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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신일고 프로 3인방 키움 김휘집, KT 지명성, 기아 권혁경을 만나다(그리고 이용준)
[현장취재] 신일고 프로 3인방 키움 김휘집, KT 지명성, 기아 권혁경을 만나다(그리고 이용준)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9.26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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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히어로즈 김휘집, 목동에서만 4홈런 우타 거포 내야수
- KT 위즈 지명성, 중간에서 활용 가능한 싸움닭 사이드암
- 기아 타이거즈 권혁경, 거포 자질있는 고교 최고의 공격형 포수
- 정재권 감독 “이용준도 나의 제자 … 프로 입단 너무 축하한다”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신일고는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아직 봉황대기가 남아있지만 이미 대통령배 준우승, 청룡기 8강, 그리고 후반기 주말리그 우승까지. 적어도 정재권 감독이 부임한 이래 최고의 성적이었다. 그것뿐만 아니다. 프로에도 3명이 지명되었다. 그것도 3명이 모두 4라운드 이내에 지명이 되었다는 것이 크다. 정 감독이 부임한 이래로 첫 번째 1라운드 지명자가 나왔다는 것도 겹경사였다. 

 


# 목동에서만 4개의 대포, 홈런치는 거포 유격수  - 키움 히어로즈 김휘집 

 

 

키움 히어로즈 1라운드 지명 김휘집(사진 : 전상일)

 


김휘집은 많은 좌절을 겪은 선수였다. 작년 전지훈련 도중 줄넘기를 하다가 넘어져서 발가락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다. 그리고 유급을 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혹평이 이어졌다. 본인조차도 “그때는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타격이 안 되니까 수비도 안 되고 모든 것이 엉망이었어요.”라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그에게는 청룡기가 계기였다. 청룡기에서만 0.462에 2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때부터 터지기 시작한 장거리포는 쉼이 없었다. 목동에서만 무려 4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전반기에 딱 하나만 더 쳤어도 5개를 맞췄을 텐데 목표를 못 이뤄서 아쉽다”라고 너스레를 떨지만 나름 만족하는 이유다. (참고로 그는 작년 추계리그 때도 2개의 홈런을 쳤다.)  

 

 

홈런 치는 거포 유격수 김휘집(사진 : 전상일)

 

 

김휘집의 수비에서의 장점은 풋워크와 핸들링. 발이 아주 빠른 선수는 아니지만, 유격수를 오래 소화하다 보니 기본기가 좋은 편이다. 송구 자체도 올해 많이 개선되었다. 다만, 어깨가 아주 강한 편이 아니라는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다. 

정재권 감독은 그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휘집이는 어깨가 최상위권은 아니다. 하지만 약한 어깨도 아니다. 다만, 송구 할 때 자꾸 몸이 앞으로 숙여진다. 그러면 강한 공을 때릴 수가 없다. 고교에서는 시합을 해야 하니 교정을 할 수가 없다. 프로에서 이 부분만 교정해줘도 훨씬 좋아질 것이다. 무엇보다 홈런 치는 우타 거포 유격수 아닌가. 그 희소성이 1라운드로 뽑히게 만든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엄지를 치켜든다. 

 

 

 

무엇보다 김휘집을 아는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인성’이다. 정 감독은 “김휘집은 부족한 야구 실력이 엄청나게 좋은 인성을 깎아 먹고 있는 선수다.”라고 웃으며 말할 정도다. 한 살이 많은데도, 권위적이지 않고 소탈 그 자체다. 팀에도 잘 녹아들어간다. 무려 25개의 사사구를 보면 알지만, 희생할 줄도 안다. 키움 관계자는 시즌 중 그를 보며 "전혀 유급생 같지 않다."라며 그런 점을 높이 평가했다. 

모 관계자는 “야구 선수는 좀 강해야 하는데, 너무 착하다. 그러면 안 된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요즘 같은 ‘학폭 시대’에는 그의 인성이 빛나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 승부욕의 화신~ 임창용 따라 하던 야구 소년, 프로에 입성하다 - KT 위즈 지명성 

 

 

 

KT 위즈 4라운드 지명된 지명성(사진 : 전상일)

 

지명성은 승부욕의 화신이다. 
정 감독은 “명성이는 체격이 작아서 오히려 더 저돌적이다. 지는 것을 싫어하고, 자신에게 엄격한 녀석이다. 어렸을 때 보면 큰 아이에게 지지 않기 위해 짱돌을 들고 달려드는 악바리 같은 작은 아이 있지 않은가. 명성이가 그런 아이다.”라고 설명한다. 

지명성의 승부욕을 볼 수 있는 일화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장안고와의 8강전에서 역투하며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정재권 감독에게 직접 “바꿔 달라.”며 교체를 요청했다. 이유는 김진욱(강릉고)과 맞붙어서 신일고의 우승을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것이었다. 도한, 김세민에게 홈런을 맞고 결승에서 패하자 홀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했다. 상대 팀 코치가 그를 위로할 정도였다. 정 감독이 기특하게 생각하는 것도 승부를 피하지 않고 달려드는 불도저 같은 승부근성이다.  

 

 

항상 마운드 위에서 강한 승부욕을 발산하는 지명성
항상 마운드 위에서 강한 승부욕을 발산하는 지명성(사진 : 전상일)

 

 

그는 역동적인 폼으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었다. 
“어렸을 때는 언더핸드였습니다. 그런데 팔을 조금씩 높이다 보니까 사이드가 되었고, 여러 선수의 폼을 연구하다가 임창용 선배님의 폼이 너무 예뻐서 따라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자신의 설명한다. 많은 야구 관계자는 임창용의 폼을 따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엄청난 유연성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명성은 KT에 입단하게 되어 매우 좋다고 말한다. 사회생활용(?) 멘트가 아니라 시즌 전 가고 싶었던 구단이 세 개가 있었는데, 그중에 한 팀이 KT였다는 것이다. KT에는 1년 선배 한지용, 김성균이 있고, 함께 입단하는 한차현(성균관대) 또한 정 감독의 청원중 제자라서 인연이 있다. 거기에 한윤섭 前 신일고 코치가 KT에 있다. 소형준과도 의정부 리틀에서 함께 운동한 인연이 있다. 적응 면에서 아주 수월한 팀이다. 

지명성은 체격은 작지만,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최고 142km/h까지 스피드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정 감독은 그것을 바라지 않았다. 

 

 

 

 

“명성이를 앉혀놓고 이야기했다. 단지 보여주기 위한 142km/h를 던지는 1이닝 투수가 되지 말고, 135km/h를 던지는 7이닝 투수가 되어라.”라고 그에게 당부했다고 한다. 지명성은 그 조언을 충실히 따랐고, 대통령배 20.1이닝, 청룡기 9.1이닝을 투구했다. 2개의 전국대회에서 29.2이닝을 투구한 것이다. 2개 대회 모두 결승에 진출한 강릉고 김진욱(30.1이닝)에 이어 고교 전체 2위다. 

지명성은 “저의 가장 큰 약점은 작은 체격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좌타자를 상대하는 것도 요령이 생겨야 합니다. KT에서 저를 선택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지금부터 투심과 체인지업을 열심히 익혀서 프로에서 꼭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습니다.”라고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 양신의 제자, "장신 포수의 성공시대 만들겠다“ - KIA 타이거즈 권혁경

 

 

기아 타이거즈 4라운드 지명 권혁경(사진 : 전상일)

 


김휘집과 지명성은 익숙한 곳으로 가게 되었지만, 권혁경은 다르다. 
서울 떠나본 적이 없는 그가 전라도 광주로 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전라도와 작은 인연이 있다. 어머니가 전라도 사람이어서 친척들을 만나러 자주 전라도 쪽으로 간다며 그는 웃는다. 거기에 "이준범을 비롯한 동성고 친구들은 어렸을 때 홈스테이 등의 인연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민기 형이랑도 아는 사이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곳은 아닙니다."라고 웃으며 덧붙이기도 했다.  

권혁경은 기록만 보면 올 시즌 최고의 포수다. 
하지만 4라운드를 받았다. 확실한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일단 타격에 확실한 장점이 있다. 기아 타이거즈 또한 타격성적을 더 크게 보고 지명했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다. 여차하면 최형우처럼 우타거포로 키워도 가능성이 있는 자원이다.

그는 삼성 라이온즈의 전설 '양신' 양준혁의 제자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타격이 안 좋아 스트레스를 받아서 양준혁 아카데미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올해 타격이 정말 많이 좋아졌죠. 양 위원님께 중요한 것을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라고 말한다. 

 

 

양신의 제자 답게 호쾌한 배트플립을 자랑하는 고교 최고의 공겨형 포수 권혁경
양신의 제자 답게 호쾌한 배트플립을 자랑하는 고교 최고의 공격형 포수 권혁경(사진 : 전상일)

 

권혁경은 강릉고와의 대통령배 경기 당시 호쾌한 배트플립으로 팬들의 하마평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결코 겉멋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양 위원님이 반드시 배트를 크게 던져주라고 하셨어요. 툭툭 맞히는 것이 아니라, 전력 스윙을 돌리니까 그런 동작이 나오는 것이고, 풀스윙을 돌려야 정타가 안 나와도 빗맞은 안타가 나온다고 하시더라고요.”라고 당차게 말한다.(올 시즌 80타수 28안타 4홈런 20타점 0.350의 엄청난 타격 성적을 기록했다. 3개의 3루타가 눈에 띈다.)  
 
반면, 그는 수비에서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수비가 나쁘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다만, 프로의 기준에서 신체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너무 커서 지적을 많이 받는다. 그는 거포로서는 최적화된 신장을 지니고 있다. 190cm에 육박하는 키, 거기다가 엄청난 파워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포수로서는 약점이다. 팔과 다리가 너무 길어서 빠르게 공을 빼고 던지는 데 시간이 걸리고, 몸이 커서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는 모든 이가 공통으로 하는 지적이다. 권혁경도 이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죠. 스스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속상하기도 합니다. 아직 부족한 것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포지션변경 보다는 포수 자리에서 승부를 보고 싶습니다. 정말 열심히 할 것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서 저 같이 장신도 포수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 또 한 명의 제자 이용준~ 정재권 감독 “용준아!~ 진심으로 축하한다” 

 

 

정재권 감독과 신일고 제자들이 함께~(사진 : 전상일)

 


인터뷰를 모두 끝내고 귀가를 하려는데, 정재권 감독이 기자를 불러세웠다.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한 명의 신일人 이용준에 관해서다. 정 감독은 “나는 이번에 프로에 내 손을 탄 제자를 6명 보냈다고 자랑하고 다닌다. 신일고 3명, 청원중 시절 제자인 대졸 2명, 그리고 이용준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나는 솔직히 이용준이 전학 간 이유에 관해서 기사를 보고 알았다. 그때는 몰랐다. 사실 투아웃 상황이었고, 쓸 수 있는 다른 투수가 없었기에 그 이닝만큼은 용준이가 마무리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좀 더 용준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깝다. 내가 아직 부족한 탓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정 감독은 “만일, 용준이가 전학을 가고 우리 팀이 잘 안되었다면 끝이 안 좋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용준이는 그곳에 가서 대통령배 4강이라는 성과를 냈고, 신일고도 내가 부임 한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또한, 용준이도 프로를 갔고, 우리 팀도 3명의 프로 선수를 배출했다.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용준이의 선택이 옳았다고 좋게 생각하고 있다. 나는 용준이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다. 만일, 지금 내 앞에 용준이가 있다면 꼭 안아줄 수 있다. 이번에 NC에 입단하게 되어서 축하한다는 말을 용준이에게 꼭 전해주고 싶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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