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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파격 KT 지명을 관통하는 키워드 '우리는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산다'
[드래프트] 파격 KT 지명을 관통하는 키워드 '우리는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산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9.23 22: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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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라운드 권동진 “김주원과 정말 많은 고민, 발 빠르고 즉시전력 유격수로 판단”
- 2라운드 한차현 “가장 좋은 패스트볼과 각을 지닌 투수 … 내년 바로 쓸 중간 투수”
- 3라운드 유준규 “우리 팀에는 없는 빠른 발과 좋은 기본기 지닌 유격수”
- 4라운드 지명성 “고졸 중에서 가장 즉시전력감 투수 … 내년 불펜 투입 고려”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KT 위즈에게는 올 시즌 드래프트가 너무도 중요하다. 
일단 첫 번째로 팀이 상위권에 진입한 이후 첫 드래프트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고, 두 번째는 내년 시즌은 최초로 하위 순번을 받을 것이 유력해서 제대로 된 전력보강을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KT 위즈 스카우트팀 심광호 과장은 “KT 팬분들이 이번 드래프트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꼭 반응을 알려 달라. 댓글도 꼼꼼하게 읽어보겠다.”며 너스레를 떤다. 

 


# 1,2,4라운드 권동진, 한차현, 지명성  “우리는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산다”  

 

 

원광대 권동진
KT 위즈 1라운드 원광대 유격수 권동진(출처 : KUSF)

 

 

첫 질문부터 돌직구를 날렸다. 
팬들은 연고 지역 유격수 김주원(유신고)을 선택할 줄 알았는데, 대졸 권동진(원광대)을 선택한 이유를 가장 궁금해 했다. 첫 질문부터 어렵다는 듯 심 과장은 한숨을 내쉬며 "우리도 그 선택이 가장 힘들었다."라고 말한다. 

주원이는 작년에도 무척 잘했고, 연고 선수이기도 해서 우리가 굉장히 관심이 많았던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 애증의 선수다. 두 명을 두고 내부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내년에 주전 심우준이 군대를 가야하는 상황이다. 거기다 상위권에 도전하는 입장이다. 이를 유지해야 한다. 팀에서도 올 한해 잘하고 곧바로 추락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즉시전력으로 누가 더 활용가치가 높은지를 고민했고, 그 선택의 결과가 권동진이었다. 동진이가 주원이보다 주력이 빠르고, 수비가 좀 더 좋다는 내부평가다. 바로 주전으로 쓴다는 의미보다는, 심우준 바로 뒤에서 백업 등으로 '유격수'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라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KT 위즈의 2라운드 성균관대 투수 한차현
KT 위즈의 2라운드 성균관대 투수 한차현 (출처 : 조다은님 제공)

 

 

2라운드도 마찬가지였다. 왜 ‘이용준’이 아닌 ‘한차현’이냐고 물었다. 물론, 한차현도 훌륭한 선수지만 이용준 또한 높은 평가를 받는 투수고, 무엇보다 1라운드가 대졸이었기에 2라운드는 고졸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1~2라운드는 무조건 내년, 내후년만 생각했다. 이용준도 구위가 좋은 선수지만, 우리는 내년에 바로 쓸 수 있는 중간계투가 필요했다. 한차현은 패스트볼 구위가 좋은 선수다. 또한, 위에서 내려찍는 타점과 좋은 슬라이더를 지니고 있어서 중간에 잘 어울리는 선수다. 현대 야구는 구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고졸 투수보다 정신력이 안정된 투수다.

 

 

 

 

4라운드 지명성도 마찬가지다.  
사이드암이 한 명 필요했다. 중간에서 빨리 등판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선발했다. 다이나믹한 투구 폼을 지니고 있고, 무엇보다 부드럽다. 마운드에서의 정신력이나 승부욕이 좋은 선수다.”라고 설명한다. 지명성은 올해 고졸 사이드암중 가장 높은 위치에 우뚝 섰다. 신일고를 8강, 준우승으로 이끈 주역이다. 특히, 임창용을 연상시키는 역동적인 투구 폼이 많은 관심을 끌었다.  

 


# 3,5,6,7라운드 유준규, 김영현, 최성민, 윤세훈 “특색 있는 선수 선발 …  주력, 장타, 강력한 직구” 

 

 

3,5,6,7라운드는 특색 있는 지명이 나왔다. 
유준규, 김영현, 최성민, 윤세훈이 그 대상이다. 이 선수들은 야구를 야무지게 한다는 것, 각기 한 가지씩은 고교를 대표하는 특기가 있는 선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군산상고 유준규(사진 : 본인제공)
KT 위즈 3라운드 군산상고 유준규(사진 : 본인제공)

 

 

유준규(군산상고)는 신장이 작지만, 주력이 빠른 선수다. 작년부터 무난한 지명권에 있는 선수이기도 했다. 심 과장 또한 “그의 장점은 빠른 주력과 좋은 수비 기본기다.”라는 것을 인정했다. 대주자로서는 당장도 경기에 뛸 수 있다. 여기에 이영민 타격상을 노릴 정도의 컨택 능력은 덤이다. KT가 유일하게 선택한 고졸 유격수라는 점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치를 읽을 수 있다. 김주원을 놓친 아쉬움을 유준규로 달랠 수 있기를 KT는 희망하고 있다. 

김영현(광주동성고)도 마찬가지다. 사실 그는 작년에는 145km/h 이상의 강속구를 자랑했다. 하지만 올해는 구속이 크게 줄었다. 그러면서 지명 순번도 상당히 내려갔다. 신장이 작은데다, 구속이 줄다 보니 상대적으로 메리트가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KT는 김영현이 좋았을 때의 모습을 기억했다. 

작년에는 145km/h 이상의 스피드를 기록했던 선수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서 훈련도 부족한 데다,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던지다보니 구속이 나오지는 않았다. 확실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가 있는 선수다. 구속만 2학년 수준으로 올라오면 정말 좋은 투수다.”라고 그를 지명한 이유 설명한다. 

 

 

 

 

최성민(광주동성고)은 말 그대로 청룡기 하나로 인생을 바꾼 남자다. 청룡기 홈런왕이다. 
KT 또한 청룡기 때 활약을 토대로 지명하게 되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장거리 코너 외야수로 육성할 가능성이 크다. 심 과장은 “성민이는 원래 중견수도 소화했었고, 어깨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풀스윙하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라고 첨언했다. 


 

야탑고의 우완 강속구 투수 윤세훈
KT 위즈 7라운드 야탑고의 투수 윤세훈

 

윤세훈(야탑고) 또한 패스트볼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최고 144~5km/h까지 충분히 던질 수 있는 야탑고의 우완 투수다. 아직 변화구나 제구는 좀 더 가다듬어야 하겠지만, 미래를 바라보고 선발한 투수라는 것이 KT의 설명이다. 

 


# 8,9,10라운드 -  “김건형, 확실한 장점 보였다. 정주원은 인성 좋은 선수” 

 

 

KT 위즈의 8라운드 영남대 정주원
KT 위즈 8라운드 영남대 투수 정주원(출처 : 박난슬님 제공)

 

 

화제가 되었던 김건형(보이시주립대)에 대해서 물었다. 
심 과장은 “트라이아웃 할 때 여러 가지를 봤다. 스윙이 간결하고 참 예쁘더라. 중거리로 매력이 있어보였다. 주력도 그날 가장 빨랐다. 강한 어깨는 아니지만, 정확성 있는 송구가 좋았고 슬라이딩을 하는 등 수비 스타트가 꽤 좋아 보였다. 우려스러운 것은 경기 경험이다. 전체적인 그림은 매력 있다고 판단되었다.”라고 밝혔다. 이미 많이 알려졌듯이 김건형은 김기태 前 감독의 아들이기도 하다. 

정주원(영남대)은 가장 KT다운 픽이다. 열심히 하는 선수, 절실한 선수를 선호하는 구단의 특색이 잘 드러났다. “깔끔한 투구 폼은 아니지만, 교정을 하면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또한, 무척 열심히 하는 선수다. 5회 클리닝타임에 모든 선수가  앉아서 쉬고 있는데, 그 선수는 스트레칭하고 러닝하면서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절실하게 야구하는 선수다. 구속은 빠르지는 않지만 다양한 변화구를 기반으로 한 제구가 좋은 선수.”라고 그를 평가했다.  

 

 

KT 위즈의 10라운드 율곡고 내야수 김민서

 

마지막으로 10라운드 김민서(율곡고)는 작년에는 내야였는데, 송구 쪽에 문제가 생겨서 올해 외야수로 전향했다. 작년만 해도 무조건 프로감이라고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 있었지만, 3학년 때 부진으로 관심이 급감했다. 황금사자기 16강 청원고전에서 홈런을 때려낸바 있다. 2학년 때의 활약을 기억하는 KT가 10라운드에서 그를 지명했다. KT는 “파워가 있고 공을 때릴 줄 아는 선수”라고 그를 표현했다. 

 


# KT가 2021 드래프트에서 가장 많이 신경 쓴 것은  ‘즉시전력, 특색, 조화’  

 

 

작년 KT 위즈 스카우트팀의 2차지명 당시 모습
작년 KT 위즈 스카우트팀의 2차지명 당시 모습(사진 : 전상일)

 


이번 KT 드래프트를 관통하는 세 가지 단어를 찾아보면 즉시전력, 특색, 조화다. 
고졸 선수가 무조건 선호대상이지만, KT는 앞에서 쓸 수 있는 선수를 찾았다. 다른 팀은 김주원이 높은 순번이겠지만, KT는 권동진을 선택한 이유다. 앞으로 2~3년 동안 현재 순위를 유지하기 위해 내린 특단의 조치다. 

또 하나는 특색이다. 한차현, 지명성, 김영현, 최성민, 윤세훈은 모두 확실한 특색이 있는 투수다. 오각형이라기보다 삼각형에 더 가깝다. 한차현은 위에서 찍히는 강한 패스트볼이, 김영현은 묵직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가, 최성민은 공을 쪼개버릴 것 같은 강력한 스윙이, 지명성은 엄청난 유연성과 안에서 안으로 파고드는 좋은 ‘프런트도어’ 커브가 있다. 

마지막은 '조화'다. KT의 2군에 없는 스타일의 선수를 뽑으려고 했다. 유준규가 대표적이고, 포수는 쳐다보지도 않은 이유다.(손성빈을 거른 KT가 다른 포수를 쳐다볼 이유가 없다.) 

심 과장은 “해당 선수가 지금 기량은 더 좋지만, 우리 팀 2군에 저런 스타일이 있다면, 그 선수는 우리 팀에 의미가 없다. 신인보다 2군에서 열심히 한 선수에게 기회를 줘야한다. 유준규, 최성민, 지명성 등은 우리 팀에는 없는 스타일이다. 우리 팀 2군과의 조화, 차별성을 많이 신경 썼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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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2020-09-24 22:59:28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