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3-28 20:20 (목)
“준용아~ 미안해, 황금사자기는 우리가 이길게” … 부산고 한승주의 선전포고
“준용아~ 미안해, 황금사자기는 우리가 이길게” … 부산고 한승주의 선전포고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6.03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고전 7이닝 2실점, 개성고전 4이닝 무실점 … 주말리그 우승 이끈 부산고의 에이스

한승주(184/80, 우우, 3학년)는 대천중 시절 경남고 최준용과 동기이며 친한 친구 사이다.  
함께 야구를 하며 마운드에서 무적 대천중을 이끌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에이스가 우대받는 것이 엘리트 야구의 현실이다 보니 한승주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중학교 때부터 141km/h를 뿌려대는 괴물 최준용 때문이었다. 

“제가 부산고에 온 이유요? 내내 붙어있으면 재미없잖아요. 중학교 시절 저희는 부산에서는 거의 안 졌었어요. 중학시절 준용이가 저보다 훨씬 잘했습니다. 저는 준용이 다음으로 잘던지는 투수 정도?” 

 


# 대천중 2인자 한승주, 2019 개막전에서 경남고를 꺾고 파란을 일으키다

 

 

부산고 에이스 한승주, 경남고를 꺾다

 


부산고는 경남고와 지역 라이벌이다. 경남고와 함께 우수한 선수를 많이 배출한 유망주 산실이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비교를 당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올시즌 조용한 반란이 일어났다. 부산고가 개막전에서 경남고를 격파한 것이다.  부산고는 그 여세를 몰아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주말리그 우승을 쓸어담았다. 김성현 감독 부임 이후 최근 3년 이내에는 처음이다.  

“작년에는 경남고가 워낙 강하기도 했고 저희가 주눅이 들어서 스스로 무너진 감도 있었습니다. 올해는 반드시 경남고를 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훈련했어요. 당시 전광판을 통해 준용이와 제가 선발 맞대결인 것을 확인하고 많이 설레였죠. 항상 그늘에 가려져 있던 제가 이길 기회를 잡았으니까요. 그 경기가 현재까지 제 고교야구 인생 최고의 경기입니다.” 

 

 

 

 

최준용과의 맞대결은 무승부다. 최준용은 5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보였다. 반면 한승주는 2실점을 했지만 7이닝을 버텼고 승리투수가 되었다. 

“전의산에게 홈런을 맞는 등 초반에 2점을 줬지만 던질 수 있을 만큼 던지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준용이가 5회를 마치고 내려가더라고요. 그래서 이길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올해 저희는 절대 경남고에게 진다는 생각 안 합니다. 2학년들이 정말 좋아요. (정)민규랑 (박)성재 아시죠? 올해는 경남고가 저희의 기에 눌리지 않을까요?”

김성현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만 한승주를 쓰면서 최대한 아껴주고 있다. 경남고전 7이닝 5K 2실점, 개성고전에서는 4이닝 무실점 7K를 잡아내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11이닝 2볼넷 12K 방어율 1.64가 현재까지의 기록이다. 
 

 

# 탁월한 변화구 구사능력과 안정적인 투구 메커니즘을 지닌 한승주

 

 

좋은변화구 구사능력과 안정적인 제구력을 지니고 있는 한승주

 


한승주 또한 이번 드래프트에서 프로지명이 유력시 되는 선수다.
한승주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능력. 140km/h 초중반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가 안정적인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능력을 지니고 있다 보니 치기가 까다롭다. 우타자는 바깥쪽 승부를 하다가 떨어지는 공으로 유인하고 좌타자는 바깥쪽으로 카운트를 잡고 몸쪽 직구 승부를 들어가는 것이 기본적인 패턴이다. 

김성현 감독은 “승주는 어디에 갖다놔도 제 몫을 할 녀석이다. 프로에서 중간계투든 선발이든 다 괜찮을 것”이라며 제자 홍보에 여념이 없다. 기본적으로 커브와 슬라이더를 잘 던지는데  모두 스트라이크를 집어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투수 구력이 길다 보니 나타나는 장점이다. 

 

 

사진에서도 보듯 보폭이 짧은 편이다

 

 

또한, 투구 메커니즘이 안정적이라 공을 쉽게 쉽게 던진다. 100개를 던져도 팔이 아프거나 힘들지 않다고 스스로가 자신하는 이유다. 부산권 경쟁자들과 비교하면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이 안정성과 스테미너라고 그는 말한다. 

아쉬운 점은 역시 하체다. 상체나 팔의 유연성은 좋은데 하체 유연성이 다소 떨어진다.  
“요즘 투수들은 다들 몸이 유연해서 엄청 끌고 나가거든요. 그런데 저는 골반 유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라서 그만큼 못 끌고 나가요. 그것이 좀 아쉽죠. 한발이라도 더 끌고 나가야 공 끝이 좋아지는데…, 대신 저는 저만의 장점을 살릴 것입니다”   

 


# “준용아~ 미안해, 황금사자기는 우리가 이길게” … 부산고 한승주의 선전포고

 

 

"준용아~ 미안해. 이번 황금사자기도 우리가 이길게"

 


한 달여 남짓 남은 1차지명은 이미 마음을 비웠다. 한승주는 무조건 친구 최준용이 1차지명이라고 확신한다. 원래부터 야구를 잘했던 친구이고, 150km/h를 던지는 투수가 있는데 다른 선수가 1차지명이 될 수 있을 리 만무하다는 것이 그가 내세우는 근거다. 

이번 황금사자기에서 부산고는 다시 한 번 경남고와 1회전에서 맞붙는다. 얄궂은 운명이다. 서로가 껄끄럽고 절대 져서는 안 되는 최악의 대진인 셈이다. 한승주는 최준용이 1차지명이 되면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주겠지만, 황금사자기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준용이는 워낙 대단한 친구라서 무조건 1차 1번 받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진심으로 축하해줄 것이고요. 대신 황금사자기는 양보 못 합니다. 무조건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준용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가장 주의해야 할 타자는 이주형.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자신의 스윙을 하고 어떤 볼이라도 쳐낼 수 있을 것 같은데다 발이 빨라서 누상에 내보내도 골치 아픈 타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순탄하지만은 않은 야구 인생을 보냈다. 1~2학년 때는 선배들에 가려 고작 1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다. 벤치에 앉아있는 순간이 매우 힘들어 남동생에게는 절대 야구를 하지 말고 공부하라고 뜯어말리기 까지 했단다. 그러면서 “3학년만 되어봐라. 다 죽었다”라면서 벼르고 별러왔던 올시즌이다. 

그는 아직 배가 고프다. 청소년국가대표에 선발되어서 태극마크를 달아보고 싶다는 것. 그리고 부산고의 좋은 성적을 이끌고 2차지명에서 상위라운드에 뽑히고 싶은 것 등 많은 목표가 남았다. 

절치부심 2년을 기다려왔다. 한승주의 진정한 한풀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