 것은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는 증거다.
 
그는 유달리 안경이 잘 어울리는 선수다. 큰 키에 호리호리하고 잘 빠진 몸매에 금테 안경을 쓰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롯데의 전설 염종석을 연상시킨다. 이날 안경이 부서져서 렌즈를 끼고 경기에 출장했다는 최세창. 이를 액땜으로 생각하고 후반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안경에이스' 최세창의 반전스토리가 이제 막 시작된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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